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임금·건강상태 등 격차 벌어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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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의 낮은 생활 만족도가 고용 형태 자체보다 사회보험 배제와 낮은 경제적 보상이라는 구조적 조건에서 비롯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조광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2026년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 연구위원은 1999년부터 2025년까지의 한국노동패널 자료 중 임금근로자 1만 9,445명(13만 4,971개 관측치)을 대상으로 상용직을 정규직, 임시·일용직을 비정규직으로 분류해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은 ▲고용보험 가입 상용직(A집단) ▲고용보험 가입 임시·일용직(B집단)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로 인한 고용보험 미가입 임시·일용직(C집단) ▲법적 가입 대상임에도 미가입된 임시·일용직(D집단) 등 4개 집단으로 구분됐다.

생활 만족도 평균 분석 결과, 고용안정과 사회보험 보호를 모두 갖춘 A집단이 3.502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용보험에 가입한 B집단이 3.346점, 법적 가입 대상이나 미가입된 D집단이 3.158점, 주당 근로시간이 짧아 미가입된 C집단이 3.122점 순으로 나타났다.

위계적 회귀분석 및 고정효과 모형 분석에서도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임금·건강 수준이 생활 만족도 격차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만을 비교했을 때의 만족도 격차는 0.273점이었으나,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추가 고려하자 격차가 0.166점으로 39%가량 줄었다. 여기에 임금과 건강 상태까지 추가 투입할 경우 격차는 0.065점으로 줄어들어 초기 격차 대비 76.1% 감소했다.

조 연구위원은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낮은 생활 만족도 중 4분의 3 이상이 고용보험 미가입, 낮은 임금, 건강 수준이라는 구조적 조건으로 설명된다"며 "비정규직의 낮은 삶의 질이 계약 형태 자체보다 제도적·경제적 조건에서 비롯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도 입증됐다. 법적 가입 대상임에도 미가입된 D집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7,926명을 분석한 결과, 최대 연속 미가입 기간은 평균 3.2년으로 집계됐다. 특히 D집단 응답자의 21.4%(1,693명)는 5년 이상 연속으로 미가입 상태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조 연구위원은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는 것보다 비정규직 상태에서의 사회적 보호를 확대하는 정책이 삶의 질 개선에 더 직접적이고 신속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와 사업장 규모·계약 특성상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임시·일용직 등 주된 사각지대를 포괄하는 제도 설계가 우선 검토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회는 올해 초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기존 근로시간 체계에서 소득(보수) 기반 체계로 개편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정부는 현재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추진 중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