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은 오랫동안 뉴욕에서만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해외 공동 제작사의 도움으로 유럽 로케이션을 감행한 지 시간이 꽤 흘렀고, 이젠 그다지 그의 유럽 영화가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영국에서 찍은 ‘스쿠프(2006)’와 ‘카산드라 드림(2007)’에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찍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8)’, 그리고 이번엔 프랑스 파리다.

재미있는 건 다른 나라에서 영화를 찍을 때조차 내 고향 뉴욕에 있는 것처럼 시침 뚝 떼고 자기 스타일을 밀어붙이던 우디 앨런이 이번엔 작심한 듯 타국에 대한 보편적인 로망과 기대심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라도!”라는 19세기 말 보들레르의 외침은 21세기 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1935년생, 77세의 우디 앨런은 오랜 세월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2000년대 영화들부턴 젊은이들의 어리석음과 도덕적 판단, 생의 결단 앞에서 망설이는 태도를 보며 설교 같지 않은 충고를 슬그머니 끼워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완연하다. 그야말로 노인의 지혜다.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덤스)와 파리로 여행 온 소설가 길(오웬 윌슨)은 동경하던 이 도시의 낭만을 한껏 즐기고 싶다. 한밤중 홀로 산책에 나선 길은 자정을 알리는 시계종과 함께 신비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즉 1920년대의 파리에 도착한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살바도르 달리, 파블로 피카소, 거트루드 스타인 등 그의 예술적 영웅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리고 길은 피카소의 연인이자 모델 애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와 사랑에 빠진다. 우디 앨런의 1985년작 ‘카이로의 붉은 장미’는 엄혹한 현실에서 달아나 영화에 몰두하는 여자의 이야기였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좀 더 가벼운 남자 버전이다.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1920년대 파리라는 꿈의 시공간에서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길은 “난 미국 떠나면 못 살아”라는 약혼녀 이네즈와 “그건 현재잖아요. 현재는 지루해요”라며 환상에 머무르겠다는 연인 애드리아나 둘 중 누구도 택하지 않는다. 대신 “나의 기적을 믿기로 했어요”라는 자세로 기꺼이 자신의 환상과 현재를 동시에 긍정하는 태도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이런 도시가 없었어. 이 도시는 비 맞을 때 까무러치게 예쁘지”라는 대사와 함께 파리의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잡아내는 우디 앨런의 시선을 보노라면, 사실 영화 속 결론과는 달리 그도 내심 1920년대의 파리에서 살고 싶은 것 같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셉 고든-레빗, 앤 해서웨이, 게리 올드먼, 톰 하디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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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이 조커와 투페이스를 파멸로 이끈 전투 이후 8년이 흘렀다. 평화롭던 고담 시에 테러리스트 베인(톰 하디)이 등장해 파멸을 예고하고,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은 고뇌에 빠진다. 자신을 적으로 규정하며 배척한 고담의 불행을 지켜볼 것인가, 아니면 정의의 수호자로서 다시 한 번 목숨을 건 전투를 시작할 것인가. 막강한 육체적 힘과 뛰어난 지략까지 겸비한 베인은 배트맨이 맞이한 사상 최악의 적이다.



이웃사람
감독 김휘 출연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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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맨션의 202호 소녀가 죽었다. 그리고 열흘 간격으로 발생하는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는 전혀 잡히지 않는다. 공포에 떨던 이웃사람들은 수도세가 수십만 원인 데다 사건 발생일마다 피자를 주문하고, 사체가 담긴 가방과 똑같은 가방을 사간 102호 남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강산맨션 사람들은 두 번째 소녀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강풀의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 웹툰 ‘이웃사람’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도둑들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수현, 김해숙
[화제의 영화 미리보기] ‘다른 나라’에 대한 로망 미드나잇 인 파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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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뽀빠이(이정재)와 예니콜(전지현), 씹던껌(김해숙), 잠파노(김수현)는 한 팀으로 활동 중이다.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 마카오박(김윤석)이 홍콩에서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자고 제안한다.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김혜수)가 합류하고, 5명은 제각기 인생 역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떠난다. 한편 홍콩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4인조 도둑들은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