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 일자리’… 사라질 직업과 생겨날 직업은


전차 운전사와 버스 차장, 전화 교환원과 식자공까지. 모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사라진 직업들이다. 대신 앱 개발자와 소셜미디어 관리자, 무인자동차 엔지니어와 웹툰 작가 등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들이다.


지난 1969년 최초의 한국직업사전이 발간됐을 때만 해도 3260개였던 우리나라의 직업은 지난해 1만 1927개까지 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국(3만 654개)과 일본(1만 6433개) 등 선진국에 비해 직업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만큼 각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이 생길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날은 인공지능·로봇·빅데이터 등 기술 진보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생활 수준의 향상·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등 사회경제적 요인도 일자리를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직업세계에 나타날 ‘10대 트렌드’


① 엔지니어 및 전문직의 고용 증가 및 전문화

②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직종의 고용 증가

③ 창조산업 관련 직종의 고용 증가

④ 미용 및 건강 관련 직종의 고용 증가 및 전문화

⑤ 안전과 치안·보안 관련 직종의 고용 증가

⑥ 개인서비스 및 반려동물 관련 직종의 고용 증가 및 전문화

⑦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직업구조 변화

⑧ 온라인 거래 및 교류 방식의 확산에 따른 직업구조 변화

⑨ 기계화와 자동화에 따른 생산기능직의 고용 감소

⑩ 3D직종의 고령화 및 청년층 취업 기피로 인한 인력난 가중


한국고용정보원 <2015 한국직업전망>


직업의 종류는 각양각색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일자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미래 일자리’가 요구하는 인간의 역할을 찾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진보로 인한 일자리 변화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한 기술 융합이 핵심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술 진보로 인해 점차 인간의 역할을 기계가 대체해 향후 일자리와 직업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일자리 200만 개가 발생해 결국은 510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현재 7세 어린이들 중 68%는 기술 진보로 인해 지금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이자 유엔미래포럼 이사인 토마스 프레이도 “2030년까지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언하면서 “그 대신 소프트웨어·3D프린터·드론·무인자동차 등의 등장으로 지금부터 인류는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어떤 직종이 가장 많이 사라지고 대체될지에 대해 무수히 많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은 “10~20년 후 미국 총 고용자의 47%의 직업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수송과 물류·사무직과 행정지원·서비스·생산직 대부분이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요하는 직업은 사라지고 창의적인 직업만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도 ‘인공지능·로봇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 조사’에서 청소원·주방 보조원·매표원과 복권 판매원 등 단순 노무직 종사자는 실직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회계사·항공기 조종사·투자 신용 분석가 등 전문직 종사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행동이 수반되는 로봇의 상용화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육체노동의 대체는 전문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령화 사회와 여성 인력의 대두


통계청에 따르면 2060년이 되면 세계 인구 중 고령화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로 증가하고, 2066년 유소년 인구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20.5%로 감소한다.


세계 인구증가율은 1.08%(2015년 기준) 수준이지만 2050년이 되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여성 인구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5명으로 유럽은 1.6명, 아프리카 4.6명, 한국은 1.3명 수준이며 특히 한국의 출산율은 OECD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OECD는 의료 기술의 발달과 출산율 저하로 “사람들이 오래 살고 오래 일하고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생산인구 감소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며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 성취나 성공에서 나아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가치 변화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직업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 시킨다. 또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해낸다. 예를 들면 관광·예술 등 다양한 문화산업 발달을 견인하고 쾌적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깨끗한 환경에 대한 수요도 생겨날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산업·실버산업 등의 분야에 더 많은 일자리도 창출한다.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국가 간 인구 이동이 확대되면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다문화 가족은 27만 8036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 2012년 26만 6547명에 비해 4.3% 늘었다.


이러한 다문화 사회는 노동인구 다변화와 채용시장 및 직장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시키며 그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OECD는 기후 변화 정책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제시하여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미국의 태양에너지 산업은 전체 경제의 일자리 창출 속도보다 20배 빠르게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밖에도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대처를 위한 연구자·컨설턴트·친환경 제품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 일자리’… 사라질 직업과 생겨날 직업은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