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주용 씨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 생명 살려
뇌사상태에서 6명에게 생명을 전하고 떠난 故이주용 씨에게 명예학사 학위가 수여됐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0일 고려대 본관 제2회의실에서 ‘故이주용 학생 명예학위수여식’이 진행됐다.
이 씨는 고려대 4학년 재학 중이던 올 6월, 2023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한 후에 방에 들어가는 중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이주용 씨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에 젊고 건강한 아들이 어디선 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총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려대는 공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학업에 매진했던 이주용 씨의 숭고한 나눔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2023년 7월 고려대 기계공학부 전체 교수 회의를 통해 명예학사학위 수여를 의결했다.
이 자리에는 김동원 고려대 총장, 이원규 교무부총장, 이명진 교무처장, 이해근 공과대학장, 김종옥 공과대 교학부학장, 한창수 기계공학부 학부장, 태범석 공과대학 교우회장, 故이주용 학생 가족 및 지인, 이정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관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오늘 본교에서 수여하는 명예학사학위가 고(故) 이주용 학생의 영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첫걸음이자 고인의 부모님과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며 “여섯 명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었듯, 이제 고려대는 그의 꿈과 희망과 사랑과 용기와 헌신의 정신을 나눠 받으며 그의 꿈과 희망을 키우며 친구와 후배들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아울러 고인의 숭고한 생명 나눔의 정신을 기리며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이주용 군을 고려대학교에서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한 것에 감사드린다. 또한, 생명을 살린 기증자를 영웅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생명 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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