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첨삭 50만 원, 면접 컨설팅 80만 원…. 입이 떡 벌어지는 고액 취업컨설팅이 취준생을 유혹하고 있다. 공채 시즌이 되면 유명 컨설팅 업체는 상담 예약조차 기다려야 하는 상황.
탈락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취준생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카드를 긁는다.
여기서 잠깐! ‘나도 한번 해봐?’ 하며 흔들리는 당신에게 묻는다. 그들이 너를 어디까지 책임질 것 같니?
[고액 취업컨설팅의 세계] 200만 원 내면 취업까지 토털 케어?! 직접 받아보니…
“취업컨설팅 받아보신 분 있나요?”
“취업컨설팅 업체 추천 좀 해주세요.”

최근 들어 대학생 커뮤니티나 취업 관련 사이트에는 취업컨설팅에 관한 문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취준생들이 컨설팅 업체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기심에 알아보기 시작했다가 높은 비용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수십만 원의 자소서 첨삭 서비스는 약과다. 면접 컨설팅까지 받을 경우 비용은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그 가격을 지불하고 오매불망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면 상이라도 줘야 할 터. 문제는 취업컨설팅을 받는다고 무조건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4월 1일 취준생 카페의 핫 이슈 ‘취업컨설팅’을 접하다

“컨설팅을 받고 싶은데, 미리 받아본 솔직 후기 부탁드려요.”
“컨설팅 업체 어디가 좋을까요? 비용 때문에 고민.ㅜㅜ”
취준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서 ‘취업컨설팅’ 키워드를 입력하자 수많은 글이 쏟아져 나왔다. 광탈에 지쳐 취업컨설팅을 받으려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가 수두룩한 것. “취업컨설팅 덕분에 취업했다”는 댓글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수십 개의 글에 똑같이 달려 있는 ‘댓글 알바’였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취업컨설팅이 효과가 없다’며 비판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업컨설팅 받았는데 잘하는 사람만 엄청 칭찬하고… 자신감 하락” “모 기업에서는 레고 면접도 있다며 아는 척하더니 제가 그 면접에 참가했었다고 말하니 단둘이 있을 때 면접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 모습” 등 미덥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4월 2일 취업컨설팅 전화 상담… ‘수수료’ 부르는 게 값

포털사이트에 ‘취업컨설팅’을 검색해봤다. 취준생 카페에서 자주 보았던 유명 컨설팅 업체들이 상위에 링크됐다. 그중 한 업체의 사이트에 접속했다. ‘90% 이상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OOO 대표 컨설팅 프로그램’이란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행 실적’란에는 굴지의 대기업 로고 수십여 개가 링크돼 있다. 1:1 토털 케어부터 자기소개서, 면접 등 다양한 컨설팅 프로그램 소개를 훑어본 뒤 명시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자기소개서 첨삭만 하면 45만 원입니다. 하루 2시간씩 3일간 수업을 듣고, 자소서 첨삭은 온라인으로 1개월간 진행되고요.”

경쟁사 격인 또 다른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취업서류 컨설팅 비용은 2회, 총 4시간에 52만 원. 이곳에서는 자소서 작성의 가이드라인을 알려주는 식으로 컨설팅이 진행된다고 했다. 취업 관련 서류와 면접 컨설팅을 함께 받을 경우는 99만 원이라는 소개도 받았다.

이외에도 몇 개 업체에 연락을 더 해보니 컨설팅 수수료는 말 그대로 천차만별, 제각각, 부르는 게 값이었다. 자소서 첨삭 서비스의 경우 최하 16만5000원에서 50만 원대까지 다양했다. 한 업체의 경우 ‘여행사를 지원한다’고 하자 “우리가 여행사 전문인 걸 어떻게 알았느냐. 빨리 등록하라”며 홍보 자료를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4월 5일 비밀 컨설팅 업체 접선! “어떻게 알고 전화했나요?”

취재를 위해 지인 네트워크를 가동, 취업컨설팅 업계에 연이 있는 사람을 수소문한 결과 ‘소규모로 비밀리에 운영되는 곳’이라는 OOO컨설팅 업체를 소개받았다. 이른바 소수정예 비밀 컨설팅 업체인 셈. 전화를 걸어 컨설팅 프로그램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니 대뜸 “어떻게 알고 전화했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아는 선배가 여기서 컨설팅을 받고 추천해줬다”고 말하자 그제야 의심을 풀고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해서는 “전화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결국 직접 방문하기로 하고 날짜를 잡았다. 밀린 상담이 많아 면대면 상담은 7일 후로 잡혔다.



4월 12일 비밀의 문을 두드리다

상담을 위해 방문한 OOO컨설팅 업체는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 위치해 있었다. 내부는 작은 학원과 같은 느낌. 몇 개의 강의실을 지나 가장 안쪽의 사무실로 안내받았다. 6개의 책상이 있는 사무실에는 ‘컨설턴트’라 불리는 이들이 앉아 있었다. 그중 한 컨설턴트와 마주 앉았다.
“수강료는 200만 원이에요. 취업이 될 때까지 케어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돼요.”
“‘될 때까지’라면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도와주시는 건가요?”

