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모바일 범용 메모리 수요 약세
연간 매출은 2년 만에 300조원 복귀

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 직원들이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반도체 생산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 직원들이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클린룸에서 반도체 생산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시장 전망치(8조원대)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두 분기 연속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이례적으로 실적 하락에 대한 해설자료를 냈다. 전영현 부회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으로 주주들에 사과했던 지난해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는 PC·모바일 등 제품 수요 약세 속에도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도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하고 선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산업 등에서 수요가 부진했고,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실적이 하락했다”고 했다.

미국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이 계속 지연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견조하지만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HBM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다.

7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에서 삼성전자 HBM이 장기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설계로는 HBM 테스트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는 삼성이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게 될 것이란 사실에 큰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효과 감소와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비수기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이 3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300조800억원, 영업이익 32조730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89%, 398.17% 오른 수치다. 삼성전자 연간 매출이 30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