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강민정 대학생 기자] 언제부턴가 극도로 침체한 한국의 현실을 시사하는 단어로 ‘헬 조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한국을 벗어난다는 의미인 ‘탈조선’이란 단어가 생겼고 탈조선의 한 방법으로 해외 취업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20대 97%가 해외 취업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해외 취업은 청년들의 꿈이기도 하다. 이렇듯 해외 취업을 준비하거나 꿈꾸는 청년들을 위해 준비했다. 해외 취업 관련 강연자로서, K-move 멘토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고 가장 일하고 싶은 국가 1위인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는 레이첼 백을 만나보았다.


“해외 취업? 확고한 의지가 우선”…해외 취업의 여신, 레이첼 백


-간단히 자기소개 해달라.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회사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해외 취업에 성공하여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레이첼이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에서도 일하면서 생활해본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외국계 기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그리고 최근 회사였던 캐나다 공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무역, 구매, 제품개발, 마케팅 업무를 총괄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이제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강의, 컨설팅, 책 집필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해외 취업을 접했고, 도전하게 되었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 취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왕복 항공권과 회사 알선, 룸메이트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집과 최소 생계비를 100% 전액 정부 지원을 받아서 호주로 사무직 인턴십을 떠났다. 6개월 동안 현지인들과 일을 하며 여러 가지 문화의 차이를 느끼면서 해외 취업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인턴십 기간의 반이 지나갈 때쯤에는 한국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배운 커버 편지와 이력서를 가지고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고 학교에서 배운 커버 편지와 이력서만으로는 서류 전형에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커버 편지와 이력서를 현지 스타일에 맞춰 완전히 바꿔보았고 면접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때 해외 취업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 했던 경험만으로도 호주 현지 회사의 문을 충분히 두드려 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해외 취업과 국내 취업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해외 취업과 한국 취업의 차이점은 정말 많다. 한국에 있을 때는 외국계 기업과 작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해보았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글로벌 기업, 미국에서는 중견기업, 캐나다에서는 중소기업, 대기업, 공기업 순으로 일을 해보았다. 그러다 보니 한국취업과 해외 취업의 차이를 누구보다도 잘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통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해외 취업을 하는데 나이, 성별, 학벌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취업할 때는 성적표나 졸업증명서 같은 것도 제출을 요구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과 경력인데 그것을 알기 위해서 면접을 중점으로 본다. 면접도 심층면접과 같은 방식으로 본다. 그리고 대부분 면접 전에 전화 인터뷰를 한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또 해외에서 이직도 몇 번 하고 출산 후에 재취업을 해보았는데 나이, 공백, 자녀, 성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공백 기간이 있으면 그것을 설명할 수 있으면 이해해주었고 이직할 때도 그 이유가 있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취업을 검색해보면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 '야근 없는 삶' 등 여러 장점이 나열된 글들을 많이 본다. 시중에 떠도는 해외 취업의 장점들은 사실인가? 또한, 레이첼 백이 생각하는 해외 취업의 장점은 무엇인가?


“사실이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7시간 30분에서 8시간 근무를 하고 야근은 거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없는 편이다. 그런데 일하는 시간만큼은 1분 1초를 다투면서 일을 한다. 점심도 보통 자리에 앉아서 간단히 먹는 경우가 많다. 자투리 시간도 없이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상황에 맞춰 일하는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어떤 회사는 직원들 개개인의 상황에 맞추어 출퇴근 시간을 조금씩 조정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아이를 놀이방에 데려다주는 시간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곳도 있었다. 최근 회사의 경우에는 아침 7시 30분에 출근을 하고 퇴근은 3시 30분이었다.”


-해외 취업 시 힘든 점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해외 취업 시 애로사항이 있다면?


“온종일 영어로 근무할 수 있는 나에게도 해외 취업의 힘든 점이라면 여전히 영어다. 일을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원어민들보다 읽는 것도 느리고 쓰는 것도 느리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늘 반복되는 일이 아닌,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만들고, 이루어 나가는 과정들이 있다 보니 그럴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원어민이 아니기에 그런 것으로 생각하지만 반대로 그런 부분들이 스스로 더 열심히, 지속해서 노력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영어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했나?


“하루아침 만에 영어를 잘할 수는 없다. 나보다도 영어를 더 못 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정도의 수준에서부터 영어공부 시작을 했다. 한국인이 강하다는 문법이나 어휘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해외에서 나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학생 때부터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회화학원에 다닌다거나 영어 채팅을 한다거나 영어로 다이어리 쓰기, 배낭여행 등으로 말이다. 회사도 영어를 쓸 수 있는 곳으로 취업했고 대학원도 영어로 수업하는 곳으로 다녔다. 특히, 영어를 가장 많이 배우고 늘었던 곳은 바로 회사 생활 하면서부터였다. 일하면서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영어가 꾸준히 향상되었다.”


-최근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외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지 알려달라.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노력만 한다면 필요한 정보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노출되어있는 정보 중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더 깊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잘 뽑아낼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처럼 해외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과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나의 블로그 카테고리 중에 ‘해외에서 일하는 사람들’ 메뉴에는 해외취업 성공자들이 쓴 글들이 공유되어 있다. 그 메뉴를 통해서 해외 생활, 해외 취업에 대한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종종 ‘해외 취업’이란 단어로 검색하여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웃을 맺고 있다.


또한, 검색을 하다 보면 유료, 무료 박람회, 강의, 설명회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과 해외 취업 관련한 책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취업과 관련한 정보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깊이 있게 찾아보고 공부하다 보면 정보들 가운데에서도 옥석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 것이 바로 해외 취업 준비의 시작이다.”


-해외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도전정신, 긍정적인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해외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용기를 내서 도전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늘 긍정의 기운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다. 하루아침 만에 운 좋게 해외 취업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을 가지고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늘 새기고 있어야 그 이후에 비로소 경력과 기술, 언어 등과 같은 해외 취업에 필요한 다른 역량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도 해외도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하며 살아 간다는 점에서는 같다. 단지, 보편적으로 보면 더 좋은 혜택과 기회,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이 해외 취업의 장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세계로 나와서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얻기를 바란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만 가지고는 이루기가 쉽지 않다. 먼저, 해외 취업을 도전하기에 앞서 왜 해외 취업을 하고 싶은지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런 고민 이후에 ‘나는 꼭 해외 취업을 해서 해외에서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확고해야 한다. 그 마음이 있다면 그 다음에는 방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없었던 기회도 찾게 될 것이고, 해외 취업을 위한 언어 공부나 취업 준비도 더 잘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될까?’라는 고민 대신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라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그렇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본 다음 준비를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해외취업을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될 때까지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좋겠다.”


jinho2323@hankyung.com


“해외 취업? 확고한 의지가 우선”…해외 취업의 여신, 레이첼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