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자율주행 트럭 업체 아인라이드(Einride)와 독일 슈퍼마켓 체인 리들(Lidl)은 최근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 전기트럭을 독일 공공도로 정기 운행에 투입했다. 무인 트럭이 독일에서 정식 허가를 받아 물류 운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럭은 현재 리들의 물류센터와 매장 사이에서 상품을 나르고 있다. 자율주행 단계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레벨4’다. 일반 자율주행 시험차량과 달리 차량 내부에는 운전자는 물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요원도 탑승하지 않는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은 실제 도로 환경을 가정한 안전성 검증을 거쳐 이번 운행을 허가했다.
차량은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각종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조향과 제동 등 주요 시스템도 고장에 대비해 이중화했다. 아인라이드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초당 52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리들이 무인 트럭을 물류망에 들인 배경에는 유럽의 만성적인 화물차 운전기사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도로수송연맹(IRU)에 따르면 2025년 유럽에서 채워지지 않은 화물차 운전기사 자리는 약 50만2000개로 전체의 13%에 달했다. 유럽 운송업체의 65%는 운전기사 부족을 가장 심각한 경영 문제로 꼽았고 약 3분의 2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신규 계약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IRU 사무총장 움베르토 데 프레토는 “운전기사 부족은 도로 운송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심화하고 있다”며 “인력난이 운송 능력과 기업 성장, 공급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인라이드와 리들은 이번 운행을 시작으로 무인 트럭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재 특정 물류센터와 배송지를 오가는 방식에서 여러 지점을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밀크런’ 형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리들 모회사인 슈바르츠그룹의 다른 사업부에 무인 트럭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무인 화물차 시장을 겨냥한 다른 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는 독일 하노버에서 레벨4 전기 로보트럭을 공개하고 향후 2년 안에 유럽과 중동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 내 인건비가 높거나 운전기사 부족이 심각한 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다만 레벨4 자율주행은 모든 도로와 상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완전자율주행과는 차이가 있다. 허가받은 운행 구간과 정해진 조건 안에서만 주행이 이뤄지는 만큼 주행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안전성 검증과 규제 정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운전석이 없는 무인 차량이 유통업체의 일상 물류망에 정규 투입됐다는 점에서 유럽 물류 자동화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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