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대한민국 ESG 리더 15
환경(E) 부문 리더 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
황 대표 체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환경경영의 책임 구조다. 한미약품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EHS(환경·보건·안전) 총괄 조직인 ‘hEHS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신설된 이 위원회는 탄소중립과 환경영향 최소화를 비롯한 환경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하고 기간별 전략과 계획을 수립한다. CEO가 위원장을 맡아 환경경영 사안의 최종 의사결정 책임과 권한을 갖고 환경목표와 추진계획을 승인하는 구조다. 주요 환경 현안은 연 1회 이상 이사회에도 보고한다.
제약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만큼 환경안전과 품질관리, 규제 대응이 밀접하게 맞물린다. 한미약품은 환경문제를 별도의 사후 관리 영역으로 두기보다 생산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실가스와 에너지, 용수, 폐기물, 대기·수질오염물질 등 분야별 환경목표를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으며, 환경사고 사전예방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 관리에서는 ‘예방’에 방점을 찍었다. 2019년 전사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의약품 원료물질 관리 내부 시스템과 유해화학물질 사전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유해물질이 인체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평가해 환경·보건·규제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2025년 유해화학물질 사용량은 전년보다 46% 감소해 당초 목표였던 2% 감축을 크게 웃돌았다.
대기와 수질오염 관리도 공정 단위로 구체화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은 법적 허용기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먼지 배출량은 2018년 대비 61% 줄였다. 수질오염물질은 2025년 법적 허용기준치의 3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TMS(자동측정기기)를 활용해 배출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팔탄스마트플랜트에는 폐수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한 공정 이중화 시스템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 전략에는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스코프 1·2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 30%, 2035년 53% 감축하고 204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2025년 스코프 1·2 배출량은 6만8426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으로 자체 목표인 7만1810tCO2eq을 밑돌았다. 스코프 2를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 대상으로 정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와 전력구매계약(PPA)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 관리 범위는 공급망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5년 스코프 3 배출량을 산정해 가치사슬 전반의 탄소중립 기반을 구축했다. 2025년 스코프 3 배출량은 8만1516tCO2eq으로 전체 스코프 1·2·3 배출량의 5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제품·서비스 관련 배출 비중이 약 59%로 나타남에 따라 협력회사 탄소중립 교육 확대와 공급망 탄소중립 관련 이니셔티브 참여 독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체 사업장의 감축에서 원료와 제품을 포함한 공급망 관리로 환경경영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자원 효율화에서도 정량적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용수 취수량은 50만1352톤으로 2018년 대비 약 36% 줄었고, 4만7126톤을 재이용해 재이용률 9.4%를 기록했다. 폐기물은 일반·지정 폐기물 처리량을 2018년 대비 40% 줄였으며 재활용률은 80%를 기록했다. 의약품 포장박스는 2020년부터 100% 재활용 용지로 전환하고 2024년에는 녹색구매관리지침을 제정해 친환경 자재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기후 대응은 공시와 리스크 관리 체계로 뒷받침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기후변화관련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에 기반해 기후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전환·물리적 리스크와 재무 영향을 분석하고, 스코프 1·2 배출량은 제3자 검증을 통해 탄소중립 로드맵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도 대응하고 있다. 환경목표를 선언에 그치게 하지 않고 목표연도와 배출량을 제시해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황 대표 체제의 한미약품 환경경영은 제약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리스크를 사후 처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산과 품질관리 과정에 예방체계를 내재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2040 넷제로라는 명확한 시간표와 공급망 탄소 관리까지 더하면서 환경안전을 장기적인 품질과 신뢰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환경·보건·제품책임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제약산업에서 환경경영을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생산현장에 동시에 연결하는 것이 황 대표가 추진하는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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