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아르바이트의 모든 것

중간고사가 끝났지만 복학생 A씨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오랜만에 친구와 술도 마시고 관심 상품으로 등록해둔 신발도 사고 싶지만 통장 잔고에는 자판기 커피값만 찍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구입한 스마트폰 요금으로 용돈의 3분의 1이 빠져나간 것이 원인.

게다가 일주일 후면 여자 친구와 만난 지 100일이다. A씨의 얄팍한 지갑을 묵직하게 채워줄 아르바이트는 없을까. 최저 시급 4110원의 몇 배를 벌 수 있는 ‘레어(rare) 등급’ 아르바이트가 있다. 하루 일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주급을 벌 수 있는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모두 모았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짠돌이’ 알바는 이제 그만!

스마트폰 열풍이 아르바이트 시장에도 훈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이폰을 주제로 한 이색 아르바이트가 등장했다. ‘아이폰 레슨 아르바이트’, 일명 아이폰 과외로 통하는 이 아르바이트는 아이폰에 내장된 기본적인 앱과 기기 사용법, 수만 가지의 앱 중 의뢰자에게 꼭 맞는 것을 찾아서 가르쳐주는 일 등을 한다.

특성상 개인교습으로 이뤄지며 보통 7000원 ~1만 원 정도의 시급을 받는다. 재택근무로 이뤄지는 ‘아이폰 테스터 아르바이트’는 일당 4만 원을 받는다. 자유롭게 문자를 발송하며 테스트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테스트 후에는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며 아이폰 사용자 친구가 있거나 커플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우대한다. 아이폰 레슨·테스터 아르바이트는 희망 이력서를 구인 사이트에 올리거나 수시로 관련 모집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인터넷 쇼핑몰이 늘어나면서 피팅 모델은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귀족 대우를 받는다.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과 알바천국에 올라온 피팅 모델의 시급은 평균 6000원. 업체에 따라 1만 원에서 최고 4만 원의 시급을 주는 쇼핑몰도 있다.

피팅 모델 여자는 대개 55사이즈 이하 165cm 이상의 신체 사이즈를 요구하며 남자의 자격 조건은 95사이즈 이상, 175cm 이상이다. 늘씬하지 않아도 피팅 모델을 할 수 있다.

빅 사이즈를 취급하는 쇼핑몰에서는 여성은 66사이즈 이상, 남성은 110사이즈 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175cm 이하의 키 작은 남자를 대상으로 한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도 있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영화, 드라마, CF 등에 출연하며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촬영 스케줄에 따라 집결시간이 새벽이나 늦은 밤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선호한다.

사극 촬영은 주로 지방에서 이뤄진다. 사극 보조 출연자들은 보통 A조와 B조로 나눠 밤에 버스를 타고 지방 촬영지로 내려간다. 촬영복은 현장에서 지급된다. 현대극의 경우 검은색 정장과 깔끔한 복장 각각 한 벌씩을 준비해 가야 한다.

현대극은 하루 4만5000~9만8000원, 사극은 6만~12만 원 수준이다. 촬영이 길어지면 시간에 따라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단, 보조 출연 대행사에 따라 시급과 일당은 다를 수 있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마루타 알바’로 통한다. 하지만 생동성 시험 약품은 병원, 약국에서 처방·조제·투약되고 있는 안전성이 입증된 약품으로 대부분이 인체에 무해하다. 신약에 대해 실시하는 임상실험과는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전성이 의심된다면 최저 급여 수준(20만 원)의 생동성 시험이 적당하다. 시험은 보통 1박 2일에서 2박 3일로 진행되며 병원에서 실시한다. 약품을 경구 투입한 후 정해진 시간마다 채혈을 한다.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의 카데타(삽입호수)를 팔에 꽂고 채혈하므로 이동이 자유롭다. 사례비는 20만 원에서 최고 70만 원까지 다양하며 시험 약품, 기간에 따라 다르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능력자’의 알바는 시급도 다르다

PT 디자인 아르바이트는 주로 의뢰인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제작해 주는 일을 한다. 학과 수업에 필요한 PT, 아이디어 공모전을 위한 PT, 중소기업의 사업 프로젝트 PT제작 의뢰 등 그 내용도 다양하다.

최근 기업 채용 전형에서 PT 면접이 늘어남에 따라 PT 과외를 구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PT 디자인 아르바이트는 따로 정해진 시간이 없어서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다. 능력에 따라 급여를 올려 받을 수 있으며 취업준비생이라면 자신의 PT 면접을 준비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시급은 다양하다. 학과 수업에 관한 PT의 사례비는 의뢰인의 학과에 따라 다르다. 아이디어 공모전, 사업 프로젝트를 위한 PT는 시간당 1만 원에서 2만 원 이상이다. 장당 1만 원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PT 과외는 한 달간 주 2회 2시간에 30만 원 수준이다. 시급으로 따지면 약 1만8000원.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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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영어, 중국어, 일어와 같은 외국어에 자신 있는 대학생이라면 통·번역 아르바이트가 제격이다. 통역 아르바이트는 시간에 따라 3만~7만 원의 일당을 받는다.

