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추정치는 지난 26일 코스피 기준 약 30%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설정한 국내주식 목표 비중 20.8%를 약 9.2%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종이 급등하면서 국내주식 부문 수익률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 안정성을 위해 자산별 목표 비중을 설정해 운용한다.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벗어나면 초과분은 매도하고 부족한 자산은 매입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에는 증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 이 조치를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으나, 해당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서 7월부터 본격적인 비중 조정이 재개된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와 속도로 매도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초과분을 당장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 ±6%포인트)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2%포인트) 범위를 활용해 국내주식 비중을 최대 28.8%까지 허용할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TAA를 최대한 활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신영증권은 현재 코스피 수준(8500선 안팎) 기준 약 50조원 규모의 매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반기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설 경우 누적 매도 필요 물량은 최대 74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국민연금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분할 매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돈 버는 것만 목표인 민간이라면 팍 내놓고 저가 매수를 하겠지만 우리는 신중하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수는 국민연금 포트폴리오가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국민연금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삼성전기(1조3210억원)이며, SK하이닉스(9701억원), 삼성전자(9673억원), 현대차(770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비중 조정 과정에서도 반도체 및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확대된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변동성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두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93조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수급 부담을 키운 상태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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