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요즘 유통업계에서 ‘20~30대는 이제 더 이상 백화점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유통업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2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소비자학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파괴적 커머스 시대, 우리의 대응과 미래 경쟁력’이라는 주제의 컨퍼런스가 열렸다.


“아마존·G마켓 등 이커머스업체 어디든 한국에서 리더가 되지 못할 것”



본격 행사 시작 전,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국회의원(정무위원회 위원장)이 ‘새로운 유통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소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도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대신 주최 측은 모든 참가자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제공했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

“전 세계 이커머스(온라인 쇼핑몰·e-commerce) 업체 어디든 한국에서 리더가 되긴 어려울 것입니다.” 김연희 BCG대표파트너는 ‘파괴적 커머스 현상과 전략적 시사점’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쇼핑의 기본은 검색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 역량을 네이버같은 대형 포털사이트가 가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끼리의 경쟁은 사실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털이 가격비교 검색 기능이나 자체 스토어 운영 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쇼핑업체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2020년말까지 전 세계 소비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가 밝힌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1인 가구이면서도 온라인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자산을 모으지만 문화나 콘텐츠 상품소비도 중요시하며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워크앤밸런스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보다는 단기적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에게 장기적 상품을 판매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김연희 대표의 설명이다. 자연히 ‘공유경제’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에 따라, 유통시장 역시 변하고 있다. BCG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리테일의 온라인 침투율’은 2018년을 기준으로 25%로 전 세계 중 최고수준에 달한다. 특히 “최근 패션, 뷰티, 식품, 리빙이 이커머스 성장을 빠르게 견인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식품 유통업체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신선도’ 강점이 점차 사라지면서 이들 업체가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패션, 뷰티 업체 역시 외부 검색 사이트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30년, 온라인 신규 판매자 비중 67.7%

김연희 대표의 분석 관점에 관한 논의는 ‘파괴적 커머스 현상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한 연사들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아마존·G마켓 등 이커머스업체 어디든 한국에서 리더가 되지 못할 것”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특정 카테고리 소비에 집중한다”며 “기존의 범용 온라인 마켓들이 여기에도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 언급된 ‘포털사이트의 강세’에 대해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제 이커머스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검색 역량에 대해 여러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연희 대표는 “검색 관문이 포털 사이트뿐 아니라 최근 동영상 사이트 등 다양해지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온라인 시장에 대한 분석 결과 발표도 있었다. 유병준 교수는 온라인 상점의 현 상황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6월 5일간 온라인 상점만 운영하는 1073명과 오프라인 매장을 병행하는 상인 412명 총 1485명을 상대로 진행했다.


유병준 교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 모두 U자 형태의 분포를 보였다. 월 100만원 미만과 월 1100만원 이상 매출액 보유자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서울, 경기, 부산 외 지역 오프라인 매장의 평균 약 90%에 달하는 매출이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온라인 매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매장의 경우 소재지와 관계없이 전국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특히 “2018년 여성들의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온라인 단독 개점이 두드러지게 관찰됐다는 게 특기할 만한 사항”이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유 교수는 또 2020년 말까지 온라인 신규 판매자 비중이 67.7%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