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日 키옥시아 최대주주 올라서
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도시바가 보유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CB)를 보유한 베인캐피털 계열 특수목적회사(SPC)의 지분율이 도시바를 앞질렀다.

키옥시아가 지난 10일 도쿄증권거래소 적시공시 시스템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3일 기준 보유 지분을 14.48%(7902만8900주)에서 14.12%(7703만8200주)로 낮췄다.

베인캐피털이 설립한 투자회사인 베인 SPC2는 지분 14.19%(7740만주)를 유지하면서 도시바를 제치고 키옥시아의 최대주주가 됐다. SK하이닉스는 베인 SPC2의 의결권 전부를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을 통해 당시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했다. 전체 투자금은 3950억엔으로, 이 가운데 1290억엔을 BCPE 팡게아 케이맨2의 의결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나머지 2660억엔은 베인캐피털이 조성한 펀드에 유한책임출자자(LP)로 출자했다.

당초 키옥시아의 주인은 베인캐피털이었다. 키옥시아가 2024년 12월 증시에 상장할 당시 베인캐피털 측은 4개의 SPC를 통해 전체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가가 급등하자 베인은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4개 SPC 가운데 SK하이닉스의 CB와 연결된 BCPE 팡게아 케이맨2를 제외한 나머지 SPC들이 약 1년에 걸쳐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했고, 지난 6월 중순에는 사실상 매각을 마무리했다. 베인캐피털은 지난 7월 키옥시아에 대한 자체 투자 지분을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도 지분을 계속 줄였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도시바의 키옥시아 지분율은 17.59%로 BCPE 팡게아 케이맨2의 14.17%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후 주식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면서 8월 3일 기준 14.06%까지 낮아졌다.

다만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의결권이 없고,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CB를 주식으로 전환해야 의결권을 가진 주주가 된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의결권 행사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키옥시아 지난 6월 SK하이닉스가 베인 SPC2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CB를 보유한 것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았지만 여러 국가의 독점금지법, 외환법에 따른 필요 절차를 시작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키옥시아는 "경쟁 관계인 SK하이닉스의 의결권 행사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재상장을 노리고 있는 도시바는 키옥시아 지분을 지속 매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인 도시바가 성장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