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사요"... 미국 청년들, 신차 시장 떠난 이유
미국 젊은층이 신차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자동차를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인구 감소와 소비 행태 변화의 영향으로 2040년까지 신차 판매가 현재보다 2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18~34세 젊은층에서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미국 18~34세의 신차 등록 비중은 2021년 1분기 12%에서 2025년 중반 10%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55세 이상은 전체 신차 등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8분기 연속 가장 큰 구매층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높아진 차량 가격을 꼽았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텔레메트리의 크레이그 데이치 대표는 "신차 월 할부금은 최근 4년간 약 30% 증가했고, 현재 신차 구매자의 5명 중 1명은 월 1000달러(약 150만원)가 넘는 할부금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시장 예측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스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젊은 세대는 이동할 때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자동차를 좋아하는 젊은층은 여전히 있지만, 가격 때문에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취득도 늦어지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16세 청소년 가운데 운전면허를 보유한 비율은 절반 수준이다. 1960~1980년대 약 7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다만 대부분은 25세 이전까지 면허를 취득하는 것으로 조사돼 운전을 포기했다기보다 면허 취득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로보택시가 향후 15년 내 대중화되고 이용료가 낮아질 경우 운전면허 보유 비율이 현재보다 2~3%포인트 감소한 약 85%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차량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필요할 때 호출하는 방식이 확산되면 운전자 1인당 차량 보유 대수는 현재 1.2대에서 1.1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가구의 10~20%가 차량 한 대를 처분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저출산과 이민 감소까지 겹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은 성장 산업에서 성숙 산업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여성 1명당 약 1.6명으로 인구 유지 수준인 2.1명을 밑돌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향후 이민 유입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2040년 미국 자동차 시장은 현재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자동차 자체는 더 오래 사용되는 추세다. 미국 차량의 평균 운행 기간은 지난해 12.8년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량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교체 주기를 늦춘 결과로 풀이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