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따라해도 좋을 독서 노트 ‘직접 만들어보니’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김희연 대학생 기자] ‘책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매년 새해가 되면 ‘책 몇 권 읽기’처럼 독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읽지 못한 혹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한 갈증과 부담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기 마련이다. 불편한 마음을 해소시켜줄 독서 습관 기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자가 직접 만든 독서 노트
기자가 직접 만든 독서 노트
나에게 맞는 독서 노트 양식 찾기
독서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책을 필사하고 생각을 적을 수 있는 노트를 갖추는 것이다. 단지 글만 읽으면 작가의 훌륭한 디테일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문장을 따라 쓰고 생각을 표현할수록 어휘력이 향상된다. 흔히 독서 노트를 생각하면, 대부분 어릴 적 상장을 타기 위해 열심히 썼던 독서기록장을 떠올린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검색하면 다양한 유튜버들이 독서 양식을 공유하고 있다. 기자는 영상을 참고해서 나만의 독서 노트를 만들었다. 이때 독서를 습관화하려면 복잡한 양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더욱이 청소년기에 썼던 독서기록장이 마지막이라면, 더욱 간편하고 매일 써도 귀찮지 않은 양식을 추천한다.

매일 소소한 기록으로 자존감 높이기
독서 노트는 내가 무엇을 기록하고 싶은지에 따라 양식이 천차만별이다. 기자는 크게 △월 독서 목록 △책 정보 △필사 및 생각을 적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먼저 ‘월 독서 목록’은 말 그대로 한 달 동안 무엇을 읽을 것인지 목표를 세우는 공간이다.

기자는 소설 2권과 에세이 1권, 총 3권으로 정했다.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점차 권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읽을 책의 정보를 기재하면서 책과 첫인사를 나눠보자. 그리고 책장을 넘겨 목차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확인한다.

기자는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동기부여가 되도록 ‘Reading Tracker’를 만들었다. 한 파트를 읽을 때마다 한 칸을 색칠해 내가 얼만큼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 칸을 채워 소소하게 자존감을 높여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사하면서 생각 적어보기
필사하면서 생각 적어보기
마지막으로 ‘필사 및 생각’을 적는 칸은 책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을 때 기재하도록 만들었다. 좋은 문장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함께 메모해도 좋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나만의 평점과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어보면서 책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작심삼일 타파했지만 과제 같은 독서
나만의 독서 노트도 만들고 책 선정까지 마쳤다면? 기자는 가볍게 시작하기 위해서 김이나 작사가의 ‘보통의 언어들’을 먼저 읽고자 했다. 평소 김이나 작사가가 쓴 노래 가사를 좋아해서다. 처음부터 어렵거나 두꺼운 책을 선택하기보다는 평소 자신이 관심 있던 분야의 책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자연스레 내가 지정한 월 독서목표에도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첫날부터 시간이 많다면서 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유튜브 시청과 SNS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면서 ‘오늘 중에 읽겠지’라고 생각하다가 저녁이 돼서야 책을 들었다. 실컷 놀다가 시간에 쫓겨 독서 시간을 갖는 일을 3일차까지 반복했다.

하루 1시간씩 투자로 루틴 생성하기
마지못해 책을 드는 모습이 싫어서 4일차부터는 시간을 정해두고 읽었다. 대부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쥐고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다 보면 한두 시간이 흘러 무엇을 시작하기 애매한 시간대가 돼 있다.

이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싶어서 아침에 알람을 맞춰 책을 한 시간씩 읽으려 노력했다. 바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 어려워서 좋아하는 커피를 두고 시작했다. 자꾸 시계에 눈이 돌아갔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시간씩 꼬박 채워나간 자신을 칭찬해줬다.
알람을 맞추고 책을 읽는 모습
알람을 맞추고 책을 읽는 모습
이것이 습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을까. 아침이 되면 자연스레 책상 앞에 앉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는 독서를 숙제가 아니라 하루의 문을 여는 시작점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몇 번씩 쳐다봤던 시계에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필사도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책을 보고 찰나에 느낀 감정이나 생각은 그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 생각을 붙잡아 기록했더니 몇 번이고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 같으면 일주일이 지나도 읽지 못했을 책을 완독하고 다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짧지만 매일 책을 읽기 위한 노력은 막연히 흘려보낸 일상 속에서 ‘나’를 잃지 않게 만들었다. 이 습관이 몸에 완벽하게 베여있을 때쯤이면, 다른 시간에도 독서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소소한 목표가 일상이 되는 마법, 독서 노트를 만들기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zinysoul@hankyung.com
흘려보낸 일상 속에서 ‘나’를 찾는 독서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