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심리상담센터, 늘어나는 수요 속 과제는?
대학 상담센터 수요 폭증.. 긍정적 효과
비대면 상담 등 새로운 방안의 필요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청년기(만19~39세) 만성질환 1위인 우울증 환자 수는 2014년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국무조정실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만 5,098명의 만 19~34세 청년 중 최근 1년간 번아웃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32.2%로 나타났다.
이렇듯 청년기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은 공교육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직장인도 아닌 ‘사이’에 놓여 있어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 그렇기에 비용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좋은 대학 상담센터가 중요한 창구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수요 속 대학 심리상담센터는 증가새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센터가 2015년 개소한 이후 매년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며 ”특히 최근 5년간은 수요가 확실히 폭증했다”고 전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상담센터 관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심리상담센터에 의하면, 해당 센터에 상주하는 전임 상담사는 약 9명으로,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20~30명 상담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전화 혹은 직접 방문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학기 중 하루 평균 약 10명의 학생들이 상담을 신청한다고 전했다.
상담은 대략 10회기로, 학생들은 주기적인 약 3개 월 간의 상담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곤 한다. 대학생 A 씨(23)는 “가정사 문제로 오랜 기간 일상이 불안정했는데, 상담을 받고 나서 생활이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비용 부담으로 병원 진료를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상담센터는 꼭 필요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의 경우, 상담 신청 후 실제 시작까지 수개월이 걸려 이용하기 어려운 곳도 더러 있다.
서울의 한 대학생 B 씨(21)는 “처음엔 불면증이 심해 상담 신청을 했지만, 두 달 뒤에야 첫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 사이 결국 병원 치료를 병행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 기간 동안 도움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상담을 포기하거나, 이미 증상이 심각해진 상태에서야 상담실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모든 대학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은 수요에 따른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학생상담센터는 이메일 상담을 운영한다. 학생이 메일을 보내면 전문 상담원이 보통 1주일 이내로 답신을 주는 구조다. 또한 성균관대학교 카운슬링센터는 ‘2025년 여름방학 비대면 ZOOM 개인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이 캠퍼스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성균관대의 프로그램은, 성균관대 온라인 커뮤니티의 학생들 반응으로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적게는 1주일부터, 대부분 한 달 이내로 상담이 진행됐다고 이야기한다.
대학 상담센터의 수요 증가와 대기 문제는 구조적 한계와 맞물려 있다. 이를 단순히 센터 확충만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대학과 정부의 지원 확대, 지역사회와의 연계,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물론 보건복지부의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이나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 같은 정부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상담센터는 비용 부담이 없고 접근성이 좋아 학생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이에 맞는 다양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송다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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