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까지 올 들어 다섯 번째 금리 동결이다.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에 대해선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다소 높다"며 "최근 지표들은 상반기에 경제활동의 성장세가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과 소비자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는 완만하게(modestly)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현 통화정책이 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해 관망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2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했다. 이사 2명 이상이 동시에 FOMC 정책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1993년 12월 이후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임명한 인사이기도 하다. 월러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는 9월 다음번 FOMC에서 금리를 또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연준이 오늘이 아니라 9월에 낮출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지만 파월 의장은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9월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이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9.9%에서 47.3%로 급락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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