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옥션·이베이 지마켓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 앞 ‘강남 파이낸스 센터’. 원래 호텔을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이 건물 34~37층엔 이베이 지마켓과 이베이 옥션이 자리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다국적 기업 이베이(ebay)의 국내 법인이지만,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매일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이베이 지마켓은 1등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놀라움을 쇼핑하다’는 슬로건 아래 해외배송, 업계 최초 무료 애플리케이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옥션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1998년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출발했다. 유통업체 중 가장 단기간 내에 연간 기준거래액 1조 원을 돌파 했으며 현재 21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박희나, 박희영 두 대학생 기자와 이베이 지마켓·이베이 옥션에 방문했다. 탐방 직후 두 대학생 기자는 ‘입사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그들을 반하게 한 것일까. 지금부터 이베이 세상에 접속해보자.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엘리베이터가 34층에 멈췄다. 이푸르네 인사팀 부장과 홍보실 직원 2명이 기자단을 맞이했다. 알록달록한 ‘ebay’ 로고가 새겨진 로비를 지나는 길목엔 회의실로 보이는 공간이 군데군데 있었다.

주로 오픈 마켓의 판매자와 미팅을 하는 데 쓰이는 장소라고 한다. 그 외에도 회사 지원부서와 직원 휴게실, 지난해 론칭한 가격비교사이트 ‘어바웃’ 등이 같은 층에 자리하고 있다.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회사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베이 지마켓과 이베이 옥션은 한 식구이면서 경쟁 관계라는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각각 2009년과 2001년에 이베이 그룹에 인수되었는데 기존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색깔을 잘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이베이 지마켓과 이베이 옥션은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1, 2위이고, 매출액은 세계 이베이 그룹에서 미국, 유럽에 이어 3위의 규모이다. 상호명은 8월 말부터 ‘이베이 코리아’로 통합될 예정이다.

‘로컬에 기반한 글로벌 회사’가 이베이 지마켓·이베이 옥션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다. 기업 문화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외국계 기업이지만 회사엔 외국인이 한 명도 없다.

국내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외국계 기업의 유연성이 접목됐다. 상하관계로 이뤄져 있지만 업무를 할 때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진다. 상사는 보스가 아닌 파트너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각자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개인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직접 기획하고 실현해볼 수 있는 업무 환경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소사장이다’는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역량만 있다면 얼마든지 능력을 펼칠 수 있고, 그에 따라 인정과 보상을 받는 환경이다.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또한 이베이 그룹 안에서 스스로 커리어 로드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회사 내에서 분야를 바꿀 수 있고 세계 이베이 그룹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될 수도 있고, 서울에 있는 이베이 그룹 아시아 본부로도 많이 진출한다.

이런 목표-성과 시스템과 승진 제도 등이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이 밖에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영세 상공인에게는 매출 창출 통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비즈니스’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인터뷰 후 기자단은 34층에서 37층까지 순서대로 탐방을 이어갔다. 35층엔 이베이 옥션이, 36층엔 이베이 지마켓이 있었다. 37층 전체는 ‘테크 조직’이 사용하고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니터가 먼저 보였다. 트래픽과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곳으로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유일하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었는데 그만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는 보안이 중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짱짱한 복지 ‘최고야’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대학생 기자가 ‘입사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직원들을 위한 여러 복리후생에 대해서 들을 때였다. 우선 아침을 거르는 이들을 위한 아침 식단. 샌드위치, 과일, 떡, 김밥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음료수와 직접 내려먹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도 층마다 구비돼 있다.

5년에 한 번씩 제공되는 유급휴가 제도도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휴가 기간은 한 달. 물론 월급도 빠짐없이 나온다. 이 기간을 이용해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오거나, 요리사 자격증 등 평소 관심 있었던 공부를 하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잘 쉬고 즐겁게 일하라는 취지에서 주는 재충전 기회다.

매년 100만 원가량의 ‘쇼핑 지원금’도 인기 최고. 쿠폰, E-머니 형태로 지급돼 지마켓, 옥션 홈페이지에서 뭐든 구입할 수 있는 제도다. 이푸르네 인사팀 부장은 “과일 하나까지도 이걸 이용해 산다”고 말했다. 특가 판매되는 상품이 있을 땐 미리 직원들에게 귀띔해준다고.

또한 연간 140만 원 내에서 교육, 건강, 문화 등 각종 자기 계발에 쓸 수 있는 선택적 복리후생 제도가 있다. 솔로 직원의 경우 결혼정보업체 가입 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밖에 주택자금은 무이자로 대출이 되고, 본인 외 부모까지 의료실비보험 혜택이 주어진다.

