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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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동발 유가 충격을 딛고 올해 2분기에도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3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인 0.2%보다 0.4%p, 시장 예상치인 0.4%보다 0.2%p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7%로, 1분기 3.8%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급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1분기의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출 항목별로는 내수와 순수출이 성장률을 각각 0.3%p씩 끌어올렸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1.4% 늘었다.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 0.4% 증가했다. 성장 기여도는 0.2%p였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투자는 부문별로 엇갈렸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으로 0.2% 감소한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0.2% 증가했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늘었다. 2012년 1분기 5.4%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기계·장비 생산 증가에 힘입어 1.2% 성장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과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1.9%, 농림어업은 7.1%,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3% 각각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국민 경제의 실질 구매력도 크게 끌어올렸다.

2분기 실질 GDI는 전 분기보다 3.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88년 1분기 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실질 GDI는 국내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GDI 증가율은 GDP 성장률 3.7%보다 11.9%p 높았다. 두 지표의 격차는 1분기 9.4%p보다 확대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