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청년 메신저’ 인터뷰

대통령 선거가 왔다. 뭘 좀 아는 복학생, 개념 있는 여대생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난 정치 따위에 관심 없어’로 일관하면 곤란하다. 대선이라는 거대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캠퍼스 잡앤조이가 ‘청년’과 ‘정치인’이라는 두 이미지를 지닌 각 당의 청년 대표를 만났다. 손수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과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 위원장. 이들의 입을 통해 대선과 대선 후보, 청년 정치에 대해 들어본다.
대선 후보 ‘청년 메신저’ 인터뷰
손 수 조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

“청년층, 독이 든 사탕은 뱉는 소신을 가져야”
“민주통합당은 정당 자격 없다”


청년, 그리고 여성으로 정치의 길을 걷고 있다.

어려서부터 정치에 꿈이 있었다. 특히 현 시점에서 막가파 진보가 아니라 정제된 보수가 답이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지난 총선 때 청년 정치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청년층에서 누군가는 총대를 메야 한다는 생각으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놀랍게도 아무런 ‘빽’도 없이 최연소로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이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총선 이후 ‘박근혜 키드’라는 별명이 생겼다. 맘에 드는가.

하하. 난 우리 엄마 아빠 키드지 박근혜 키드가 아니다. 언론에서 그렇게 만드는데 사실 박 후보와도 친하지 않다. 한번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나도 국민을 위해서 일합니다. 당신도 국민을 위해서 일합니다. 우리 둘은 친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하시지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신다.

박 후보의 청년층 관련 공약이 현실적이지만 의지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정책 공부를 안 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다. 박 후보의 정책은 스펙 타파가 핵심이다. 꿈과 열정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인재은행 등의 제도를 내놨다. 또 성장에 대한 얘기도 분명히 있어야 하니까 케이무브(K-Move)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 후보 ‘청년 메신저’ 인터뷰
케이무브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있다.

박 후보는 15년째 정치를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일관되게 하고 있는 것뿐이다. 오히려 문재인 후보 측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현 정권의 정책을 재탕하고 있는 것이 많다.

문 후보와는 지난 총선 당시 지역구 선거에서 맞붙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문 후보 개인보다는 캠프에 대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당시 나는 선거 비용 줄이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청년 정치인한테 ‘국가에서 나오는 지원금 왜 안 쓰냐, 선거법 모르냐’고 하더라. 비용 줄이자는 차원에서 서로 선거 비용 공개하자고 했을 땐 입을 꼭 다물었다. 안철수 후보가 비슷한 운동을 한다던데 이번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 사실 서민 서민 하지만 진짜 서민인 내가 볼 때는 와 닿지 않는다.

민주통합당은 부정이 드러난 통합진보당과 함께 선거를 치렀고, 서울시장 때는 후보도 못 냈다. 이제 와서는 무소속 후보와 손을 잡는다. 무슨 제2정당이 이런가. 난 정당 자격 없다고 생각한다. 제일 구태 정치가 정책 실종이다. 그런데 지금 선거 코앞에 두고 단일화해서 다시 정책을 내놓는 것은 정치 쇄신의 태도가 아니다.

청년층을 자주 만날 텐데, 그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스펙’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실천 의지다. 사실 공약이 비슷비슷하다. 그렇다면 ‘말은 잘하네, 누가 실천을 할 거야’ 했을 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선택받을 것이다. 반대로 청년들이 정치인에 대해 가장 싫어하는 게 거짓말이다. 총선 당시 토론할 때 문 후보 아들의 취업 비리를 물은 적이 있다. 그때는 부인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전 서류 미비의 증거가 나왔다. 청년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야권 후보에게) 환호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떤 전략과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박 후보의 씩씩한 소녀가장 성장기가 부각돼야 한다. 과거사 인식이나 정수장학회 등 정치 공세에 수구적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알고 보면 아픔과 시련이 있던 소녀가장이고, 영애로서 어릴 때부터 국가관이 정립된 사람이다. 씩씩한 성장기에 대해 청년들의 공감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캠퍼스 잡앤조이의 청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시기가 청년들한테는 좋은 기회다. 언제 이렇게 청년을 신경 써준 적이 있는가.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 정치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몸을 불살라야 할 때다. 총선에 나갔을 때 주변에서 꽃놀이패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꽃놀이패가 되더라도 도전하고 내지르는 것이 청년이다. 또 따져보고 물어봐서 지금은 달지만 그 안에 독이 있는 사탕이라고 생각하면 소신 있게 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모양새는 이 썩는다고 사탕 안 주는 엄마를 사탕가게 아저씨가 비판하고 있는 꼴이다. 당장 입에 단 사탕 누가 안 좋겠냐마는, 소신을 가져야 한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청년층 관련 공약 비교

