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조원 돌파
현금배당 총 30조원 확정
올해 전체 환원 규모는 최대 110조 전망
29일 삼성전자는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195조2532억원, 영업이익은 107조440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6.6%, 782.5% 증가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4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3분기 현금배당으로 총 30조원을 지급한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4601원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집행한 자사주 매입 5조원과 이번 현금배당 30조원을 포함해 총 35조원의 주주환원이 집행됐거나 확정됐다. 남은 55조~75조원은 추가 현금배당과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시 우선주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잔여 주주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영업이익 99% 반도체에서…영업이익률 72%사업부별 실적은 반도체 사업으로만 106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99.1%를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72.4%에 달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요 급증이 실적을 견인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HBM4 판매를 대폭 확대하고 서버용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하반기 신제품에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를 공급하며 매출을 늘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HBM 베이스 다이와 선단 공정 매출이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2나노 공정 기반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단순한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면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에도 기록적인 AI 투자와 반도체 공급 제약으로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HBM4 판매를 확대하고 차세대 HBM4E 양산, 고성능 DDR5 및 서버용 SSD 공급을 늘려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미국 테일러 공장의 본격 가동과 2나노 AI·HPC 반도체 양산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사상 최대 반도체 호황에 맞춰 설비투자도 확대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집행할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84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76조8000억원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된다.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생산시설과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이번 실적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달러와 유로 등 주요 환율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약 10조원의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전사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7조9000억원 증가했다.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도 14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스마트폰·가전은 2개 분기 연속 적자반도체과 달리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완제품 사업(DX)은 3분기 매출 52조1000억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1조원 이상의 손실보다는 나았지만 반도체 사업과 대조적인 성적표다.
반도체 사업이 3분기 동안 1분마다 약 8억원을 벌어들일 때 완제품 사업에서는 약 600만원씩 손실을 낸 셈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이 한쪽에서는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지만, 같은 반도체를 사들여 제품을 만드는 다른 사업부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MX·네트워크)은 3분기에도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갤럭시 Z 폴드8 등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보다 손실 규모는 줄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비용 부담 확대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TV·가전 사업도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TV 사업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다. 생활가전은 국내 마케팅 강화와 가전 구독·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로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다른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전장·오디오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은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 견조한 제품 판매에 미국 관세 환급 효과가 더해졌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연말 성수기에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할 방침이다. 스마트폰은 갤럭시 S26 시리즈와 폴더블 등 고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TV·가전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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