해외에 거래처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의 전화 인터뷰, 국내로 출장 온 외국인을 상대로 간단한 여행 가이드 등이 주 업무다.

번역 아르바이트는 A4 1장당 5000~1만 원 수준의 번역료를 받는다. 전문번역업체에 이력서를 내면 간단한 평가를 거친 후 전공과 능력에 맞는 일을 맡을 수 있다.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외국어 실력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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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르바이트 시장의 터줏대감이다. 70년대에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며 나라에서 금지했던 사연(?) 깊은 아르바이트.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과외는 공급만큼 수요도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선불. 보통 중학생 주 2회 2시간에 20만~30만 원, 고등학생 주 2회 2시간에 40만~50만 원 수준이다. 초등학생은 15만~20만 원이다.

과외전문 사이트, 과외알선업체, 각 대학교 게시판, 지인을 통해 과외를 얻을 수 있다. 과외전문 사이트의 경우 1만 원 안팎의 광고비가 들고 과외알선업체는 첫 달 수업료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뗀다.

하지만 단기간에 과외를 구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학교 게시판과 지인을 이용하는 방법은 이러한 돈이 나가진 않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최근 기업에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이색 마케팅이 유행이다. 일명 노이즈 광고 효과를 기대하고 ‘이색 마케팅 도우미’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다.

한때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홍대 계란녀’ ‘압구정 사과녀’ ‘테헤란로 피켓남’ 등은 모두 이색 마케팅 도우미들이다.

이들의 홍보 전력은 말 그대로 독특하다.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면 춤을 추고 눈에 띄는 의상을 입고 거리에서 물건을 팔며 기업 홍보 문구가 적힌 피켓을 보행자들 사이에서 현란하게 돌리기도 한다.

이런 이색 마케팅 도우미의 일당은 5만~10만 원 수준이다. 쇼맨십이 강하거나 남다른 끼와 재능이 있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고액 아르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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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PT 디자인의 고수’ 이혜란 씨

‘용돈·경험·지식’을 한 번에

한동대 산업정보디자인학부에 다니는 이혜란(25) 씨는 대학생이지만 ‘PT 디자인의 고수’로 통한다.

교내 마케팅 학회에서 PT 실력을 쌓으며 여러 공모전에 나가 입상한 경력이 있다. 그는 “공모전에서 입소문이 나자 PT 디자인을 의뢰하는 주문이 쇄도했다”며 “PT 디자인 알바를 하면 돈 이상의 소득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PT 디자인 알바는 주로 무슨 일을 하나요?

PT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효과적인 정보 전달입니다. 해당 PT의 콘셉트에 맞는 컬러 선정, 전략의 시각화 작업을 주로 합니다. 이를 위해서 디자이너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흐름을 숙지하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디자인뿐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알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주로 광고 기획서나 프로모션 공모전과 같은 마케팅 분야의 PT 디자인을 했습니다. 마케팅 지식은 덤으로 얻을 수 있었어요.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니 의견 맞추기가 제일 어려워요. 할당 업무가 많을 때는 도서관에서 의자를 연결해놓고 쪽잠을 자기도 했어요. 하지만 PT 디자인 알바를 하면 돈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어떤 조직이든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또 PT의 내용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지식의 폭도 넓어져요.

PT를 잘 만드는 요령이 있나요?

PT는 잘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흥미 요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글로 장황하게 만들면 안 돼요. 도표나 다이어그램같이 간단한 그림 몇 개만으로도 효과적인 PT를 만들 수 있죠.

친구들이 PT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이렇게 대답해줘요. “잘 만든 그래프나 도표, 다이어그램 하나가 열 마디 말보다 낫다”고요. 스토리텔링이나 기승전결의 구조로 PT를 구성하면 효과적이에요.

보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알바 세상] 일당 20만원 ‘마루타 알바’를 아시나요?
PT 디자인 알바는 보통 장 단위로 계산합니다. 최근에는 바빠서 알바를 하지 않지만 많이 할 때는 장당 1만 원 정도를 받았어요. 공모전처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는 팀에 할당된 돈을 1/n로 나눕니다.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디자인과 경영을 복수 전공하고 있어요. 두 학문의 융합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는 관련 대학원 진학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재훈 인턴기자 hymogood@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