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6 파워금융인30]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 약력 : 1953년생. 경기고. 서울대 의학 박사. 1987년 서울대 의과대 교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현).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 2000년 교보생명 회장. 2022년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현).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 약력 : 1953년생. 경기고. 서울대 의학 박사. 1987년 서울대 의과대 교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현).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 2000년 교보생명 회장. 2022년 교보생명 대표 겸 이사회 의장(현). 사진=교보생명
산부인과 의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청진기 대신 ‘윤리’와 ‘사람’이라는 잣대로 보험업의 본질을 다시 쓴 인물이다.

취임 초기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심폐 소생해 우량 기업으로 키워낸 리더십은 보험업계의 이정표로 통한다.

신 의장의 경영 철학은 2000년 취임 당시 내린 ‘처방전’에서 찾을 수 있다. 대기업 연쇄 도산으로 2조 4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2540억원의 적자를 낸 교보생명에 ‘퀄리티 경영’이라는 파격을 주문했다.

외형 경쟁을 중단하고 보장성 보험 위주로 체질을 개선한 결과 적자 기업은 매년 막대한 순이익을 내는 견고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2025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 616억원, 당기순익 7632억원이라는 성적표는 그가 26년간 일궈온 내실 경영의 탄탄한 지표다.

글로벌 시장이 매긴 점수표도 압도적이다. 피치로부터 14년째 A+ 등급을, 무디스로부터 11년 연속 A1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2023년 세계보험협회(IIS)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 수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창립자인 고(故) 신용호 회장에 이어 부자가 나란히 헌액된 것은 세계 보험업계 최초다. 2024년 제네바에서 열린 포럼에서 초대 ‘글로벌 윤리경영 대상’을 거머쥔 것도 그가 고집해온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국제적 공인을 받았음을 뜻한다.

신 의장은 종합금융 그룹으로의 도약과 기술 혁신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성장 한계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완성에 나섰다.

7년간 이어진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 지으며 지주사 전환 및 기업공개(IPO) 재추진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완전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불완전 판매, 승환 계약 등 불건전 영업과는 결별해야 한다”는 신년 일성을 통해 보험 본연의 가치를 강조했다.

신 의장의 행보는 ‘지속 가능한 장수 기업’의 표본에 가깝다. 단기 지표보다 고객의 역경을 끝까지 완주하게 돕겠다는 진정성은 교보생명의 핵심 자산이 됐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