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클라이밋그룹과 포럼 개최
2035 NDC 이행과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 점검
임정민·진태영 교수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확대 주장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 RE100 이행 위한 필수조건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를 주관하는 클라이밋 그룹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 재생에너지 전환 프레임워크’ 포럼을 개최하고, 최근 정부가 제출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는 “2035년 NDC와 재생에너지 국가목표는 단순한 정책 지표를 넘어, 향후 우리 경제와 기업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규정하는 핵심 전략축”이라며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보다 명확하고 실행력 있게 진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주최기관인 클라이밋 그룹의 올리 윌슨 RE100 총괄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추월해 최대 전력원으로 자리 잡았고, 아시아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역시 이러한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출범은 한국의 기후 거버넌스 체계에 있어 중대한 제도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은 2035 NDC가 제출된 시점에서, 현재 법정 계획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을 검토하며 실제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가 적절하게 설정되었는지 진단하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회, 학계, 국내외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임국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과장은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 방향’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국민과 함께 ‘재생에너지 100GW’을 달성해 정의로운 전환 및 AI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11차 전기본의 목표인 78GW를 상회하는 도전적인 비전으로 풀이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공공기관 RE100 이행 및 공공 주도 신규입지 발굴 ▲정부 주도 경쟁입찰 등 제도 개편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전력계통 확충 ▲햇빛·바람소득 전국 확산 및 주민참여 인센티브 확대 등 계통 안정화와 국민 수용성 제고 방안도 함께 설명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임정민 부경대학교 교수와 진태영 전북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앞서 정부가 제시한 ‘2030년 100GW 달성’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2035 NDC 이행을 위해 도달해야 할 과학적 필수조건임을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NDC 달성 경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22년 대비 5배 수준인 160GW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단계가 바로 ‘2030년 100GW 달성’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연구팀은 “현재 78GW로 설정된 11차 전기본의 법정 목표와 정부가 제시한 100GW 비전 사이에는 22GW의 격차가 존재한다”며,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정책 정합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적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PPA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현재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2038년이 되어도 기업 수요의 약 50% 수준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물량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제언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태한 이사를 좌장으로 정부와 학계, 산업계의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에는 발제자들과 함께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 김주만 한국지사장, 대한상공회의소 최규종 그린에너지지원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과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