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CEO 20]
김영채 오드원게임즈 대표(컴퓨터과학 04학번)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오드원 게임즈 김영채 대표(32)의 철학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드원 게임즈에는 게임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지 않고 ‘문화와 예술’로 여기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지난 8월 17일 오드원 게임즈의 샌드박스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트리 오브 라이프’가 얼리 엑세스(Early Access. 정식 출시되지 않은 게임을 미리 플레이 하는 것)를 끝내고, 스팀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015년 5월 첫 출시된 지 2년 만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가상의 낯선 섬에 난파된 플레이어들이 섬 안에서 사냥을 통한 성장뿐 아니라 농경과 채집 등 다양한 경제활동, 마을 방어를 위한 타워와 성벽 건설 등의 활동을 하는 게임이다. 유저들은 게임 안에서 생존에 필요한 그들만의 룰을 정하고, 그에 따라 생활한다. 말 그대로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다.
모바일 대신 PC를 메인 플랫폼으로 정했다. ‘플랫폼은 중요하지 않다. 대세에 따르지 않는 재밌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고집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출시 2년여 만에 11만 장이 팔렸고,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은 25억 원, 동시접속자는 2700명에 달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지난해 ‘게임대상’ 인디 게임상을 수상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창업보다 그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어요. 또 2005년부터 5년 정도 게임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며 실력을 키웠어요. ‘이제 됐다’ 싶을 때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게 됐죠.”
창업 당시에는 노트북 하나만을 들고 커피숍을 전전할 때도 있었다. 정부 지원금과 클라우드 펀딩 등으로 네 번의 자금을 지원 받았고, 게임 매출만으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창업 5년 만에 직원도 16명으로 늘었다.
조직이 커져가면서 어려운 점도 있다. 김 대표는 “전공이 공학이다 보니 무엇이든 계산적으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회사 경영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단순히 게임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창업을 할 때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말했다.
“좋은 게임을 만들면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러면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게임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저에게 창업 성공 비결을 물으면 저는 알아서 하라고 해요. 사람마다 각자의 성격이 있듯이 창업 방식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죠. 다만, 창업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는 우선 정식 오픈한 ‘트리 오브 라이프’의 유저들이 더욱 만족할 만한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 신작 개발에도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게임이나 미디어 관련 교육 기관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현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과 게임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매칭해 함께 과정에 참여하고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고 싶어요. 인디게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에요. 언제나 특별함과 특이함을 추구하면서 일하면서 ‘내 소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설립 연도: 2016년 4월
-주요 사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
-매출액: 2015년 이후 누적 매출액 2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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