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단점 없앤 K-클럽하우스
리버브 기능 추가해 비대면 공연도 가능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강민지 대학생 기자] 얼마 전 ‘클럽하우스’라는 앱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인싸앱’으로 유명세를 타자 너도나도 ‘클럽하우스’에 가입했다. 하지만 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수록 단점도 드러났다.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를 배척하고, 초대장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는 ‘폐쇄적인 소통’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앱 내부에서도 ‘평등하지 못한 소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클럽하우스’를 보고 조금 ‘다른’ 시각에서 앱을 개발한 이들이 있다. 바로 앱 ‘원스테이지’를 개발한 맹주성·김도한 대표다. ‘원스테이지’는 실시간 음성 강연과 대화를 위한 공간이다. 이들은 ‘안드로이드도 이용할 수 있는 한국판 클럽하우스를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앱 개발에 나섰다. 맹주성·김도한 대표를 만났다.
△왼쪽부터 맹주성·김도한 대표. (사진=강민지 대학생 기자)
△왼쪽부터 맹주성·김도한 대표. (사진=강민지 대학생 기자)
‘원스테이지’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맹주성 “작년 9월에 창업했다. 그전에는 뉴스 앱, 소개팅 앱을 만들다가 모종의 이유로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클럽하우스를 써봤는데 재밌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폰은 이 앱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화가 났다. (웃음)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되는 한국판 클럽하우스를 만들면 ‘떡상’하겠다는 생각에 개발하게 됐다.”

현재 ‘원스테이지’ 이용자는 몇 명인가.
김도한 “일일 사용자는 300명 내외다. 일주일에 약 2000명 정도는 사용하는 것 같다.”
△‘원스테이지’ 앱 실행 모습.
△‘원스테이지’ 앱 실행 모습.
‘원스테이지’에는 어떤 기능들이 있나.
맹주성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 우선 방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게 핵심 기능이다. 스테이지, 백스테이지로 나뉘는데 스테이지에서는 마이크를 쥐고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백스테이지에서는 듣기만 가능하다. 백스테이지에서는 언제든 손을 들면 스테이지로 올라와서 이야기할 수 있다. 즉시 대화방을 만들 수도 있고 미리 이벤트(대화방)를 예약해서 대화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처음에는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많이 유입시킬 수 있을지 고민 끝에 개발하게 됐다. 미리 이벤트를 만들어 놓고 예약된 방처럼 앱 안에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스킹과 콘서트의 차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특이한 기능으로는 음성 리버브가 있다. 처음 앱을 론칭했을 때 시각장애인분들이 들어왔다. 하모니카 클럽 분들이었다. 리버브 기능이 있으면 앱으로 비대면 공연을 해보겠다고 해서 제작한 기능이다. 지금은 노래방 기능으로도 쓰인다.”

앱을 개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도한 “시각장애인분들이 앱에 처음 들어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각장애인은 주로 ‘보이스오버’ 기능을 사용하는데 화면에 있는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앱을 만들 때 신경 써서 만들지 않으면 이용하기에 정말 불편하다. ‘원스테이지’를 개발할 때 처음 들어오신 시각장애인분이 이 기능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줬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또 한 시각장애인분은 항상 집에 혼자 있어서 너무 외로웠는데, 앱을 온종일 켜놓고 있으니까 외롭지 않다고, 고맙다는 말을 해준 게 기억에 남는다.”
한국판 클럽하우스 ‘원스테이지’ 등장···비대면 공연도 가능
클럽하우스와 달리 ‘원스테이지’만 가지는 특성이 있다면.
맹주성 “이용자 풀이 다른 것 같다. 클럽하우스는 사람들이 점잖은 척하면서 지식을 뽐내기 좋아하는 곳이라면, 원스테이지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녁 9시쯤 식탁에 둘러앉아서 대화하는 느낌이다. 좀 더 친근한 느낌이랄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고 초대장과 같은 가입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맹주성 “누군가의 잡담, 대화가 어떤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가 앱에 잘 반영되고, 이를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큰 목표는 전화를 대체하는 것이다. (웃음)”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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