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게 등록금은 만만치 않은 지출 항목이다. 부모 지원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학비를 감당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생의 주 수입원은 아르바이트와 과외 정도가 전부다.

만약 ‘장학금’을 받으면 어떨까. 지원 규모가 큰 재단 장학금을 받는다면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일정 성적만 유지한다면 졸업할 때까지 학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 학비는 내 손으로!]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교외 장학금’ 수두룩
아쉬운 점은 아무한테나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만히 앉아서는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장학 재단의 성격이 각기 다른 만큼, 나에게 맞는 장학금을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두을장학재단

‘대학 1학년 여대생’만 신청 가능

두을장학재단은 여성에게만 장학 혜택을 주고 있다. 대학 1학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30명씩 선발해 학비 전액과 학기당 30만 원의 자기 계발비를 지원한다. 매해 8월경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받고 있다.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1학기 평균 학점이 3.5 이상(4.5 기준)이면 신청 가능하다. 장학생이 된 후 일정 성적을 유지하면 졸업할 때까지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학생을 선발할 때는 생활환경을 우선적으로 본다. 또 이공계 혹은 고시 준비생을 우대한다. 그렇다고 성적과 가정 형편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소개서부터 꼼꼼히 준비해야 치열한 경쟁을 뚫을 수 있다. 면접에서는 동아리 활동, 특이 사항을 체크하고 전공 관련 질문도 한다. 인성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라고 재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국여학사협회

‘여성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

여자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이 있다. 한국여학사협회가 지원하는 장학금이 그것. 1, 2학기 각각 10명 내외로 선발해 1인당 100만 원가량을 지원한다. 학기 시작 전, 2월과 7월에 지원서를 받고 면접 없이 서류 심사를 통해 장학생을 선발한다.

갈수록 지원자가 늘어 올해 1학기에는 120명, 2학기에는 152명이 경쟁을 했다.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선발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원하는 사람이 대부분 기본 요건을 충족한 상태여서 위원회의 고민도 늘고 있다고 한다.

살짝 팁을 공개하자면 과학, 환경 분야 장학생이 많다. 또 성적이 비슷한 경우 ‘논문 주제’를 참고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 선발에 유리하다고.

KT&G장학재단

‘순수 인문학·자연과학 분야’에 한해 지원
[내 학비는 내 손으로!]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교외 장학금’ 수두룩
KT&G는 매년 상반기에 순수 인문학 분야와 자연과학 분야 석·박사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12월에서 다음 해 1월 사이에 선발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최대 지원 기간은 석사 2년, 박사 4년이다. 지원 대상자는 입학 허가를 받은 대학원 진학 예정자로 나이 제한은 없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목표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 가산점을 주고 있다. 지원서에 체크하는 기초수급대상자, 차상위 계층, 국가유공자 등 여러 항목을 반영한다. 1차 서류 전형에서는 성적뿐 아니라 각종 어학 성적, 수상·연구 실적, 봉사활동과 여러 대외 활동을 모두 참고한다.

특이한 점은 면접에 5분 내외의 프레젠테이션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향후 기초 인문학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 심사위원을 구성해 학업계획서를 꼼꼼히 점검한다. 전공만 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면접 때 이를 중점적으로 질문하고 있다.

농협문화복지재단

‘농업인 혹은 농업인 자녀’ 지원

농업인 자녀이거나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농협이 주는 ‘인재육성 장학금’을 노려볼 만하다. 대학 1학년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해 일정 성적을 유지하면 졸업할 때까지 지원한다. 놀고만 싶은 1학년 1학기에도 성적 관리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올해의 경우 전국에 있는 농협 시·군 지부가 추천 위원회를 구성해서 다시 중앙으로 추천을 했다. 지원하고 싶은 학생은 지역 농협에 직접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장학생은 오로지 성적순으로 선발한다. 해마다 기준이 변경되긴 하지만 대체로 수능 또는 내신 점수와 대학 1학년 1학기 성적을 반영한다. 관련 공지 사항은 매년 2월경 지역 농협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장학재단

‘기초자연과학 전공자’ 주목
[내 학비는 내 손으로!]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교외 장학금’ 수두룩
롯데장학재단의 특징은 기초자연과학 전공자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화학, 물리, 수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5개 분야 학부 또는 대학원생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1년 단위로 재선발을 하지만 한번 장학생이 된 후 성적을 유지하면 대학원 과정까지 연계가 가능하다.

등록금 실비와 학기당 최대 50만 원의 교재비가 지급된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지원할 수 있고 성적은 100점 만점에 85점 이상을 갖춰야 한다. 가정환경은 재산세 중 토지 건물에 관한 항목을 반영한다. 현재 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이 항목이 0인 경우가 많다. 즉 부모 소유의 아파트 또는 토지가 없다는 말이다.

대학은 서울 8개와 지방 4개 국립대학에 한정한다. 서울의 경우 대학 평가 순위를 참고해서 학교를 선정한다. 지방대학은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경북대다. 12월 말과 6월 말에 해당 대학을 통해 공고를 내고 학교의 추천을 받은 후 서류 전형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지난 8월 수여식에 참여한 장학생은 532명이었다.

STX 장학재단

‘나라에 기여할 인물’ 선발
[내 학비는 내 손으로!]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교외 장학금’ 수두룩
STX장학재단의 강점은 ‘거액’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장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학비 전액과 매달 50만 원의 용돈을 주고 있다. 그만큼 경쟁은 대기업 입사 못지않게 치열하다.

지원자는 가정 형편이나 뛰어난 재능, 미래 비전 등 자신만의 차별점을 어필해야 한다. 학업계획서에 목적의식을 뚜렷하게 나타내야 서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단 관계자는 “자기소개서 분량을 채우지 않는 학생도 많은데 내부에서 2~3회에 걸쳐 꼼꼼하게 읽는 만큼 자기소개서를 충실히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석으로 장학생이 된 고려대 국제학부 3학년 김승렬 씨는 “앞으로 나라에 기여하는 인물이 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비전을 품게 된 계기와 현재의 노력을 밝히고 부족한 부분은 솔직히 드러내면서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선발 인원은 매해 50명 이내이고 모집 공고는 12월 말 홈페이지에 올린다.

LG장학재단

‘이공계 분야 인재’ 60% 이상 선발

LG장학재단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들에게 연간 약 7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매년 50여 명의 장학생을 신규 선발하고 있다. 지원내용은 1인당 등록금 전액과 학기별 교재비 30만 원이다.

선발 시기는 매년 5월경. 각 대학의 추천을 받은 후 서류 심사를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인문 사회 분야, 자연계 분야의 일반 대학원 석사 또는 박사 과정 1년차 1학기 재학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석사 과정은 학부의 평균 성적이 반영되고 박사 과정은 학부와 석사 평균 성적이 100점 만점 환산 시 85점 이상이 돼야 한다. 또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합한 금액이 10만 원 이하인 학생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성적과 재산 상황을 모두 고려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형편이 더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또한 전체 인원의 60%를 이공계 분야 인재로 선발하고 있다.
[내 학비는 내 손으로!] 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교외 장학금’ 수두룩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