무신사-유튜브 채널 '사우스 코리안 파크' 협업 7월부터 추진
12일 사코팍 채널서 '계엄 놀이' 영상 콘텐츠 게재
무신사 측 "사코팍 영상 게재 당시 무신사와 협의 안해···콘텐츠 발행 인지 후 즉시 판매 중단"

무신사가 비상계엄 사태를 희화화 한 유튜브 채널 ‘사우스 코리안 파크(이하 사코팍)’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취소한 가운데, 양측 간 책임소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19일 “18일 오후 12시에 무신사 드롭으로 발매한 ‘사우스 코리안 파크’ 굿즈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23일부터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팝업스토어도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사우스 코리안 파크'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취소한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무신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사우스 코리안 파크'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취소한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그러면서 “이번 드롭은 크리에이터와 함께 희소성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취지로 기획하였으나, 무신사 고객 여러분의 의견을 청취하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구독자 158만명을 보유한 ‘사코팍’은 사회 이슈 등을 한국식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는 유튜브 채널이다. 최근 이 채널에서는 ‘계엄 놀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업로드 했는데, 이 영상이 무신사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취소하게 된 발단이 됐다.

이 콘텐츠에서는 비상계엄에서 계엄군이 국회 및 선관위에 침투한 상황을 놀이로 표현했다. “계엄군 하기 싫어”, “너 계엄군 한 번도 안 했잖아”, “안 내면 이재명 가위 바위 보”, “윤석열 잡기 놀이 하자” 등 현 국정 상황을 빗대어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유튜브 '사우스 코리안 파크' 캡처화면.
유튜브 '사우스 코리안 파크' 캡처화면.
사회 풍자 채널에 맞게 사코팍은 “아니 왜 계속 이런 거 관련된 놀이만 하는 거야”, “우리가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게 맞나 싶어서” 라는 등의 대사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콘텐츠를 시청한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 구독자는 “계엄이 이렇게 소비할 콘텐츠가 아니지 않나? 이 영상 덕분에 멤버십 해지하고 구독 취소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블랙코미디가 맞나? 조회수에 미친 것처럼 보이는데”, “계엄을 가볍게 다루지 마세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영상을 만든 건지” 등의 부정적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현재 이 영상은 21일 기준 85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사코팍 채널에 그대로 게재 중이다.

무신사 측은 올 7월부터 사코팍과의 콜래보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었던 터라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유튜브 채널이 발행한 콘텐츠는 협업 당사자인 무신사의 사전 동의나 협의 없이 진행됐다"며 "해당 콘텐츠 발행 사실을 인지한 직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판매중단 및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운영 중단을 신속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일로 또 한번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된 무신사는 사코팍과의 귀책 사유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협업 이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 해당 영상을 제작한 사코팍에 책임 소지가 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허종선 법무법인 유한 변호사는 “통상 광고모델 계약의 경우에도 계약 체결 이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형사상 문제가 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광고모델에 계약 해지 및 위약금 등의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무신사 측의 경우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을 믿고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 걸로 비춰볼 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한 유튜브 채널에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계약서 상에 이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느냐가 중요해 보이나 만약 없다고 하더라도 유튜브 채널(사코팍)의 책임을 추궁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무신사 측은 이번 콜래보레이션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굿즈 상품 구매 고객분들께는 정상적으로 배송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환불을 원하실 경우 무료 반품을 진행해 드릴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