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기업, 차트 모두 보는 '올라운드 투자'의 힘

“투자는 기술 아닌 구조를 이해하는 일”
<시장을 꿰뚫는 주식투자의 기술>의 이주영 저자
<시장을 꿰뚫는 주식투자의 기술>의 이주영 저자
4월 중 나온 인기 주식투자 채널 ‘상승효과TV’ 운영자인 이주영 씨의 첫 투자서 ‘시장을 꿰뚫는 주식투자 기술’은 발간 전부터 화제였다. 26만 구독자들은 “방송으로만 듣던 상승효과의 투자 원칙을 책으로 읽을 수 있게 돼 반갑다”는 댓글을 올렸고 발간 직후 가진 사인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이를 안고 온 한 30대 남성은 “덕분에 주식투자를 알게 됐다”고 했고 “알려준 대로 공부해 수익이 크게 났다”며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중년 여성도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6000을 넘어 꿈의 1만 포인트 고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투자 열풍이 고조된 요즘 책은 발간과 동시에 경제경영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다.

이주영 씨가 여러 투자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구독자를 늘려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2년 하락장과 2024년 테슬라의 급등 직전 매수 타점, 2차전지 섹터의 변곡점을 잡아내며 소위 ‘이주영식 투자법’이 명성을 얻었고 제대로 공부하려는 이들 중심으로 방송 인기도 높아졌다. 시장 환경(Macro), 기업가치(Value), 돈의 흐름(Chart)이라는 세 가지 축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어떤 장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라운더(All-rounder)’ 투자 프레임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종목을 짚어주거나 몇백 배 수익 등의 현란한 미사여구 없이 데이터의 의미와 본인만의 분석 내용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방송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대학 때 지인의 말만 믿고 가진 돈 모두 몰빵 투자했다가 종잣돈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 공부를 시작했어요. 직장 다닐 때 차트 수백 장을 휴대폰에 사진으로 저장해 놓고 지하철 안에서 공부하고 경제 신문 정독은 물론 유명한 투자서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전문가 강연도 꾸준히 찾아다녔고요.”

책 출간 소식을 접하고 만난 이주영 씨는 공부가 깊어질수록 올라운더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가령 10개 지표를 기준으로 투자한다고 할 때 지표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는 완벽한 순간을 접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 실패는 없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10여 년 직장 생활 동안 자투리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은 결과다.
투자는 정보보다 철학이 중요하다
이주영 씨는 군 장병 때 100여 권의 책을 읽으며 한번 사는 인생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키웠다고 한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금융권 취업을 희망했고 졸업 후 번듯한 직장도 가졌으나 잦은 야근과 늦은 회식의 반복은 즐겁지 않았다. 진급보다 투자 공부에 몰두했고 직장 다니던 12년여 동안 주경야독은 계속됐다.

퇴사를 결심한 것은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하루는 퇴근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눈앞이 까매지는 경험을 했다. 앞이 보이지 않으며 가슴이 철렁했다. 방송은 2019년 코로나19 때 시작해 2020년 퇴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콘텐츠를 만들려면 더 깊이 공부해야 했고 덕분에 실력도 더 다질 수 있었다. 방송 이후 악플로 고생한 적도 있다. 왜 연예인들이 악플로 마음의 병을 얻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고비를 넘긴 배경 역시 구독자들 덕분이다. 한결같은 방송의 진가를 알아봐 주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덕분에 투자 잘하고 있다는 이들을 접하면 보람을 느꼈다.

“10년 공부하고 나니 머리가 선명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정렬해 투자 종목과 타이밍을 잡을지 예상하고 이게 적중할 때의 희열이 있어요. 전 이걸 지식의 체화라고 말합니다. 유튜브에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렇게 남의 말에 일희일비하며 묻지마 투자만 반복하면 지속가능한 투자를 할 수 없어요. 공부하고 실전으로 옮기면서 자기가 어떤 투자 유형인지도 알고 투자 철학도 세워나가야 해요.”

그가 시장을 오래 경험하며 깨달은 진리는 단 하나다. 투자자가 실패하는 이유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자기만의 기준’ 부재 때문이다. 기준이 없으면 남들 말에 휘둘려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파는 악순환을 반복할 뿐이다. 책은 그의 투자 기법과 더불어 이런 투자 마인드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잃지 않는 매매’를 위한 분할 매수·매도 시스템 구축이나 하락장에서도 자산을 방어하고 다음 상승장을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금 비중 조절 전략 가이드 등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종목을 짚어주지는 않는다. 대신 금리인하가 뭘 의미하는지, 해당 기업이 고평가됐는지, 차트의 파동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어렵게 터득한 투자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한다. 방송과 책은 결을 같이한다.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안목을 길러주고 시장과 기업, 차트를 하나로 꿰뚫는 분석 기술을 설명해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자산을 지키고 꾸준히 우상향하는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방송을 들으면 이해는 더 쉬워진다.
4월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이주영 저자의 책 발간 기념 사인회가 열렸다.
4월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이주영 저자의 책 발간 기념 사인회가 열렸다.
투자서 꾸준히 내는 게 꿈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금리 향방입니다. 물론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그게 다 같은 의미는 아니죠. 물가나 경제 변동성 등에 따라 성격은 달라집니다. 기업 분석은 많이 활용하는 PER, PBR 지수를 주로 보고요. 경험상 기업의 재무제표 숫자 하나하나는 투자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세부적인 매수·매도 타이밍은 차트를 보고 결정해요. 투자 공부할 때 가장 시간을 많이 쏟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책은 꾸준히 펴낼 생각이다. 시장을 이해하는 기술적 분석서와 더 나이 들어 혜안이 깊어지면 부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도 쓰고 싶다고 했다. 배우고 터득한 것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효용의 크기가 곧 부의 크기라는 생각이다.

“책을 통해 얻은 게 많으니 저도 책으로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나은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사람이 변하려면 모멘텀이 있어야 하고 이건 집중과 몰입 없이는 불가능하죠.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도 그런 시간을 한번 가지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인터뷰 이후 채널을 통해 하반기 시장 전망 상세 분석 영상을 업로드했다. ‘2026년 하반기, 결국 이렇게 됩니다ㅣ투자 전략 2시간 완전 정리(ft. Q&A)’다. 책과 영상을 통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한 친절함까지 더했다. 하루 만에 좋아요 숫자는 300을 넘었다.

이주영 씨는 혼자 잘살자는 마음으로 투자했으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 했다.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서도 손실 났다는 이들을 보면서 더 많은 이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더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조만간 오프라인 강연도 계획 중이다. 자본소득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기니 제대로 공부하려는 이들 옆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생각이다.

이선정 기자 sjl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