여성들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도 인상적이다. 멘토·멘티 프로그램과 여성 리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성 휴게실을 따로 두고 있다. 여성 직원은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편인데 출산 후에도 대부분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고 한다.

기자의 눈이 가장 커졌던 대목은 자사주 무상 제공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톡옵션과는 별도로 전체 임직원이 혜택을 받는다. 입사와 동시에 신입사원에게 130주가 지급되고 승진, 재무 성과 등에 따라 거의 매년 일정 수의 이베이 주식을 부여받는다. “다른 외국계 기업에서는 거의 운영하지 않는 제도”라고 박지영 이베이 옥션 홍보팀 과장은 힘주어 말했다.

이것은 이베이 그룹 본사의 복리후생이 적용된 데다, 기존의 지마켓과 옥션이 이베이 안에서 만나면서 서로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직원 복지와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 등이 반영돼 직원 이직률은 8% 정도로 낮은 편이다.

대다수 외국계 기업이 그렇듯 이베이 지마켓·이베이 옥션도 경력 위주의 채용을 하는데, 비즈니스 확장에 따라 최근 2년간 신입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상반기 공개 채용은 마무리가 됐고 하반기 채용은 9월로 예정돼 있다.


[인사 담당자와 솔직 토크] 이푸르네 인사팀 부장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Q 하반기 채용 계획은?

A 마케팅, 카테고리 매니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부문에서 모집을 한다. 서류 전형과 두 차례 면접 전형이 있다. 1차 실무 면접은 PT 면접이다. 사전에 과제를 주면 10~15분 분량으로 준비해 임원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실무 테스트도 겸한다. 2차 면접은 부사장 등이 참여한 임원 면접이다. 조직에 잘 맞는지 인성 부분과,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때 영어 면접이 함께 진행된다. 자유 주제로 5분간 얘기하면 된다.

Q 실력은 어느 정도를 요구하나?

A 영어 점수에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점수보다는 의사소통 능력이 더 중요하다. 모든 직원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다. 포지션에 따라 필요로 하는 실력이 다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팀장 이상으로 승진하려면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Q 어떤 인재를 선호하나?

A 소사장처럼 일한다는 것은 개인이 비즈니스 전략이 강하고 기획을 하고 실행까지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열정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스트레스에 강해야 한다. 지원자 중에는 오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접 쇼핑몰을 운영해본 사람도 많다.

이런 경험이 필수는 아니지만,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확실히 실무 PT를 더 잘한다. 평소 온라인 마켓에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 전공은 크게 상관없다. 학점, 학과 등으로 탈락시키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를 모두 꼼꼼히 읽어본다. 이베이에 꼭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잘 써야 한다. 경쟁률은 올 상반기 기준 100 대 1 정도다.

Q 도움될 만한 활동이 있다면?

A 요즘엔 대학 동아리가 많다. 직접 비즈니스 전략을 세워보거나 온·오프라인 매장 운영, 아르바이트 등을 해보면서 어떻게 판매-구매가 이뤄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보는 활동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베이 지마켓·이베이 옥션에 물건을 올려서 직접 팔아보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물건이 잘 팔릴까를 고민하게 할 것이다. 채용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recruit.ebaykore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학교 리크루팅, 코트라 외국계 회사 설명회 등에 참가할 계획이니 이를 활용해도 좋겠다.


[기업 탐방] 800명의 소사장이 일하는 곳…젊고 유연한 ‘이베이’에서 ‘놀라움을 경험하다’
기업 탐방 후기


박희나 대학생 기자(한국외대 노어 4)

“우와!” “진짜요?” “완전 좋다” “아~ 다니고 싶다”. 이번 이베이 옥션·이베이 지마켓 탐방에서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아닐까 싶다. 입사와 동시에 지급되는 주식, 온라인 쇼핑 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복리후생 제도, 아침 식사 제공, 육아휴직 보장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았다.

신입사원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열린 근무 환경도 좋아 보였다. 회사 내에는 좋은 멘토들이 있으며 개인의 커리어를 잘 쌓으면 임원으로 승진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직률이 낮은 것만으로도 이베이가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업 탐방을 계기로 이베이에 입사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인사 채용 담당자와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만남을 가지면서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저 이베이 다녀요!”

박희영 대학생 기자(원광대 행정 3)

맛있는 커피, 빵과 함께 3명의 직원이 기자단을 맞이했다. 채용 방식, 인재상, 복리후생, 업무 내용 등 전반적인 기업 상황에 대해 알았고, 이베이 옥션과 이베이 지마켓의 빠른 성장 과정을 지켜본 직원들의 뿌듯함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왜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평소 다른 분야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대우와 근무 여건, 직원들의 소명의식을 보면서 이베이에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베이 코리아’로 정식 출범하면 더 강한 조직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