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브이로그] 무기력한 ‘나’, 그마저도 ‘나’이니까 솔직해지자
[한경잡앤조이=백윤희 매니저] “나는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알면 오그라든다고 할 테니 숨겨야지.”“나는 딱히 취미가 없지만 본업도 하고 취미도 즐기는 멋진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취미 많은 척 해야지.”
“나는 여행 다니는 걸 싫어하지만 소극적이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여행을 좋아하는 척 해야지.”
“나는 가끔 줄임말 쓰며 깔깔대기를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쓰지 말아야지.”

이런 의도적 숨김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사실 이러든 저러든 아무 일도 아니다. 내가 밖에 나가든 말든, 요즘 유행이라는 제품을 쓰든 말든, 오그라들든 말든 남의 시선과 판단은 그 순간이고 회사는 정상인 범주에서 일만 잘하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맨 처음에 나온 감성적인 시 읽기와 문장 수집을 다시 보자.
“저는 시집을 좋아해요.” “우와 요즘에도 시집이 나오긴 해요? 저 윤동주 알아요 ㅋㅋ” “네. 저도 좋아해요. 그 시대만의 감성과 문장이 있거든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집에 초판본도 있어요. 부모님이 물려주셨거든요. 소중해요.” “와 생각보다 감성적인 분이었네~ 난 그런 거 좀 오그라들더라고.” “맞아요. 저는 그런 감성이 좋아요. 시처럼 함축적인 글을 쓰고 그걸 즐기는 건 오그라든다기 보단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거로 생각해요. 시를 읽는 사람은 철학자라잖아요! 저 좀 철학적인가!”

백윤희 씨는 제품, 사람, 문화에 서사 만들어 붙이기를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2호선 수필집]은 2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며 만나고 느낀 것들의 잔상이다. 그렇다고 2호선을 좋아하지는 않으며 극세사 이불에 누워있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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