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공부하고, 혼자 밥 먹는 게 편한 당신

한 여학생이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매장 안을 둘러본 후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곧장 밖으로 나간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을까? 만나기로 한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였을까? 모두 땡! 그녀는 혼자 온 손님을 위한, 노트북 콘센트를 쓸 수 있는 창가 쪽 일렬 좌석이 만석인 걸 보고 다른 카페를 찾아 나간 것이다.

예전에는 푹신한 소파가 여러 개 놓인 테이블이 카페의 일등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혼자서 책도 보고 노트북도 쓸 수 있는 창가 일렬 좌석이 일등석이다. 혼자가 편한 곳은 비단 카페만이 아니다. 영화관, 공연장에서도 혼자인 관람객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혼자’는 더 이상 왕따의 상징이 아니다. ‘우리’라는 틀에 구속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자유롭고 당당하게 즐길 줄 아는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다.

>>about 나홀로족

나홀로족 = M세대


나홀로족의 증가는 사회 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첫손에 꼽히는 것은 저출산 현상. 한 명의 자녀를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형제자매 없이 홀로 자란 세대가 나홀로족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세대는 디지털 문화와 함께 성장하며 혼자 생활하는 다양한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 자신만의 시간 갖기를 중시하며, 나아가 그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공통점이 있다.
모바일(Mobile)도 나홀로족 증가의 ‘배후’로 지목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M세대와 나홀로족은 비슷한 DNA를 갖고 있다는 것. 나 자신(Myself)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나홀로족 역시 M세대라는 점이 같다.


“시간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다”

나홀로족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신과 관계없는 타인의 삶에 대해선 무관심한 편이다. 대인 관계에서 오는 삶의 피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도 한몫한다.

바쁜 현대인들로선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휴식이 될 수 있기 때문. 또 내면적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이가 많다.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김지현(이화여대 3) 씨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홀로족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가 많다”고 덧붙였다.


자발적 왕따? 나홀로족? M세대?

나홀로족을 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혼자 식사하는 사람을 ‘청승맞다’고 보는 시선이 존재하는가 하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거나 관심 자체를 두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일찍이 나홀로족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It’s none of your business(당신이 상관할 바 아냐)”라는 표현도 있듯, 혼자 시간을 보낼 때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나홀로족은 중요한 소비자군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이미 문화,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홀로족을 위한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홀로족도 좀 더 당당하게 자신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눈치 보지 않고 나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나홀로족이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좋은 정보.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고, 누구나 언제든 혼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홀로족을 위한 공간

이찌멘 신촌점
이찌멘의 바 형태의 1인석은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있어 옆 자리 손님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구조다.

메뉴는 이찌멘 세트와 가쯔동 두 종류로 가격도 저렴하다.

가게 입구의 식권발매기에서 메뉴를 골라 식권을 구매하고 자리를 정해 앉으면 순한맛, 표준, 매운맛 등 맛과 공기밥, 김치 등 추가 메뉴를 선택하는 종이가 놓여 있다.

기호대로 기입하고 호출 버튼을 누르면 종업원이 식권을 받으러 온다.

테이블마다 정수기가 작은 수도꼭지 모양으로 설치돼 있고, 뒤쪽 벽면엔 소지품 걸이가 있다. 말 한마디 없이 식사를 마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72-1(신촌역 1번 출구 현대백화점 주차장 입구 맞은편) 영업시간 오전 11시~새벽 5시 전화번호 02-333-9565


오렌지스푼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코트 스타일의 오렌지스푼에선 바 형태의 1인용 좌석이 설치돼 있다.

1호점인 구로 벽산디지털밸리에서 큰 호응을 확인하고 2호점인 가산 제이플라츠점에서는 그 수를 2배로 늘렸다고 한다.

가격대가 저렴하고 한식, 양식, 분식 등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기 때문에 나홀로족이 아닌 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점심·저녁 메뉴가 4500원. 커피, 와플, 샌드위치 등도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가산디지털단지역 7번 출구 제이플라츠빌딩 지하 1층)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전화번호 070-7730-2010


더 퍼스트 펭귄 (The 1st Penguin)
더 퍼스트 펭귄은 자기경영 카페다.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취업 코칭 등 자기 계발을 돕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1인 테이블이 잘 갖춰져 있다. 원목의자와 스탠드가 놓여 있어 개인 공부 공간으로 사용하기 좋다. 카페의 음악 소리나 이용객이 내는 소음이 싫은 나홀로족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마치 도서관 같은 분위기가 공부 효율을 높여준다.

위치 고려대점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5가 93-5(안암역 3번 출구)
이화여대점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 54-6(이대역 3번 출구)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11시 전화번호 고려대점 02-929-1120 이화여대점 02-393-1130


달과 6펜스

시끌벅적한 강남역에도 혼자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꿈꾸는 도서관 달과 6펜스’. 학생 6500원, 성인 7500원의 입장료를 내면 허브티나 유기농 커피를 무한 리필로 마실 수 있고, 최대 5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있고 싶다면 Day Free 요금(1만5000원)을 내면 된다. 북카페이기 때문에 도서관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특징. 1인용 스터디룸도 따로 있어서 좋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18-15(강남역 7번 출구)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전화번호 02-2051-3660


씨네코드 선재
씨네코드 선재는 아트선재센터 안에 위치한 상영관이다. 독립영화 상영관이기 때문에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과는 달리 1인 관객이 주를 이룬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영화뿐 아니라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전시도 열리며, 다양한 학술 강연과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혼자 생각하고 싶은 날, 지상 3층 지하 3층 건물에 전시장·소극장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 ‘씨네코드 선재’에 가보는 건 어떨까?

위치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44-2 아트선재센터 지하 1층(안국역 1번 출구) 전화번호 02-730-3200


씨네큐브 광화문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지하의 예술영화관. 씨네코드 선재와 마찬가지로 1인 관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영화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최신 화제작부터 과거의 걸작까지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영화감독과 ‘씨네 토크’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제공한다. 친구와 영화 취향이 다를 때는 고민하지 말고 혼자 씨네큐브로 가자.

위치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1가 226가 흥국생명빌딩 지하 2층(광화문역 6번 출구) 전화번호 02-2002-7770

글·사진 정지은 대학생 기자(경원대 신문방송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