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슬리퍼(SLEEPER)>가 지난 7월 22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됐다.


슬리퍼는 뇌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 등이 실험에 참여한 청년들의 고민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내용의 SF판타지 드라마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진정한 배우를 꿈꾸는 슬리퍼의 주인공들을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스타 인터뷰] 웹드라마 &lt;슬리퍼&gt;의 김사훈·박희래

왼쪽 박희래·오른쪽 김사훈/ 사진=엄효용(DARI 스튜디오)

김사훈

1987년생/ 경북 김천

182cm·62kg

2013년 독립 단편영화 <러브파크>로 데뷔

2015년 웹드라마 <슬리퍼> 주연


박희래

1989년생/ 경기 의정부

168cm·50kg

2010년 연극 <아버지의 가수>로 데뷔

2015년 웹드라마 <슬리퍼> 주연

'에이지오브스타' 소속



주연의 처지에서 본 <슬리퍼>는 어떤 작품인가요?

김사훈 인간의 기억을 스크린으로 읽을 수 있는 천재 뇌공학자 김율과 귀염둥이 제자 연주, 그리고 각각의 사연을 지닌 다섯 명의 주인공이 펼치는 공상과학 드라마예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제작한 작품이죠. 취업난 등으로 신음하는 청년층의 현실을 담았어요. 제가 맡은 김율은 평소 냉철하지만 제자인 연주에게만은 마음 약한 모습을 보이지요.

박희래 청년들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에요. 취업준비생부터 사회초년생까지 각각의 에피소드가 5부작으로 펼쳐지죠. 고민 많은 청춘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속 연주는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예요. 고아 출신이지만 밝고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는 긍정적 캐릭터예요.


배우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희래 중학생 때 방송반으로 활동했어요. 단체로 대학로에서 <첫사랑>이라는 연극을 보게 됐죠. 무대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심장이 뛰고 흥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3 때인 2007년 여름부터 연기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이듬해 대진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요. 중학생 때 봤던 연극 한 편이 제 인생을 바꾼 셈이죠.

김사훈 어릴 때부터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거울을 보며 주인공의 연기를 따라 했죠. 그 순간이 어느 때보다 행복했어요. 7년 정도 마술사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루고 싶어 2010년부터 연기학원과 개인 레슨을 통해 제대로 된 연기 공부를 시작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김사훈 2013년 독립 단편영화 <러브파크>로 데뷔했어요. 동료들과 직접 만든 작품으로, 김성욱 감독이 지도해주셨죠. 여러 사람 간의 사랑을 이어주는 어리바리한 경찰 역을 맡았어요. 그 후 여러 독립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 등을 맡았어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바로 방진현 감독의 슬리퍼예요. 연기 분량과 대사가 많은 드라마의 주연은 처음이어서 부담이 컸어요. 제 실수 하나로 미리 세워둔 로케이션 계획이 꼬이기 때문이죠. 날카롭고 이성적인 김율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만에 4kg을 감량했어요. 매일 두부 한 모와 바나나 한두 개로 버텼죠. 주연에게는 정말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박희래 2010년 연극 <아버지의 가수>로 데뷔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를 원망하며 반항하는 한송이라는 캐릭터를 맡았죠. 저 또한 슬리퍼가 가장 기억에 남을 듯해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만큼 더욱 애착이 가고 아쉬움도 많은 작품이에요.



[스타 인터뷰] 웹드라마 &lt;슬리퍼&gt;의 김사훈·박희래

왼쪽 박희래·오른쪽 김사훈/ 사진=엄효용(DARI 스튜디오)



배우로서 힘들거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박희래 배우로서 힘들 때도 있지만, 사실 즐거울 때가 더 많아요. 극 속에서 감정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거나 몰입이 어려울 때면 답답하고 힘들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마주쳐야 하는 순간일 뿐이지요.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관객들이 제 연기에 공감하고 박수쳐주실 때 힘이 나요.

김사훈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지 못했는데 천재 뇌공학자 역할을 맡게 돼 조금 난감했어요. 제 원래 모습은 엉뚱하고 약간 어눌한 면도 있거든요. 실제와 반대되는 역할이다 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뇌공학 서적을 읽고, 지인을 만날 때도 드라마 속 배역처럼 행동했죠. 그러다보니 어느새 드라마 캐릭터처럼 변하는 걸 느꼈어요. 슬리퍼 촬영 후 다른 작품에서 코믹연기를 맡았는데 그때까지도 김율의 진지한 모습이 몸에 배어 있어 당황스러울 정도였죠. 작품이 방영되고 멋지다거나 연기를 잘한다는 댓글이 달렸을 때 정말 기분 좋았어요.


영화와 연극, 뮤지컬 등 활동 분야가 다양한데 특별히 선호하는 분야가 있나요?

김사훈 장르는 가리지 않아요. 굳이 꼽으라면 스크린 연기를 좋아해요. 영화를 좋아해서인가 봐요. 사실 노래하는 걸 좋아해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고요. 조만간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박희래 저 또한 딱히 선호하는 분야는 없어요. 영화든 연극이든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지요. 장르마다 각각의 성격이 있고 매력도 다르죠. 장르와 상관없이 모든 연기가 즐겁고 재미있어요.



[스타 인터뷰] 웹드라마 &lt;슬리퍼&gt;의 김사훈·박희래

박희래 프로필 사진



광고 출연 경력도 있어요?

박희래 2011년 L전자의 스마트폰 광고에 출연했어요. 당시 광고기획사에서는 자연스러운 즉흥연기가 가능한 배우를 찾았어요. 저를 예쁘게 봤던 대학 선배들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았는데, 다행히 합격해 출연하게 됐죠.


닮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가요?

김사훈 배우 이범수 씨를 존경해요. 어떤 역할이든 주어진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이 탁월하지요. 재치 있는 입담과 유머 감각도 배우고 싶은 부분이에요.

박희래 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정유미 씨가 롤모델이에요. 제가 로맨틱 코미디 연기에 관심이 많거든요. 정유미 씨는 사랑에 빠진 인물의 감정을 잘 잡아내는데다 코믹 연기에도 강점이 있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배우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박희래 오랫동안 연기하고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은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공감하곤 하죠? 많은 사람이 제 연기를 보며 함께 울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처럼 관객에게 힘을 주고 위로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사훈 연기력이 탄탄하고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하는 내공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본집과 시나리오 등을 틈틈이 보고 분석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곤 해요. 주위에 연기 열정으로 가득한 배우가 많아요. 그들과 밤새 연습할 때가 있는데 매번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짐하고는 해요.



[스타 인터뷰] 웹드라마 &lt;슬리퍼&gt;의 김사훈·박희래

김사훈 프로필 사진



20대 친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김사훈 저도 20대지만, 요즘 대학생 등 대부분의 청춘이 취업이 어려워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좌절과 시련이 있더라도 부디 지치지 말고 열심히 부닥치다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예요. 20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 부디 힘내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을 응원할 테니 저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파이팅!

박희래 요즘 20대를 이른바 '삼포세대'라고 하잖아요. 대부분의 20대가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로 힘들게 살아가죠. 저 또한 많은 고민을 안고 있고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처럼 어려움이 닥치면 포기하기보다 오히려 즐겼으면 좋겠어요. 꿈을 달성하려면 스트레스가 생기게 마련이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각자의 탈출구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슬리퍼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고민을 이겨내는 창구로 실험을 선택한 거잖아요? 요리나 여행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다들 힘냈으면 좋겠어요. 저도 예쁘게 지켜봐주시고요. 파이팅!


진행=이진이 기자/ 사진=엄효용(DARI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김정수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