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스타 얼굴이면 더 자주 간다”, 팬층 겨냥 마케팅
된 컵홀더, 팬들의 소비를 사로잡다
최근 약 3000~4000원짜리 커피의 컵홀더가 약 2천 원으로 중고 거래된다. 단순히 음료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종이띠가 아닌 각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 수단이자, 특정 소비자에게는 지출을 결정하는 장치가 됐다.
이런 현상의 배경을 살펴보면, 국내 커피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눈에 띈다. 통계청의 2023년 서비스업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국 커피전문점 수는 이미 10만 개(10만 6,452개)를 넘겼고, 연 매출은 17조 원(17조 8,19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NH농협카드의 ‘소비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NH농협카드 이용자들의 저가 커피 브랜드(메가MGC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매머드커피)들은 이용 금액, 이용 건수, 이용 고객 수 모두 22년에 비해 23년 30%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 이용 건수 비중에서는 20대와 40대가 각각 22%로, 저가 커피 브랜드를 주로 이용하는 세대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가 커피 브랜드의 수요 급증은 가격 경쟁을 넘어 특정 팬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제 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치열한 브랜드 마케팅 전쟁터가 된 것이다.
스타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진 커피 브랜드들
메가MGC커피는 손흥민 선수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국 매장에서 SM 아티스트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제공하는 SMGC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모델이었던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에 이어 지금은 NCT WISH가 두 번째 모델로 선정됐다.
“요즘은 여기서만 사 먹어요”, 팬층이 이끄는 일상 소비
김준수(가명·30) 씨는 지난달 진행된 NCT WISH 시온의 생일 컵홀더 이벤트 당시 컵홀더를 수집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팬들이 주관하던 생일 카페 이벤트가 이제는 커피 브랜드 차원의 캠페인으로 확대된 것 같다”며, 가맹점에서 직접 컵홀더를 제작해 배포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커피 전문점들의 이벤트가 특정 팬들의 소비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좋아하는 스타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이른바 ‘손민수’ 심리가 팬들의 소비를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 역시 “확실히 다른 카페들보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모델인 카페를 더 찾게 된다”며, 이벤트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실제로 메가MGC커피 측은 여러 캠페인 진행한 이후, “올해 월평균 매장 방문자 수가 3,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자체 집계 결과를 밝혔다. 메가MGC커피 관련 키워드 검색량 또한 전년 대비 6월 기준 2배 넘게 증가했다. (네이버 트렌드 기준)
팬들의 중고 거래와 함께 꾸준히 소비되는 브랜드의 ‘이름’
특히 웹소설 기반의 웹툰인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의 한정 포토카드는 이벤트 오픈 당일, 일부 매장에서 조기 품절과 함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현재도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등에서 포토카드가 거래되고 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특정 팬층 취향을 겨냥한 굿즈형 마케팅의 사례다.
메가MGC커피의 NCT WISH 생일 컵홀더 또한 개당 1~2천 원대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팬 마케팅의 컵홀더가 단순한 부속품을 넘어 수집품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익숙한 브랜드’가 아닌,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브랜드’로
팬층을 겨냥한 커피 브랜드의 마케팅은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브랜드 충성도와 소비 패턴을 바꾸는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메가MGC커피 측은 “전국 매장 인프라를 활용해 팬들이 ‘최애’의 생일 카페(생카)를 어디서든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SMGC 캠페인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캠페인 진행 후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실감한다”며 “캠페인 이전에 비해 아이돌 팬층에서 메가MGC커피를 보다 친근하게 언급함을 SNS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디야 커피 또한 “연예인 브랜드 모델과의 협업은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 고객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이디야 측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트렌드와 화제성을 반영해 이벤트를 기획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참신한 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서효주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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