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최근 외환시장에서 캐리트레이드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엔화는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조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2~202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면서 엔 캐리의 매력은 더욱 커졌다. 투자자들은 낮은 비용으로 엔화를 빌려 미국 달러나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와 자산에 투자했고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과 당국의 시장 개입이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1.00%까지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경제전문가 97%가 오는 18일 일본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62%는 내년 2분기까지 금리가 최소 1.75%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 7월 이뤄진 미·일 당국의 공동 엔화 매수 개입도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었다.
실제 엔화는 최근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달 들어 멕시코 페소와 튀르키예 리라 등 주요 캐리 대상 통화 대비 약 5% 상승했고 달러 대비로도 7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엔화를 빌린 투자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캐리트레이드의 수익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엔화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시장은 대체 통화를 찾기 시작했다. 스위스프랑이 대표적이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의 기준금리는 현재 0%로 일본의 1%보다 낮고 프랑의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낮은 조달 비용과 낮은 변동성이라는 캐리트레이드의 주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스위스 당국의 정책 방향도 투자자들에게는 우호적이다. 강한 프랑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SNB는 필요할 경우 프랑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시장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아다르시 신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환전략 책임자는 “스위스의 금리는 일본보다 낮고, 스위스프랑의 변동성도 엔화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스위스프랑이 엔화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프랑 약세에 베팅하는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투자 쏠림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는 데다 거래량과 유동성 측면에서도 엔화만큼 폭넓게 활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캐나다달러와 유로 역시 대체 후보로 거론되지만 각각 미·캐나다 무역 갈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변수로 남아 있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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