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모 아이테크유 대표(전기전자공학 09)


[연세대 스타트업 30] 아이테크유 “반도체 업계의 혁신을 꿈꾼다”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반도체 코팅 기술에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이중 가장 정교하고 정확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ALD(Atomic Layor Deposition)다. ALD란, 반도체 표면에 원자층을 한 층씩 쌓아 올려 박막을 씌우는, 이른바 원자층 증착법이다. 기존 방식보다 박막도포성이 좋아 박막두께를 미세한 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반도체가 갈수록 작아지면서 ALD의 섬세한 공정과정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윤창모(28) 대표는 이 장비를 직접 제조해 납품하고 이 과정에서의 증착 기술을 판매 및 컨설팅 한다. 물질 제조업체들이 테스트를 위해 자체 전문기관을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노 분야 연구소나 기업에 장비나 기술을 공급하는 것이다.


최초의 시도는 아니다. 그러나 아이테크유의 ALD장비에는 특이점이 있다. ‘장비’ 자체의 하드웨어보다 ‘공정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 정교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투입 물질이나 용도에 따라 작업을 달리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아이테크유는 고객이 원하는 물질을 맞춤 서비스 한다. 따라서 ALD를 필요로 하는 모든 물질 제조업체나 연구기관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연세대 스타트업 30] 아이테크유 “반도체 업계의 혁신을 꿈꾼다”


[연세대 스타트업 30] 아이테크유 “반도체 업계의 혁신을 꿈꾼다”



ALD는 윤 대표의 박사과정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학부과정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이 분야 전문가인 김형준 교수의 지도로 대학원에서 ALD를 이용한 공정기술을 심도 있게 연구했다.


“ALD를 이용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다시 새로운 소자를 제작하는 게 주요 과제였어요. 이 과정에서 수요에 비해 ALD 연구용에 최적화 한 장비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발견했죠. ALD는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핵심 부품의 주요 발판이 되지만 전문 연구 인력도 의외로 많지 않았고요.”


‘ALD 전문 연구 장비 비즈니스’. 이보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없었다. 새로운 길로 방향을 트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보자’는 것. 그 뿐이었다.


담당 교수 역시 “공학도라면 자신의 기술로 사업을 해 봐야 한다”며 환영해줬고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왔다. 특히 그동안 연구실에서 장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왔기 때문에 윤 대표는 누구보다 ALD 장비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


이후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의 도움으로 투자나 창업프로세스 관련 멘토링을 받았다. 덕분에 여러 경진대회를 통해 사업 자금도 마련했다.



[연세대 스타트업 30] 아이테크유 “반도체 업계의 혁신을 꿈꾼다”



하지만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약 1년 6개월의 꼼꼼한 준비 끝에 만든 회사지만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장비의 성능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초창기에는 납품 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비로 손해를 메워야 하는 일도 있었다.


“연구실마다 사용 방식이 천차만별이라 간혹 테스트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이 생겼어요. 특히 ‘기술’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기본적인 부분을 놓칠 때가 많았죠. 금전 출혈은 컸지만 덕분에 기술을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이후 그의 장비가 본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 아이테크유는 자체 매출을 통해 제품 양산이 가능한 상태까지 올라왔다. 실적 역시 매년 성장 중이다. 설립 이듬해, 첫해 매출의 세 배로 뛰었던 매출이 그 다음해에도 전년 대비 300% 상승했다. 윤 대표가 꼽은 성장 비결은 ‘공정 효율화’다. 아직 판매 대수가 불확실한 탓에 공장을 여는 대신 OEM을 택했다. 대신 설계와 최종 테스트는 직접 맡는다.


아이테크유에는 독특한 복리후생도 있다. 바로 대학원 학비 지원이다. 몸소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면서 이 두 가지가 주는 시너지효과를 체험한 윤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교육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학비와 더불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도 빼 준다.


취업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윤 대표는 “현재에 충실하고 내 실력을 충실히 쌓다 보면 창업이든 취업이든 자신을 알아봐줄 곳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우선 현재의 사업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러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서 직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또 아직은 계획 단계이지만 나노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사업도 준비 중이에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죠. 두 가지 사업을 모두 안정가도로 올려놓는 게 지금 가장 큰 숙제입니다.”


설립연도 2015년 12월

주요 사업 원자층 증착(ALD) 장비 제조

성과 2015년 ‘전국 창업경진대회’ 대상, 2017년 ‘연세창업대상’ 수상


tuxi01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