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삼성병원 약제실에 비치된 응급환자용 타미플루.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강북삼성병원 약제실에 비치된 응급환자용 타미플루. 사진=한국경제신문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인 인플루엔자(독감)가 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치료약으로 자주 처방되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일부 환자들이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단기예측모델에 따르면 올 겨울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는 1~2주간 증가하다 설 연휴쯤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처방약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타미플루 복용 후 속쓰림, 현기증 등 경미한 증상부터 복통, 혈변을 경험했다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부작용 사례가 등장하면서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부작용 공포가 커지고 있다. “독감 확진을 받은 만 4세 아이가 타미플루를 복용했는데 복용 10분 만에 먹은 것을 다 토했다”거나 “31개월 아기가 3일간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설사와 혈변을 보고 있다”는 등의 경험담이 포털 사이트 블로그와 카페에 올라왔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지 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완화한다. 즉, 이미 감염된 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리지 않기 때문에 약 복용 뒤에도 한동안 열이 나거나 증상이 계속된다. 이 때문에 48시간 이내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타미플루 부작용은 신경제 증상인 ‘두통’부터 ‘구역’, ‘구토’ 등 위장관계 증상과 전신 통증 등 다양하다. 특히 두통과 구역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약 75㎎을 1일 2회 투여받는 환자 중 10%가 구역 반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 대장염’도 발생 빈도는 낮지만, 타미플루 주의사항에 이상 증상으로 명시돼있다. 설사, 저체온증도 나타난다. 저체온증은 약 복용 이후 열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환자에게 오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문제로 타미플루가 인플루엔자 환자들에게 관행적으로 처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 전까지는 인플루엔자 환자도 해열진통제만으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건강한 사람에 대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하지만 권장하지는 않고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