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보다 얼굴이 앳됐다. 사춘기 소녀처럼 사소한 것에도 까르르 웃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달랐다. 눈빛은 강렬했고 몸짓은 가벼웠다.
이제 막 모델의 세계로 입성한 박신애는 그랬다.
[Fashion Specail] 신예의 신애
올해 25살이죠. 20대 초반, 그러니까 대학교 때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교는 점수 맞춰 들어갔어요.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1, 2학년 때 친한 친구들이 편입으로 학교를 빠지게 되면서 학교생활마저 흥미가 없어졌고요. 오히려 3, 4학년 때 친구들이 많이 생긴 편이에요. 여느 대학생처럼 살았어요. ‘졸업해서 취업해야지’ 그렇게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네요.
네. 그러다가 졸업을 1년 앞두고 모델 분야에 관심이 생겼어요. 특이하게 제가 20살 이후로 키가 커졌거든요. 게다가 아는 동생이 저보고 모델하면 잘할 것 같다고 부추겼어요. 결심을 굳힌 후 아카데미를 알아봤죠. 처음엔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는데 계속 졸라서 다닐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3개월 과정을 수료했죠.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이하 도수코)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도수코는 모델 지망생이라면 다 출연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에요. 저도 원래 관심 있게 봐 왔고요. 사실 시즌 3 때도 지원을 했었는데 오디션에 가지 않아서 기회가 날아갔어요.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결국 한 번 더 도전하게 됐죠.


도수코에서 많은 화보를 진행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푸켓 촬영이죠. 그곳에는 벌레도 많고 뱀도 많았어요. 촬영하는데 중반 때부터 해가 빨리 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걸 ‘빨리빨리’ 진행했죠. 그 와중에 오중석 포토그래퍼는 발을 다치셨고요. 뱀을 몸에 감고 찍을 때 무섭진 않았어요. 물론 다른 친구들도 무서워하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무서워할 정신도 없었어요. 사진이 더 중요하니까. 대신 뱀이 엄청 무겁더라고요. 그건 힘들었어요.
[Fashion Specail] 신예의 신애
그런 힘든 촬영을 같이 하면 동료 출연자들과 끈끈해질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다른 시즌 때 출연자들보다 더 친한 거 같아요.(웃음) 얼마 전에는 MT도 다녀왔어요. 특히 (정)호연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류)예리 언니도 자주 만나는 편이고요. 사실 누가 더 좋고 덜 좋고 이런 건 없어요. 한 달 반 동안 숙소에 같이 지내면서 모두 정든 거 같아요.


패션계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나와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네, 맞아요. 실제로 뵈니 다 좋은 분들이었어요. 특히 한혜연 실장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도와주셨어요. 항상 옆에서 같이 계셔 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 TV에서 서글서글하게 나오는 장윤주 언니는 실제로도 성격이 참 좋아요. 옆집 언니처럼요. 뿐만 아니라 정욱준 디자이너님과 이혜주 편집장님께도 많이 배웠죠. 이렇게 말하니 뭔가 수상 소감 같네요.(웃음)


도수코에서 초반에 연이은 우승을 거머쥐고 최초로 A컷 2개가 나올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어요. 우승을 예상했을 것 같아요.
전혀 우승을 예상하진 못했어요. 처음으로 1등을 했을 때는 ‘이건 뭔가?’ 싶었고, 두 번째로 1등 했을 때는 ‘내가 좀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으니까요.(웃음) 톱3 안에는 꼭 들고 싶었는데 톱5에 그쳐서 많이 아쉬워요. 하지만 제 능력이 부족했던 거니까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였죠.
[Fashion Specail] 신예의 신애
자신만이 가진 모델로서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고백하자면 제 눈이 콤플렉스였어요. 그래서 사진 찍는 것, 찍히는 것 다 싫어했어요. 하지만 도수코에 출연하고 나서 제 눈이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죠. 그 뒤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 눈이 매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도수코 나가기 전에는 그냥 런웨이에 서는 게 좋았는데 출연 후에는 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화보 촬영이 더 좋아졌어요.


화면에서 본 것보다 더 마른 것 같아요. 몸매 관리 비결이 있나요?
모델은 무조건 안 먹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뿐만 아니라 다들 진짜 잘 먹어요. 특히 호연이는 고기 킬러예요.(웃음) 대신 관리할 때는 열심히 하고, 몸을 쉬지 않고 움직이죠.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면 감행해야 하고요. 저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요. 별거 아니지만 은근히 도움 되는 거 같아요. 몸도 유연해지고.


따라하고 싶은 롤모델이 있나요?
장윤주 언니가 롤모델이에요. 키가 크지는 않지만 런웨이나 화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특히 도수코에서 직접 만나 뵈니 성격이 좋아서 더 빠져들었어요.
[Fashion Specail] 신예의 신애
향후의 계획을 알고 싶어요. 소속사라든가, 활동 방향이라든가.
물론 에이전시에 들어가고 싶죠. 하지만 무작정 아무 데나 들어가는 것보다는 저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게 우선이에요. 사실 지금까지는 모델이라는 직업의 맛만 본 거 같아요. 꾸준히, 할 수 있는 만큼 활동할 예정이에요.


모델을 지망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모델은 타고난 신체적인 조건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돼요. 끼가 있는 사람이 성공하겠지만 그게 부족하다고 느끼면 열심히 해서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야죠.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지 말고요.


진행 이동찬 기자 │사진 신채영(그라피스튜디오)│모델 박신애│헤어&메이크업 김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