“아, 1년 기준이에요. 상반기, 하반기, 다음 해 상반기까지 총 3회 컨설팅이 들어가요. 그 정도면 취업할 수 있지 않나요? 취업이 되면 200만 원을 추가로 더 내시면 되고요.”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200만 원은 ‘본인의 실력에 비해 좋은 곳에 취직했을 경우’라고 했지만 그 기준은 모호했다. 그는 “사실 성과급과 같은 개념으로 지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사가 소송에서 이기면 성공 수당을 따로 받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이야기다.

“저희는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불러서 모의 면접도 보게 해드려요. 저희 쪽이랑 연계된 담당자들이 많으니 걱정 마세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취업 확률이 높은 사람들만 받게 해드려요.”

“이런 스펙으로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하나?”

컨설턴트의 입담은 화려했다. “이런 스펙으로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하느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다가도, 등록만 하면 당장이라도 취업을 시켜줄 것처럼 희망적이고 달콤한 말을 던졌다. 컨설팅을 체험했던 한 취준생이 온라인 카페에 올린 “과외 알바를 할 때 입에 발린 이야기로 학생 부모님의 환심을 샀던 경험이 떠올랐다”는 후기가 그제야 이해가 됐다.

실제로 취업컨설팅 업체들은 대놓고 ‘화려한 언변’을 컨설턴트의 자격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 업체의 컨설턴트 모집 공고에는 ‘언어 구사력 높은 분’을 우대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

게다가 그들이 어떤 이력을 가지고 컨설팅을 하는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 흔히 휘황찬란한 대기업이 파트너라며 홍보하지만,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결국 컨설팅 업체의 말만 믿고 많게는 수백만 원의 비용을 내고 미래를 맡겨야 한다는 것. 진정 취준생의 입장에서 취업을 돕고 책임져 주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전화 또는 상담을 통해 만난 컨설턴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지원자 본인이 하기 나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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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4개월간 취업컨설팅 받아보니…” (김OO 씨, 男)
2012년 3월에 처음 취업컨설팅을 알게 된 김 씨는 그동안 3개 업체에서 4개월 동안 컨설팅을 받았다. 자소서를 좀 더 세련되게 쓰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고.

Q 취업컨설팅의 효과는?
취업의 방향을 잡아주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요. 컨설팅을 받는다고 ‘무조건 합격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죠. 저 역시 컨설팅을 받은 후에도 계속 낙방해서 온라인 카페에 푸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차근차근 취업 준비를 해온 사람이라면 자신의 부족한 틈을 컨설팅으로 메워보자고 생각하면 돼요. 하지만 준비과정 없이 무조건 컨설팅 업체를 찾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Q 비용이 적정한 수준인가?
직접 컨설팅을 받아본 입장에서 보자면 서비스에 비해 비싼 편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요즘 들어 업체가 제시하는 비용 수준이 점점 오르는 추세거든요. 높은 비용에 걸맞은 서비스 개선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Q 취업컨설팅 업체 선택 시 주의할 점은?
인사부서 근무 경력을 내세우는 업체가 많은데, 실제로는 기업에서 근무해본 적 없는 사람이나 관련 경력이 몇 년 되지 않는 사람도 컨설팅을 한다고 들었어요. 취업이 어려워지고 수요가 늘어나니 취업컨설팅 업체가 많아지는 것인데, 괜히 돈만 날리지 않도록 업체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전문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별이 점점 어려워지니 큰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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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취업컨설팅 직접 받아보니
20만 원 자소서 컨설팅의 실체는…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있다는 서울 강남의 취업컨설팅 업체. 자소서 컨설팅을 의뢰하자 업체의 직원은 “20만 원의 컨설팅 수수료를 먼저 입금해야 스케줄을 확정할 수 있다”고 했다.
3일 후, 여행사 입사 지망생으로 설정한 기자가 컨설턴트를 만났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컨설턴트는 2시간에 걸쳐 대학 생활, 자격증 등 기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퍼부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기자가 전에 써놓은 자소서를 보고 싶다며 이메일 주소를 건넸다. 이틀 후, 20만 원짜리 새 자소서가 도착했다.

여행사 입사를 희망하며 작성한 기자의 자기소개서와 컨설팅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자기소개서, 이 두 가지를 H여행사 인사담당자에게 보내 피드백을 요청했다. 과연 두 자소서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될까. 20만 원의 돈을 들인 ‘전문가의 자소서’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Before 자기소개서

지원 동기
내 평생 이용해야 할 ‘당연한’ 여행사
(전략) 외부의 영향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한 발 앞서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H여행사와 저의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사 후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효율적인 균형을 추구하고 있는 H여행사에서 (후략)

강점 및 약점
여행자 중심 마인드
담당 교수님께서 출장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셨고, 저에게 플랜을 전적으로 맡기셨습니다. 학과 답사를 매년 기획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덕분에 (중략) 이러한 여행자 중심 마인드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적절한 여행상품을 제시하고 만족도를 높이겠습니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
부학생회장을 맡으며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할 일이 있음에도 집행부의 일을 맡아 학교에서 밤을 지새웠던 적이 있습니다. (중략) 매주 전체 회의에서 서로의 업무 중요도에 대해 협의하고 판단해 업무를 실시하도록 제안했고, 이후 기획하는 행사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진취적인 자세와 유연한 업무 수행 능력을 발휘하겠습니다.

