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사정 빠듯” 냉동식품으로 버티는 미국 Z세대
미국 Z세대가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취업 시장, 가파른 물가 상승세 속에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냉동식품 소비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한때 편의성 소비로 여겨지던 냉동식품이 이제는 재정적 생존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기술기업 스마트센스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지난 1년간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65%는 식료품 예산이 빠듯하다고 답했다. 또 39%는 유통기한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냉동식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세일과 프로모션 등 가격 요인 역시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는 할인 기간에 냉동식품을 비축하고 있으며, 34%는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혹시 모르니’ 구매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9%는 “식료품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냉동식품 구매를 더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냉동식품을 비용 절감 수단이자 재정적 안전망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세대별 구매 동기에도 차이가 있다. Z세대의 73%는 “지난 1년간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51%는 냉동식품 비축을 ‘인플레이션 방지 대책’이라고 답했다. 또 57%는 실제로 돈을 아끼기 위해 냉동식품 소비를 늘렸다. 다만 47%는 신선식품보다 냉동식품의 안전성을 더 우려한다고 밝혔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주로 ‘비상 대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1%는 “아직 필요하지 않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혹시 몰라’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70%는 가격이 더 오르면 구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6개월 동안 냉동식품 소비를 늘렸다고 답한 응답자도 56%에 달했다.

스마트센스는 “젊은 세대에게 냉동식품은 선호에서 필수로 전환되고 있다”며 “Z세대에게 냉동고는 재정적 생존을 위한 도구인 반면,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일종의 보험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편의성과 긴 유통기한을 이유로 냉동식품을 선택하지만, Z세대만은 '저렴한 가격'을 최우선 구매 요인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올해 4,640억 달러(약 681조 원)에서 2035년 약 7,851억 달러(약 1,153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포춘은 “경제적 압박이 세대별 냉동식품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Z세대는 어떤 세대보다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한 수단으로 냉동식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젊은 소비자들은 예산 절감과 변동성 높은 물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냉동식품을 찾고 있지만, 그 선택에 완전히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