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브이로그] ‘나는 월트디즈니를 그린다’
[한경잡앤조이=이재욱 성수미술관 대표] “지연씨, 우리가 픽 했던 아트소스, 디즈니에서 컨펌 됐나요?”“이번에 겨울전용 도안으로, 수달이 썰매타는 도안 어때요?”
“영화사에서 개봉하는 영화포스터를 도안으로 만들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게 바로 ‘미술의 힘’ 인가. 매일매일 새로운 협업 제안이 오고, 우리 역시도 미술을 매개체로 신선한 협업을 제안한다. 다양함을 넘어 그 다양함이 함께 어울러 질 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것들이 탄생한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 말도 안되는 그것은 다채로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다.
2019년 5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월트 디즈니 코리아 입니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가능하실까요?"
그렇게 우리는 월트디즈니의 공식 라이센시(licensee)가 됐다. 처음엔 우리도 믿을 수 없었다. 월트디즈니와의 협업 이라니. 브랜드의 가치로는 코카콜라와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런 회사와의 협업 이라니. 디즈니 영화가 개봉하면 그저 보러 갈 생각에 들뜨기나 했던 내가, 이제는 그들의 아트웍을 직접 고르고 수정한다. 나의 손끝에서, 나의 작은 회사와 저 큰 회사의 연간계획이 달라지다니. 성수미술관의 탄생
그림을 그리는 카페 콘셉트는 일본여행 중 아이디어를 얻었다. 흔한 벤치마킹이나 카피캣이 아니고, TV광고로 부터 얻은 아이디어였다. 호텔에서 티비를 보는데, 커다란 흰색 방에서, 자유롭게 물감을 흩뿌리는 광고였다.
한국에 저런 공간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처음엔 흰 셋트장같은 공간을 생각했다. 그런데 저렇게 물감을 뒤집어 쓰면, 공간의 재활용도 문제, 사용자도 문제였다. 공간은 흰 페인트로 덫칠하고 사용자는 샤워를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이건 너무 일회성 이벤트 공간 같았다. 사업성이 낮았다. 그렇게 흰 천막위에 페인트를 칠해보기도 하고, 전지 4장을 이어붙여서 그 위에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다가 최종적으로 다듬어진 아이디어가 현재의 모습을 갖춘, 전지사이즈 도안위에 컬러링을 하는 미술카페로 만들어 진 것이다.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를 아는가. 신대륙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콜럼버스를 축하하기 위한 파티가 열렸다. 축하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몇몇 이들은 콜럼버스를 시기한 나머지 그의 업적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폄하했다. 이에 콜럼버스는 파티에 있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 볼 것을 요구했다. 아무도 달걀을 세우지 못하자, 콜럼버스는 달걀을 살짝 깨뜨려 탁자 위에 세웠다. 그러자 다시 사람들은 이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콜럼버스는 반박했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무슨 일이든 처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금 우리의 비즈니스가 그렇다. 겉보기엔 단순하고 쉬워보이지만, 누구도 시도한 적 없던 일이었고, 처음 보는 이 비즈니스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월트 디즈니라는 큰 물고가 트인 이후 다른 일들이 수월해 졌다. 국내 N포털사의 웹툰, 일본 S사의 K고양이 캐릭터, 보물을 찾아 항해하는 만화 캐릭터, 그리고 어린이들의 대통령, 펭귄 캐릭터 까지. 월드와이드 규모의 IP들이 함께하니, 따라하기 좋은 공간 비즈니스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 낯설지만 익숙한, 신선하면서도 친숙한 비즈니스가 탄생했다.
상상하는 무엇이든, 우리는 그려 낼 수 있다. 새로 출시될 제품을 그려보고, 가보고싶은 여행지를 그릴수도 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미술의 힘. 우리는 그렇게 미술을 일상으로 가져왔다. 4차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로 만들어진 언택트시대에서, 컨택트의 이유를 만든다. 디지털의 세상에서 아날로그를 외친다. 우리들의 이유있는 역주행. 같은 방향에서 눈에 띄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만약 방향을 바꿔 본다면? 눈에 확 들어올 것이다. 음원도 차트를 역주행 하는 시대에, 우리들의 역주행이라고 안될게 있을까?
자, 그럼 이제 당신도 펜을 들어보자.
그림을 그려도 좋고, 글을 써도 좋다. 두가지 다 재능이 없다면, 요리를 해보는 건 어떨까? 내가 디즈니를 그리는 것 처럼, 당신도 맥도날드를 요리하게 될 지 모른다.
먼 미래 같았던 2022년이 도래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과거로 간다. 과거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다. 나의 과거는, 나에게만 열리는 보물창고다. 이제 겨우 보물 몇개를 찾았을 뿐이다.
펜을 든 당신, 혹은 요리를 시작한 당신, 이제 여러분의 보물을 찾을 시간이다. 얼마나 즐거운가?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보물찾기라니! 성공적인 보물찾기가 되길 바란다! 물론 그 과정에서 도둑을 만날수도 있고, 거친 풍파를 겪을 수도 있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시련은 함께하고 있다. 그럴수록 보물은 더 값지게 느껴질 것이다. 큰 고비를 넘길수록 발견하는 보물이 많을 것이다. 그 끝에서 새롭지만 익숙한것들을 마주할 여러분을 기다리겠다. 나의 여행도 여전히 진행중이니까. 이재욱 씨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 유튜버부터 미술카페 프렌차이즈 ‘성수미술관’의 대표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청년 사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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