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입지 결정에 영향
전국 단일요금 깨지며 전력시장 개편 신호탄
2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전국 단일 전기요금 체계를 깨고 전력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지역의 특성을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제도는 한전 판매량의 51%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을 대상으로 한다. 전국을 수도권 남부·북부,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광역권으로 구분한 뒤 지방 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을 반영해 11개 지역으로 세분화한다.
지역별 요금은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 요소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할인폭은 수도권 남부 0~1원/킬로와트시(kWh), 수도권 북부 최대 10원/kWh, 중부권 최대 15원/kWh, 남부권 최대 18원/kWh로 구분된다.
2025년 산업용 평균요금 181.9원/kWh와 비교하면 최대 약 10% 낮아지는 수준이다. 산업계 전체로는 약 2.8조원의 요금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대형 사업장으로서는 작지 않은 금액이다. 연간 1(테라와트시)TWh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18원/kWh의 요금 차이가 발생하면 1년에 약 18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공장의 이전보다는 신규 반도체·배터리·철강·화학 공장이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제도의 특징은 전력이 부족한 지역의 요금을 올리고 전력이 남는 지역의 요금을 낮추는 전통적인 지역한계가격제(LMP)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에 요금 인상 없이 할인만 적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소비자에게는 전력이 남는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가격 신호를 주는 동시에 발전사업자에게는 전력이 부족한 지역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소매요금 차등화와 함께 도매시장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서로 다른 거래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발전사업자별 영향도 엇갈릴 전망이다. 비수도권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처럼 시장가격 노출도가 높은 발전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수도권 발전사는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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