입사 후 포부
첫째,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여행상품은 여행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태도와 능력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축제를 기획하고 지역 축제 봉사활동을 통해 키운 순발력을 기반으로 여행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도록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중략) 영어 공부를 병행하여 H여행사의 가치에 일조하는 역량을 갖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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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여행사 인사담당자 Comment
[고액 취업컨설팅의 세계] 200만 원 내면 취업까지 토털 케어?! 직접 받아보니…
‘강점 및 약점’ 항목 중에서 강점 부분의 내용이 무척 좋다. 약점 부분은 최근 추세에 맞춰 수정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을 솔직히 드러낸 자소서가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단점이지만 장점처럼 쓴 글은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것.

맨 처음 도입부의 ‘효율적인 균형을 추구하고 있는 H여행사’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와 닿지 않는다. 또 각 항목에 단 제목이 평범해서 수천 장의 자기소개서 중에서 눈길을 끌기 어렵다.

‘입사 후 포부’에는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내용보다는 기업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조금씩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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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변화 주도 유전자 김은진, 학교 축제를 변화시키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을 맡아 축제기획을 맡은 경험이 있습니다. (중략) 이에 학생회 학생들과 함께 회의를 통해 2가지 방안으로 기획했습니다. 첫째, 전교 학생의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색지를 제작하여 이를 모아 ‘소원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중략) 그 결과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축제 문화를 만들 수 있었고, OO고등학교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점 및 단점
강한 실행력으로 1년 동안 정보형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다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실행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보통 생각으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생각을 항상 실천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학창 시절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정보형 여행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중략) 그 결과 많은 사람의 호응을 받을 수 있었고, 제가 올린 여행 콘텐츠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잘 다녀왔다는 후기 댓글을 OOOO개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거절의 어려움, 나만의 노하우를 쌓다
저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일이 바쁜 상황에도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무리한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3가지 노력을 해왔습니다. 첫째, (하략)

대외활동
철저한 계획성으로 여행 공모전과 학점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저는 항상 스케줄러를 활용하여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하고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왔습니다. 한 예로 J에어에서 오키나와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공모전에 도전할 당시 시험기간이 겹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중략) 앞으로도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철저한 계획성으로 모든 업무를 완수하는 신입사원이 되겠습니다.

지원 동기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전국을 여행하고, 학창 시절 총 5개국을 여행하며 여행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특히 1년 동안 여행 블로그를 운영해 새로운 여행안을 제안하면서 10년, 20년 후에도 사람들이 추억을 떠올릴 만한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상품기획자로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3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첫째, (중략) 제가 준비해온 이러한 3가지 역량으로 H여행사의 베스트셀러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담당자가 되겠습니다.

입사 후 포부
시니어 여행자들을 위한 베스트셀러 상품기획자
과거와 달리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시니어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략) 또한 직접 내외부 고객들을 만나며 고객의 소리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는 현장형 기획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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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여행사 인사담당자 Comment
[고액 취업컨설팅의 세계] 200만 원 내면 취업까지 토털 케어?! 직접 받아보니…
전반적으로 글과 내용이 깔끔하게 잘 포장됐다. 첫째, 둘째 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논리적으로 보였으며, 특히 제목에 본인의 이름을 브랜딩화한 부분은 전보다 창의적이고 분석적이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풀리고 각색했다는 느낌이 있어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체크를 해뒀다가 면접을 통해 사실을 확인한다. 두 자소서를 비교하면, 이전(Before) 자소서보다 새로운(After) 자소서가 낫기는 하지만 20만 원이라는 비용에 걸맞아 보이진 않는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진솔하게 임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충분히 완성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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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컨설팅 체험 후기
“부풀려진 경력과 스토리, 내 것이 아니야”

좀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된 시간에 컨설팅 사무실을 찾았다. 내 자소서를 채우기 위한 2시간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회사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젊은 여성 컨설턴트는 내 신상에 관한 기본 정보와 그간의 경험을 가지고 많은 질문을 했다.

이틀 뒤, 새 옷을 입은 자기소개서가 메일로 날아왔다. 3개월의 경력이 12개월로 늘어나고, ‘협조’했던 행사가 ‘주최’가 되어 돌아왔다.

새 자소서를 읽다 보니 꼬박 일주일 밤을 새워 첫 자소서를 만들었던 때가 떠올랐다. 고작 2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완벽’ 자소서가 뚝딱 나온다는 사실에 밀려오는 헛헛함. 기자가 체험한 것처럼 컨설팅 회사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면 ‘취업이 되면 컨설팅 비용보다 훨씬 많은 수입이 있을 텐데 이 정도 쯤이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어떤 훌륭한 프로그램도 지원자 당사자가 잘 따라가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는 것. ‘취업될 때까지 지원한다’는 달콤한 속삭임만 믿고 돈 쓰고 시간 버리며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취업컨설팅이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글 박해나 기자 / 김은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