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갇힌 AI 초보를 위한 완벽한 탈출구,
연대, 유니스트 현직 교수 등 직접 집필
최정혜·김여립·이동근·뉴럴웨이브 지음 | 한국경제신문 | 3만원
AI가 직장인의 필수 도구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AI 앞에서 허둥댄다. 그리고 그 책임을 똑똑하지 못한 AI에 돌린다. “기획서 써줘”, “회의록 정리해줘”라고 무작정 지시해 놓고 엉뚱한 결과물에 실망하며 결국 직접 문서를 고치다 야근하는 식이다. 도구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쥐고 다루는 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신간 ‘AI와 일하는 기술’은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눈다. 막막한 직장인들을 위해 가장 거대한 도구인 AI를 어떻게 쥐고 쓸지 알려주는 실무 밀착형 가이드다.
주요 저자 최정혜(연세대), 김여립(유니스트), 이동근(삼성KPMG ) 세 사람은 공공기관과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실무 현장에서의 AI 사용 현황을 파악하고는 책을 쓸 결심을 했다. 두 저자는 우리가 AI와 일할 때 실패하는 요인으로 ‘검색 습관’을 꼽는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키워드만 던지고 결과물에서 쓸 만한 것을 고르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해 AI의 진짜 능력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은 AI에 단순히 정보 정리를 맡기는 것을 넘어 판단의 근거까지 요구하는 ‘분석’의 방법을 명료하게 제시한다. 주관적인 형용사 대신 객관적인 조건을 주고, 암묵적인 가정을 명시적인 맥락으로 바꿔 AI의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단순명료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운다.
이 책의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대목은 어떤 상황에서도 통하는 ‘프롬프트 6블록 공식’을 손에 쥐여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요청 내용, 역할 설정, 결과 형식, 세부 규칙, 상황 설명, 논리 구조라는 6가지 블록을 제안한다. 이 블록들을 레고처럼 조립하면 누구나 자신의 과업에 맞는 실패 없는 완벽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두루뭉술한 지시가 어떻게 정교한 비즈니스 결과물로 탈바꿈하는지, 나쁜 프롬프트와 좋은 프롬프트의 극명한 비교를 통해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AI의 눈과 손을 직접 세팅하고 논리 구조를 부여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이론에만 머물지 않고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실전성’도 이 책의 미덕이다. 2부와 3부에서는 회의록 요약, 타 부서 협업 이메일 작성 같은 커뮤니케이션부터 보고서 목차 기획, 재무 데이터 분석, 마케팅 콘텐츠 기획까지 직장인이 매일 마주하는 365개의 구체적인 업무 장면을 프롬프트로 구현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필요 없이 당장 막힌 업무 앞부분을 펼쳐 그대로 복사해 쓰면 되는 일종의 ‘사전’이자 ‘핸드북’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본문이 다루는 사례의 폭도 무척 넓다. 단순한 텍스트 요약을 넘어 하드웨어 제품 기획,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획, 심지어 복잡한 세무 및 법무 조항 분석까지 아우른다. 직무와 연차에 상관없이 자신의 업무에 맞춰 AI를 변형하고 커스터마이징하는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다.
‘AI와 일하는 기술’은 단순히 프롬프트 복사 붙여넣기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대신 무작정 AI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습관을 끊게 하고,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을 분해해 AI에 똑똑하게 위임하는 절차를 손에 쥐여준다. 결국 AI 시대에 살아남고 앞서가는 사람은 도구를 그저 많이 켜두는 사람이 아니라 AI에 ‘어디까지 맡기고 무엇을 시키지 말아야 할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이 책은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앞당겨 줄 것이다.
최승헌 기자 sh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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