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민간의 대북 무인기 침투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 "설 명절 연휴 초 안보관계장관 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행금지구역 복원에 대해 국방부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조정이 이뤄졌다"며 "적절한 시점에 (복원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 장관 브리핑 직후 "유관부처 및 미측과 협의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복원 시기는 확정된 바 없으며, 남북관계 상황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정 장관의 브리핑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무인기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특히 통일부는 북한이 향후 5년간의 대내외 정책을 발표할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휴임에도 브리핑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신뢰구축 의지를 거듭 강조해 당대회서 나올 북한의 대남 메시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대로 비행금지 구역이 설정되면 무인기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지역에서 15km, 서부지역에서 10km에서 비행이 금지된다. 다만 우리만 선제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무인기를 활용한 대북 감시·정찰 작전 역량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정 장관은 또 비행제한공역에서 미승인 무인기 비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항공안전법을 개정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고조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남북관계발전법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민간인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게 기존에 알려진 두 차례가 아닌 네 차례라는 군경합동조사태스크포스의 수사 내용도 공개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이들은 강화도 불은면 삼성리에서 2025년 9월 27일, 같은 해 11월 16일과 22일, 올해 1월 4일 등 네 차례에 걸쳐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작년 9월과 올해 1월 무인기는 북측 지역에 추락했고 나머지 2대는 개성 상공을 거쳐 파주 적성면으로 돌아왔다.
정 장관은 "이번 무인기 사건에 대해 민간인이더라도 일반이적죄가 적용되어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형'의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이것은 강력한 재발 방지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복원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북한 비위 맞추기용"이라며 "북한 김여정에게 칭찬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서인가"라고 혹평했다.
이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도발로 파기된 합의"라며 "상대가 깨버린 약속을 우리가 먼저 복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평화 의지가 아니라 저급한 구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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