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강준이 선수는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사진=연합뉴스
강준이 선수는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 실패했다. 그래도 기술을 바꾸지 않았다. 17세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강준이 선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트릭 1·2차 시기를 연이어 실패해 0점을 받았다.

마지막 3차 시기, 다시 같은 고난도 기술에 도전했고 92.40점을 받아 최종 합계 180.85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사상 첫 금메달이다.

그는 어릴 적 경남 양산에서 마땅한 훈련장을 찾기 어려워 매주 금요일 심야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가며 연습했고 결국 훈련 환경 때문에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이제 시선은 2028 LA 올림픽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의 가능성을 경기 성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아쉽다. 옷차림에는 자유가 있고, 행동에는 감정과 집념이 공존하며, 말에는 자기만의 언어가 있다.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그가 흥미로운 이유다.

Appearance
유니폼을 벗자 17세 스케이터의 취향이 보였다


강준이 선수의 외적 이미지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은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다. 최근 공개된 콘텐츠에서 그는 머스터드 계열의 오버사이즈 셔츠 재킷에 화이트 티셔츠, 블랙 팬츠와 브라운 슈즈를 매치했다.

몸에 딱 맞는 스포츠웨어가 아니라 여유로운 실루엣을 선택해 스케이터 특유의 편안함을 살렸다. 따뜻한 머스터드 컬러는 젊고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고 화이트와 블랙의 조합은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다. 블랙 니트와 와이드 팬츠에 스케이트보드를 세워서 든 모습은 분위기가 달라진다. 색을 절제하자 보드의 강렬한 그래픽과 얼굴이 오히려 살아난다.

해외 스케이트보드 현장에서 착용한 블랙 티셔츠와 빈티지한 데님 캡, 골드 체인은 꾸며낸 패션이라기보다 실제 스케이터 문화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반면 금메달을 들고 선 순간에는 화이트 국가대표 유니폼과 태극마크가 그의 정체성을 단번에 국가대표 선수로 전환한다.

사복과 유니폼 사이의 이미지 간극이 크지만 이질적이지 않다. 오히려 ‘국가대표이면서 동시에 자기 취향이 분명한 10대 스케이터’라는 메시지를 만든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선수의 모습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Z세대의 감각이 묻어난다.
9월 27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 강준이 선수가 런 세 번째 시도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월 27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 강준이 선수가 런 세 번째 시도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ehavior
울어도 다시 올라탄다, 강준이를 기억하게 만든 장면


이번 대회에서 강준이 선수의 행동 이미지를 가장 선명하게 만든 것은 완벽한 성공보다 실패 직후의 모습이었다. 트릭을 두 번 연속 실패한 그는 코치에게 달려가 울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코치의 격려를 받은 뒤 관중석에 있는 어머니를 바라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시기 같은 기술에 재도전해 성공하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에는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를 떠올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울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울면서도 다시 보드 위에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의 행동에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 10대의 솔직함과 결정적인 순간 물러서지 않는 선수의 집요함이 함께 있다. 강인함을 무표정이나 감정 억제로 보여주던 전통적인 스포츠 스타와는 결이 다르다. 넘어지고 흔들리는 과정까지 드러나기에 오히려 다시 일어서는 장면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강준이 선수. 사진=연합뉴스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강준이 선수. 사진=연합뉴스
Communication
“스케이트보드는 잠과 같다” 자기 언어를 가진 선수


강준이 선수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잘 만들어진 모범답안보다 자기 경험에서 나온 말이 있다. 우승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스케이트보드는 저에게 잠과 같아요”라고 표현했다. 타기 싫은 날도 있지만 결국 잠을 자듯 다시 보드로 돌아온다는 의미였다. 많이 넘어져 봤기에 안될 때와 잘될 때가 있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LA 올림픽에 대한 목표도 흥미롭다. 단순히 1등이나 금메달만을 말하지 않았다. 순위와 관계없이 더 어렵고 난해한 자신만의 새로운 기술을 완성해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남보다 잘하는 선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만의 것을 보여주는 선수’를 지향하는 것이다. 짧은 말이지만 스케이트보드를 경기인 동시에 자기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금메달 다음에 남겨야 할 것 ‘강준이다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강준이 선수를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동시에 더 큰 무대로 향하는 출발점이 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금메달을 딴 17세 선수’라는 강렬한 첫 장면을 넘어 사람들이 강준이라는 이름에서 무엇을 떠올리게 할 것인가다.

그에게는 이미 좋은 이미지 자산이 있다. 두 번 실패하고도 마지막 순간 같은 기술을 다시 선택하는 집요함, 성공 앞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는 잠과 같다”는 자신만의 언어다.

도전·솔직함·자기만의 세계가 강준이 선수를 설명하는 세 가지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매력을 우연한 장면으로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국제대회와 인터뷰가 늘어날수록 자기 생각을 짧지만 분명하게 전달하는 힘이 필요하다.

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자신만의 기술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일관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력은 선수를 정상에 올리지만 자기만의 메시지는 그 선수를 오래 기억하게 한다.

금메달은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나 사람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은 기록만이 아니다. 어떻게 도전했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어떤 태도로 자신의 길을 걸었는지가 결국 그 사람의 이름을 만든다.

열일곱 강준이 선수는 이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다음 무대에서 지켜볼 것은 메달의 색깔만이 아니다. 세계가 ‘강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올릴 단 하나의 이미지, 바로 ‘강준이다움’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