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각) 맥도날드는 고위 직급에서의 다양성 목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다양성 교육 개발과 직급별 소수자 집단 내 직원 확대 프로그램도 중단할 계획이다.
외부 설문 조사도 종료한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LGBTQ+(성소수자) 직원의 직장 포용성을 측정하는 ‘휴먼 라이츠 캠페인(HRC)’ 연례 설문조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미 포드와 로우스 등 다른 회사는 해당 연례 설문 조사를 폐지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정책 중단 배경으로 2023년 대법원 판례 이후 ‘변화하는 법적 여건’을 꼽았다. 다른 기업들의 조치를 감안해 정책을 면밀히 재검토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미국 대법원은 대학 입학 시 ‘소수집단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지원자의 인종을 고려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며, 대학들이 학생 선발 시 인종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다양성을 유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판례는 교육기관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 특히 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유통업체 월마트, 농기계업체 존 디어, 오토바이업체 할리데이비슨 등 여러 기업이 지난해 DEI 정책을 폐기했다.
AP통신은 정치적 환경 변화가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DEI 프로그램에 강경하게 반대해 온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는 백악관 비서실의 정책 담당 부실장으로 스티븐 밀러를 임명했다. 스티븐 밀러는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 재단’의 설립자로, 기업의 DEI 정책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왔다. 또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지난여름 상원에 연방정부 내 DEI 프로그램을 종료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맥도날드는 직원과 가맹점주에게 보낸 공개 성명을 통해 직원, 공급업체 및 프랜차이즈의 다양한 기반을 보장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다양성 팀’은 ‘글로벌 포용팀’으로 이름을 바꾸어 운영되며, 인구 통계 정보를 계속 보고할 예정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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