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북극항로의 상업적 가치가 본격적으로 실현되는 해다. 수에즈운하 대비 최대 40% 짧은 해상 루트는 물류비·시간·탄소배출량을 동시에 줄이는 ‘신(新) 실크로드’다.
중국은 이를 ‘빙상 실크로드’로 규정하며 2025년 10월 북극항로를 통한 첫 상업 운항에 성공했다. 2026년 여름부터 중국과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소요 시간은 단 20일, 수에즈운하를 통하는 항로 대비 절반 수준이다. 러시아는 핵추진 쇄빙선까지 동원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35년까지 북극항로를 완전히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최우선 목표로 2024년 7월 ‘북극전략’을 발표했다. 관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관계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2026년에 러시아가 제재에서 벗어난다면 서방의 러시아 소유 북극에 대한 투자가 재개될 수도 있다.
한국 역시 북극항로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2030년 북극항로 정기 운항 개설을 목표했다. 내년에야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에너지 전환이 만든 ‘지하 전쟁’지하 2km 아래의 전쟁은 당장 미·중 관계를 변화시킬 주요 변수다. 중국이 2025년 희토류를 ‘전략무기’로 사용하며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굳힌 가운데 2026년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광물 확보 경쟁이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은 크다. 미국은 여전히 전체 희토류 수요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자동차·반도체에 필수적인 ‘중(重)희토류’는 대체 공급원이 거의 없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EU·일본·호주·캐나다는 2025년부터 대대적인 광물 투자에 착수했다. 한편에서는 희토류에 의존하지 않는 차세대 기술로 도약하려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전략무기를 더 강화한다. 2025년 11월 개발도상국 19국과 함께 희토류 등 광물 채굴 관련 국제협력체 출범을 발표했다. 희토류를 중심으로 한 ‘중국 블록’을 만들어 미국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넓은 시장의 개막 ‘우주 전쟁’‘누리호’의 비상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면 2026년에는 우주를 둘러싼 패권 전쟁에 놀랄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군 수뇌부는 그간 우주에서 전쟁을 치르게 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표현해 왔다. 직접적 충돌보다는 우주 지배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들은 미래 분쟁에서 러시아나 중국과 겪게 될 분쟁에서 우주로부터, 우주 내에서, 우주를 향해 무기를 발사할 필요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첫째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방어체계다. 그가 제출한 2026년 예산안에는 미 우주군 예산을 무려 40% 증액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스페이스X의 오너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전 측근인 일론 머스크도 2026년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첫 화성 발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성공한다면 미국의 민간 우주 계획과 군사 전략 모두에 결정적 의미를 갖게 된다.
대량살상무기를 궤도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 1967년 우주조약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저지구 궤도 위성을 한 번에 무력화할 수 있는 우주 기반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경고했다.
미·중·러 외에도 더 많은 국가가 공격적 우주 작전에 뛰어들고 있다. 2025년 대우주 능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영국, 미국과 함께 우주 작전을 수행한 프랑스 등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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