박근혜 후보
- 소득별 차등 재정 지원을 통해 등록금 부담 절반 실현
- 스펙초월 청년취업센터 설립
- 해외 진출 지원(K-Move)
- 청년창업 지원펀드 조성 및 청년창업 아카데미 설립 등 창업 지원
- 엔젤 투자 활성화
대선 후보 ‘청년 메신저’ 인터뷰
김영경
청년유니온 초대 위원장


“청년의 한마디는 40~50대 두 배 파급력”
“박 후보, 이제 실수 좀 그만하셨으면”


청년, 그리고 여성으로 정치의 길을 걷고 있다.

정치 참여를 하게 된 것은 청년유니온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세대 노동조합으로서 노동자의 현실을 담는 노력을 해왔다. 정치와 무관하지 않은 경험을 조금씩 쌓다가 지난해 서울시장 청년 명예 부시장 활동을 하고, 9월 민주통합민주당 담쟁이 기획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제안이 왔다. 청년 문제를 당 안에서부터 관철하고 싶다는 생각에 캠프에 합류했다.

특히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문 후보가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의견을 전달하는가.

청년고용할당제, 최저임금제 등 평소 유니온 활동하면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정책들은 이미 들어가 있다. 오히려 일자리보다는 교육이나 주거 정책, 취업 준비의 어려움을 일자리 정책과 연계하고, 청년 문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많이 말씀드린다.
대선 후보 ‘청년 메신저’ 인터뷰
문 후보의 반값등록금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있다.

결국은 재정 문제다. 문 후보도 그래서 국공립대부터 단계적 실현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내국세 일부를 법안을 만들어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돌리면 충분히 재원이 만들어진다. 현실 가능성이 없다기보다는 대통령 의지 문제라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나온 새누리당의 청년층 관련 정책 공약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박근혜 후보는 반값등록금이 아니고 장학금 정책을 내고 있다. 그런데 자꾸 그걸 반값등록금이라고 호도한다. 반값이 아니고 장학금 정책이라고 명확히 얘기하셔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무브 정책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년실업 해소하겠다고 내놨던 글로벌 인턴제도와 흡사하더라. 민주통합당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인턴으로 해외 진출한 청년들이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비정규직 일을 하면서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한다. 결국 청년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정책이 아닌가 우려된다.

지난 9월 박근혜 후보 출마에 대해서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후보를 평소 어떻게 평가하는가.

과거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청년의 눈에는 불통의 이미지다. 역사관에서도 문제가 있고 최근 정수장학회 문제를 봐도 과연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자는데도 단일화만 물고 방해한다. 행보 하나하나가 유권자로서 볼 때… 기가 막힌다. 또 어떤 실수를 하실까 걱정도 된다.

상대 진영인데, 실수하기를 바라진 않나.
이제 그만하셔도 될 것 같다. 충분히 하셔서.

청년층을 자주 만날 텐데, 그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스펙’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하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문 후보는 누가 봐도 부드러워 보이는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결단력 있게 해결할 리더십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두 번째는 경청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나와는 거리가 멀고 정치인은 기득권처럼 보여 내가 얘기해도 무시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들 한다.

등록금, 취업, 주거 문제 등 복합적인 청년 문제의 핵심과 선결과제는 무엇인가.

대학을 가야만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라 한큐에 해결할 수 없다. 또 이런 문제들 때문에 청년층의 자존감이 낮아졌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해져 무력감이 커지고, 이것이 다시 정치 무관심의 요인이 된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떤 전략과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정치가 청년 눈높이로 내려와야 한다. 언어 표현 방식도 그렇고, 쉽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취업과 관련해 토익 점수 같은, 이런 디테일함에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반값등록금은 다 얘기해서 이제 식상하다. 디테일함에 접목해서 목소리를 들어준다면 청년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다.

캠퍼스 잡앤조이의 청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 역시 나이 어리지만 캠프에서 일한다. 주위에서는 내가 여기서 하는 말이 씨알이나 먹히겠느냐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내 말에 의식을 많이 하는 게 느껴진다. 청년들이 대선 국면에서 자기가 어느 정도의 힘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의 한마디는 40~50대보다 두 배의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조금 더 청년을 위한 변화가 빨리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문재인 후보
- 국공립 대학 반값등록금 실현 후 사립대까지 확대
-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및 위반 시 고용분담금 부과
- 청년창업 전담기구 신설
- 엔젤 투자 기금 확충
- 국가산업단지와 연계되는 폴리텍대학 확대


글 함승민 기자 sham@hankyung.com│사진 서범세·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