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망 에딜 대표
교사가 수업하고자 하는 내용을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수업 자료를 생성
교사 중심의 자율적 콘텐츠 생산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
“현직 초등교사이자 이화여대 교육공학 박사수료생으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은 다양한 어려움을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해 왔습니다. 교육 현장의 실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창업을 결심했고, 현재 교육공학 연구를 바탕으로 교사 중심의 AI 기반 교육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EDEAL은 IDEAL EDU의 약자로,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EDU + DEAL 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이는 교사, 연구자, 교육 기업, 교육청 등 다양한 교육 주체가 함께 설계하고 거래(DEAL)하는 새로운 교육 협력 구조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EDEAL은 단순한 기술 기업이 아니라, 교육의 주체들이 협력해 이상적인 배움을 구현하는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대표 아이템은 ‘망고팩토리’(Mango Factory)로, 교사가 수업하고자 하는 내용을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수업자료(교사용 PPT, 학생용 활동지 등)를 추천해주고 생성해주는 서비스다. 또한 교사가 생성한 자료를 공유하면 다른 교사들이 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교육 콘텐츠 커뮤니티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교사는 단순한 사용자(user)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creator)이자 교육 생태계의 핵심 주체로서, 자신의 수업 자료가 공유되고 활용되는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김 대표는 “이 시스템을 통해 교사들은 반복적인 자료 서치 및 제작의 부담에서 벗어나며 보다 창의적이고 학생 중심적인 수업을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딜의 경쟁력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존의 에듀테크 서비스가 ‘학생 맞춤형 학습’에 집중되어 있다면, 망고팩토리는 교사의 수업스타일, 소속 학교, 학급의 특성에 맞게 수업자료를 구성해주는 ‘교사 맞춤형 수업 지원’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교사 개인의 수업 스타일과 학급 맥락을 반영해, 실제 교실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자료가 생성된다.
둘째, 기업 주도의 일방적 콘텐츠 제작 방식을 벗어나, 교사가 중심이 되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드는 바텀업(bottom-up) 생산 구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교사들이 AI를 활용해 빠르고 풍부하게 자료를 만들고, 교육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고품질 수업자료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
셋째, 교사가 제작한 자료를 공유하면 블록체인 기반 보상 시스템을 통해 기여도가 투명하게 기록 및 보상된다. 이 구조는 교사 간의 자발적 공유와 협업을 촉진하며, 교육 생태계 내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결국 망고팩토리는 단순한 AI 생성기가 아니라, 교사가 주도적으로 성장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에딜은 현재는 초등교사 커뮤니티 중심의 B2C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교사 서포터즈 프로그램과 연구 과정을 통해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 산하 연구회 및 교사 학습공동체와 협력해 현장 피드백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사 대상 크리에이터 모집 연수 과정을 더 체계화해 교사 크리에이터를 육성해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로 자생적 콘텐츠 생성 및 마케팅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는 정부지원사업(과학기술부산하 아이코어 사업, 캠퍼스타운)을 통해 초기 자금을 확보했다. 내년에 시드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며, 에듀테크 및 AI 분야에 이해가 깊은 AC 또는 VC와 협업하여 기술 고도화 및 해외 진출을 추진하려 한다. 향후 2년 내에는 글로벌 교사 커뮤니티 시장을 타겟으로 시리즈 A를 목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초등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더 의미 있고 즐거운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매일 2~3시간씩 수업 준비에 쏟는 현실적인 문제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특히 초등교육 분야는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아 많은 교사가 헌신적인 마음으로 무급으로 자료를 제작하고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2023년 서이초등학교 사건 이후, 학교 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사들이 겪는 고통과 무력감을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교사들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교사들의 노력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답으로 교사의 노력을 기술로 확장하고, 교사의 전문성이 존중받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결심했습니다. 초기 자금은 정부지원금과 개인 자금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처음엔 1인 개발로 시작 했지만 지금은 AI 엔지니어, 개발자, 교사 등으로 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창업을 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풀어야 할 문제들과 의사결정이 이어진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각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팀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을 얻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수업자료를 만들어 공유해주시는 교사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동기부여를 받는다. 교사들이 자신이 만든 자료를 AI와 함께 발전시키고, 그 결과물이 다시 다른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볼 때, 교육 생태계가 실제로 구현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2026년 1학기 정식 런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서비스 안정화 이후에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 알고리즘을 고도화하여, 국내 초등교육 콘텐츠의 80% 커버리지를 2026년 말까지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 교사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사의 수업 설계 역량과 AI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해외 교사들에게도 손쉽게 수업자료를 맞춤형으로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초등교육 시장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멀티모달 기술과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한 AI 개인 맞춤형 학습 플랫폼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교육 구조를 리디자인(Re-Design)하는 것이 EDEAL의 장기적 목표입니다.”
에딜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5년 9월
주요사업 : 생성형 AI 기반 수업자료 자동생성 서비스
성과 : 2025년 아이코어 사업, 2025년 이화여대 캠퍼스타운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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