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마시고 더 따진다”… Z세대가 바꾼 음주 소비
밤에서 낮으로… 음주 ‘시간대’ 이동하는 소비 트렌드

요즘 애들, 밤 대신 ‘낮술’ 즐긴다
밤 중심이던 음주 문화가 낮으로 이동하고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량은 줄이되, 경험과 맥락을 중시하는 소비 방식이 확산하면서 주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클럽이나 심야 음주 대신 브런치나 이른 저녁 시간대에 가볍게 술을 즐기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Z세대와 젊은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음주량이 적고, 양보다는 맛과 품질, 사회적 맥락을 중시한다”며 “젊은 성인들이 낮 시간대 음주, 이른바 ‘데이캡(Daycap)’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확인된다. 바카디의 2026년 설문에 따르면, 법정 음주 연령에 해당하는 Z세대 소비자 중 34%가 늦은 밤보다 이른 저녁 음주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조사에서도 전 세대에서 낮 시간대 음주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별도의 사용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75%가 낮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3분의 1 이상은 낮 음주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가 높아졌다고 인식했다. 자기관리가 만든 음주 방식 변화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건강과 자기관리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 책임 음주 연맹(IARD) 데이터에 따르면 Z세대는 음주와 건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약 절반이 건강 관련 메시지의 영향을 받아 음주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브라 스트라이핑(zebra striping)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알코올 음료와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마시며 음주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음주를 피하면서도 경험 자체는 유지하려는 패턴이다.

업계는 젊은층의 전체 음주량은 줄었지만, 음주 시에는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칵테일 브랜드 온 더 록스의 수석 브랜드 디렉터 다니엘 메이는 “소비자들은 밤새 술을 마시기보다 간편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음주 경험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주류 브랜드의 제품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낮 시간대에 적합한 제품과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앱솔루트는 지난 2월 타바스코와 협업해 브런치 문화와 결합한 스파이시 보드카를 선보였다. 아울러 슈퍼볼 등 낮 시간대 음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맞춰 신제품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Z세대 공략에 나섰다.

앱솔루트 미국 마케팅 담당 부사장 캐롤라인 베글리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소비자들은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해 술을 고른다”며 “브런치, 외출, 낮 시간 등 다양한 맥락에서 음주를 즐기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Z세대에게 음주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대가 낮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브런치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데이캡’ 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논알코올 맥주와 저도주 판매가 늘어나며 가볍게 즐기는 음주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실제 소비 인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이앤서베이가 지난 3월 20~3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4.1%가 저도수 주류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23.2%는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를 이유로 무알코올·논알코올 주류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