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변동성, 어떻게 대응할까 [머니인사이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503/AD.39811997.1.jpg)
올해 2월에 4가지 중 3가지가 현실화되었다. 중국의 딥시크 등장으로 중국향 자금 흐름이 재개되었고 ‘AI는 오로지 미국’이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AI 독점 → AI 확산의 흐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관세 부과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무역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매크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2월 중순 이후부터는 관세로부터 이어지는 미국 경기 우려까지 미국 증시 하락 요인으로 가세했다. 중국의 재부상, AI의 only US 독점 → non US 확장, 관세, 미국 경기침체 우려라는 4가지 변수가 연초 이후 미국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 추세 요인과 일시적 요인을 구분해 단기 전략부터 중장기 전략까지 재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AI 독점 → AI 확산연초 이후 글로벌 주요국 수익률을 비교하면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다. 2월 28일 종가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지역은 유럽이다. 이탈리아, 독일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우수했고 중국, 프랑스, 영국이 뒤를 잇고 있다. MSCI ACWI 기준 전 세계 증시 수익률이 2.6%에 불과하지만 유럽과 중국은 연초 이후 벌써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 중이다. 반면 AI 독점력을 기반으로 2024년까지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미국은 매그니피센트7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를 언더퍼폼했다.
미국 부진의 중심에는 중국의 재부상이 있다. 2022년부터 중국에서 이탈하던 외국인 자금 흐름이 추세가 전환되는 듯하다. 중국 본토 외국인 보유 자산 흐름에서도 그 징후가 확인 중이며 작년까지 EM 내에서 중국의 대안으로 평가 받았던 인도 주가의 급락이 그 근거다.
딥시크의 등장이 변곡점이었다. 중국 산업계에서 딥시크는 다방면에서 활용성을 모색하며 성장 중이다. 딥시크 홈페이지의 트래픽은 3월 1일 기준 딥시크가 부각되었던 1월 27일 대비 5700% 폭증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제한된 AI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작년 하반기 이후 빠르게 AI 소프트웨어 기술 격차를 축소하고 있었다. 딥시크 R1의 등장은 AI 소프트웨어에서도 독점적 지위에 있던 미국의 위상을 깬 사건이었다.
유럽 증시 반등에도 AI의 확산이 영향을 주었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유럽 증시 반등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섹터는 금융이다. 금융 섹터는 유럽 증시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데 금융 섹터의 비이자이익 중심의 실적 개선세가 시장 반등에 핵심 역할을 했다. 두 번째로 높은 실적 서프라이즈율을 기록한 섹터는 IT다. 특히 유럽의 IT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실적 발표에서 AI 소프트웨어 활용 관련한 기대감이 부각되었다. SAP 실적발표일 이후 유럽 내 IT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걸쳐 실적 추정치 반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AI 소프트웨어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성장을 찾아 미국에 집중되어 있던 자금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확인되는 유럽과 중국으로도 확산되는 과정인 것으로 이해된다.
그동안 미국 대형 기술주는 AI 산업에서 독점력을 배경으로 고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해왔다. 2024년까지는 미국 외 지역에서 성장 산업을 찾기 어려웠던 분위기였다. 이 흐름이 이제 막 전환되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자금이 집중되던 흐름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것은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이후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차별화되어 왔고 이 부분의 격차를 좁혀질 때까지는 S&P500 상단에 대한 눈높이는 기존보다 낮춰야 할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도 기술주 중심으로 쏠렸던 부분이 확산된다는 점, 여전히 AI 산업 중심에 있음을 고려한다면 미국에서도 여전히 우상향 추세의 지수 궤적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변동성 요인: 관세와 경기, 통화정책중국의 재부각, AI 독점력 훼손이라는 리스크가 중기 시계에서 시장 눈높이를 결정하는 변수라면 3월을 바라볼 때는 일시적 변동성 요인으로 여겨지는 관세와 경기 우려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해당 변수들은 예정된 3월 이벤트의 소화 과정에 따라 단기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당장 2월 말 재부각된 이슈는 관세 문제다. 추가적으로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는 뉴스는 중국의 대응이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해 중국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뉴스가 나온다면 시장에는 부정적이다. 4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상호관세 부과 역시 3월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부담이기도 하고 시장 방향을 단정 짓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3월은 오르면 팔고 빠지면 사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시장 접근이 필요한 시기로 본다.
2018~2019년 무역 분쟁 당시 관세 수혜·피해 기업을 명확히 타기팅해서 주가 반응이 나타났다기보다는 많이 오른 주식 중심으로 조정이 컸다. 그리고 반등할 때에도 결국 이 주식들 중심으로 반등했다. 2월 가장 조정이 컸던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력인프라 및 주요 테마주 등 고점 대비 낙폭이 컸던 테마주들이 무역 분쟁 우려 완화 시 접근해야 할 업종으로 생각한다.
2월 중 미국 시장에 우려를 키웠던 요인 중 하나는 매크로 환경이었다. 2월 28일 공개된 애틀랜타 Fed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 나우캐스팅(Nowcasting) 지표는 이틀 전까지 2.3% 성장률을 가리키다가 3월 초에는 -2.8%로 급락하며 경기 우려는 더 커진 상태다.
3월 첫주 경제지표 부진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피해야 할 이벤트로 생각한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은 아직 노랜딩(no landing) 기대가 높다. 채권시장에는 반영된 금리인하 기대가 주식에는 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관세와 인플레 우려가 있지만 새 점도표를 확인할 수 있는 3월 FOMC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이벤트일 수 있다. 3월 둘째 주까지 경기 우려로 증시의 추가 조정이 나온다면 FOMC 전후로 인하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며 반등할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1월 중순부터 하락하던 S&P500 12개월 선행 EPS는 2월 말 엔비디아 실적발표 일주일 전후 다시 상승 추세로 회복하기 시작했다. AI 하드웨어 투자 확대 등 긍정적인 소식들이 나오고 있지만 매크로 변수 때문에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4월 초 여전히 관세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3월은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 저점 탐색을 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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