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073> 편입학, '새로운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 편입학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교정을 빠져나오고 있다.이번 2013학년도 편입학전형에는 322명 모집에 9420명이 몰려 평균 29.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3.1.15

    leesh@yna.co.kr/2013-01-15 13:43:22/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편입학, '새로운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 편입학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교정을 빠져나오고 있다.이번 2013학년도 편입학전형에는 322명 모집에 9420명이 몰려 평균 29.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3.1.15 leesh@yna.co.kr/2013-01-15 13:43:22/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사회가 지독한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능력을 중시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지만 여전히 ‘출신 학교’는 무시할 수 없는 스펙 중 하나다. 따지고 보면 학벌 역시 ‘능력’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이 때문에 늘 열기 가득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편입시장. 특히 4월은 편입 준비를 시작하기에 적기라고들 한다. 편입에 성공한 이들과 편입 전문가들을 만나 편입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들어보았다.


2013학년도 편입 경쟁률 최고 200 대 1

제2의 입시라 불리는 편입. 2013학년도 서울 수도권 주요 대학의 편입학 지원자 수는 약 19만 명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현재 소속된 학교나 전공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특히 이른바 지방대 학생의 서울 수도권 입성 도전이 뚜렷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입 도전자의 목적이 달라지고 있다.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예전엔 학벌 세탁을 위해 편입에 도전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정말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은 경우,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기 위해 편입에 도전하는 이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학교 간판’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실리적인 목적으로 편입을 준비하는 이가 많다는 의미다.
[편입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학벌 세탁 위해? 원하는 공부·더 나은 교육환경 위해?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편입은 녹록지 않다. 지난 2012년 4월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방대 학생의 유출을 막기 위해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강대, 중앙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의 편입 모집 정원은 작년보다 70~80%나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올해 편입학 경쟁률은 최대 200 대 1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16일 김영편입학원이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한 ‘2014 편입학 학습대책 설명회’에는 1500여 명의 수험생 및 학부모가 참석해 식지 않는 편입 열풍을 증명했다.

이들이 재수나 반수가 아닌 편입을 준비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준비해야 하는 전형 과목이 수능에 비해 적고, 게다가 2014년부터는 수능 제도가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또 1학년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3학년으로 진학이 가능하다는 점도 편입만의 매력이다.
[편입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학벌 세탁 위해? 원하는 공부·더 나은 교육환경 위해?
일반편입 vs 학사편입

‘학사편입과 이과계열 편입 준비생은 반 꼴찌도 서울 중하위권에는 들어간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편입생들 사이에서 떠돌던 소리다. 그 정도로 학사편입이 일반편입보다 유리했다는 이야기. 하지만 학사편입 지원자의 꾸준한 증가 때문에 이것도 옛말이 되었다. 게다가 2014학년도부터 학사편입 모집 인원의 감소로 인해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입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학벌 세탁 위해? 원하는 공부·더 나은 교육환경 위해?
2013학년 편입학 합격자 4인방 인터뷰
“학원 맹신 말고 계획대로 움직이면 합격은 네 거야!”
인터뷰 참여자(편입 준비기간) 유경환 한양대 기계공학 3(1년) 전재현 인하대 산업공학 3(9개월) 김동희 한국외대 경영 3(7개월) 유성현 한경대 패션디자인 3(3개월)


Q.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

유경환: 1년 동안 준비한 만큼 세밀하게 계획을 잘 잡았다. 막판인 12월까지 계획을 지켜나갔다. 세밀한 계획을 짜기 위해 여러 편입학원 사이트나 합격자 블로그, 편입에 성공한 친구들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다. 여러 정보를 내 자신에 맞게 가공해 계획을 완성했다.

전재현: 영어를 잘했던 터라 4~6월까지는 성적이 상위권이었다. 이대로 계속한다면 합격은 물론 상위권 대학에 순탄하게 합격할 줄 알았다. 하지만 7월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학원 친구들과 친해져 미친 듯이 놀았더니 성적도 추락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학원을 옮겨 ‘주변 환경’을 바꿨다. 그랬더니 성적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 역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동희: 준비기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짧았다. 무엇보다 편입 관련 정보가 부족했다. 학원에 등록해 담당 선생님과 스터디를 적극 활용했다. 담당 선생님에게 여러 가지 정보와 조언을 들으니 훨씬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목표가 더 명확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특히 스터디 사람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유성현: 편입 준비기간은 3개월이었지만 패션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1년 정도 됐다. 그래서 전공 면접에서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었고, 합격에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Q. 편입 준비생에게 조언 한마디
[편입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학벌 세탁 위해? 원하는 공부·더 나은 교육환경 위해?
유경환: 학원을 너무 믿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어라. 학원은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따라서 학생들을 장시간 붙잡아두려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준비기간을 1년으로 잡는다면 학원은 6월부터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학원을 이용하되 의존하지 말라는 얘기다.

전재현: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 리스트를 3~4개 정도 준비하라. 각 대학마다 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이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는 점수가 오르겠지’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 방법에 대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김동희: 대부분의 편입생은 수능을 봤던 학생이다. 수능 실패(?) 후 편입을 준비한다. 편입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왜 수능에서 실패했을까’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라. 그 이유를 파악하고 자기 자신을 극복하면 실패도 극복할 수 있다.

유성현: 편입 준비를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꼭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따로 있어서 편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지금 당장’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글 모원서 대학생 기자(경기대 경제 4)│사진 한국경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