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183호 (2020년 08월)

[big story] 바퀴 달린 집, 자연 속으로

기사입력 2020.07.24 오전 01:55

[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사진 현대자동차·각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기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현대인의 라이프 환경에 빠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향할 수도 없는 법. 도심을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은 지속 가능한 안전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인의 백 투 그린 라이프, 그중 하나는 언제라도 이동이 가능한 바퀴 달린 집, ‘캠핑카’ 라이프다. 

[big story] 바퀴 달린 집, 자연 속으로

(사진) 현대차 '포레스트'

지난 7월 4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0 캠핑 & 피크닉 페어’에는 코로나19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구름떼 관중이 몰렸다. 올여름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중 밀집시설을 꺼리는 사람들이 캠핑을 안전 여행지로 선택하면서 ‘캠핑’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120여 개의 부스 중 무엇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캠핑카’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첫 선을 보인 소형 트럭 캠핑카 ‘포레스트’에 관심이 쏟아졌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프라이빗 캠핑 라이프’를 실현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캠핑카는 자동차 캠핑에 이용되는 자동차를 말한다. 1박 이상의 캠핑을 할 수 있도록 탑승자 칸에 주택처럼 각종 생활설비가 갖추어져 있다. 캠핑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내부에는 침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이 구비돼 있다. 캠핑카는 모터카라반과 트레일러, 정박형으로 구분되는데 미국에서는 모터홈(motorhome)으로, 유럽에서는 카라반(caravan)으로 부른다. 국내에서는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했다면 모터홈, 차량으로 견인하며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카라반이라고 일컫는다. 

최근에는 소득 증대와 수요의 고급화에 따라 AV 시스템, 에어컨 등을 설치해 바퀴 달린 집을 넘어 이동형 저택이나 호텔로 진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럭셔리 캠핑이다.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비싼 몸값 탓에 캠핑카는 캠핑족들의 ‘그림의 떡’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안전’을 위해 비용을 감수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가성비보다 ‘가안(安)비’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가 활동 수요와 올해 초 캠핑카 개조 규제 완화가 이뤄지며 캠핑카의 대중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28일 승용·화물·특수차도 캠핑카로 제작·튜닝 가능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함으로써 다양한 캠핑카 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캠핑카는 2만4869대로, 5년 전인 2014년 말 4131대보다 약 6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토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연간 6000대 차량이 캠핑카로 개조되면서 13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인의 백 투 그린 라이프, 전염병의 위협에서 지속 가능한 안전을 추구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집’에 올라타는 것은 어떨까. 일찌감치 캠핑카 라이프를 실현한 2인 유병민 씨와 안장원 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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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병민 씨의 캠핑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유병민(이하 유) 2019년 8월 말에 캠핑카를 출고 받은 후 캠핑카에서 생활하는 38세 직장인 유병민입니다. 

안장원(이하 안) 캠핑카 라이프를 즐기는 스킨스쿠버다이빙 강사이자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아빠 38세 안장원입니다.

-캠핑카를 소개해 주세요. 

예스알브이(YES RV)라는 캠핑카업체의 ‘제우스630FU’ 모델입니다. 지난해 출시된 모델로, 최근 MBC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이장우 씨가 탄 캠핑카와 동일합니다. 고정침대, 싱크대, 화장실, 테이블로 사용 가능한 변형 침대로 구역이 나뉘어 작은 원룸에 사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캠핑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캠핑카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점이 캠핑카를 선택할 때 중요한 사항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 5월 안성캠핑카 제작업체의 전시용 차량을 할인받아 구매했습니다. 차량과 일체형으로 이뤄져 있고, 일체형 안에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이 있습니다. 테이블을 내려 소파를 붙이면 최대 침대 3개로 4인 가족이 여유 있게 차박이 가능합니다. 온풍과 에어컨까지 설치돼 사계절 이용할 수 있으며, 온수샤워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바다에서 물놀이한 후 바로 샤워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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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장원 씨의 캠핑카.

-국내에서 차박용 차량은 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하는데, 캠핑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승용차를 타고 다니다가 차박에 흥미를 느껴 중고 레이(경차)를 구입했습니다. 경험해 보니 차 안에서 많은 생활을 하는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캠핑 전시회에서 여러 차들을 둘러보다가 캠핑카에 이끌리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이동할 때 차에서 자는 경우가 많은데 편하게 누워서 이동할 수 있다는 점, 샤워시설과 주방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 언제든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스쿠버다이빙 국내 투어를 다닐 때 사람들과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캠핑카를 선택했습니다. 

-캠핑카를 타고 언제, 어디를 주로 다니시나요.

캠핑카 구매 이후에는 캠핑카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이 있지만 비싼 캠핑카를 일주일에 1~2회 타는 것으로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로 캠핑카가 아닌 곳에서 잠든 날이 1~2회 정도로 손에 꼽습니다. 평소에는 회사 지상주차장에 주차해 생활하다가 다음 날 늦게 출근해도 되거나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날에는 인천 영종도 근처로 이동해 지내고 있습니다. 해수욕장 개장 전에는 조용하고 한적해 해수욕장을 즐겨 찾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동해바다 경관이 좋은 곳에서 3일 동안 쉬기도 했어요. 올해 5월에는 강원, 경주, 대구, 부산으로 캠핑을 다녀왔네요. 조만간 서해로도 이동해 볼 예정입니다. 
 
7월에는 캠핑카를 타고 전국일주를 했습니다. 강원 양양을 시작으로 부산 송정, 충북 단양을 돌았습니다. 양양에서는 삼양목장 체험과 백사장을 누비고, 부산에서는 온천여행과 해상케이블카도 타고, 단양에서는 패러글라이딩도 체험했네요. 캠핑카를 타고 이곳저곳 누비며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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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최근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데, 실감하나요.

야외활동으로 눈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히 캠핑카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캠핑을 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지나가다가 오셔서 구경을 해 봐도 되겠냐고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등 다중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조금 망설여집니다. 캠핑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자연스럽게 지켜지니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캠핑장에서 가장 부러움을 삽니다.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하고, 해체하고. 또 비라도 오면 젖은 장비를 그대로 차에 넣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불편하니까 캠핑카를 부러워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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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해요. 

일단 출퇴근이 빨라서 좋습니다. 집도 회사와 10여 분 거리라 그리 멀지 않았는데, 캠핑카는 아예 시간소요가 없는 느낌이에요. 또 어디든 준비할 것 없이 바로 떠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전기도 태양전지 패널을 사용해 기름값 외에는 크게 유지비가 들지 않는 것도 장점입니다. 

캠핑카의 장점이 여행에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 어디든 그곳으로 떠납니다. 별도의 숙소 검색과 예약 등 시간과 날짜를 맞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항상 떠날 수 있죠. 

-어려운 점도 많겠지요.

청수와 오수 처리, 주차 딱 이렇게 세 가지가 힘든 것 같아요. 캠핑카를 사용할 때 어려운 점이 청수를 채우고 오수를 비울 장소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거든요. 캠핑카 구매 직후 얼마간은 물을 생각 없이 써서 물 부족을 경험한 적이 많았어요. 해변에 갔다가 바퀴가 빠져서 긴급출동을 부른 경우도 있었고요. 지금은 경험치가 쌓여 사전에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해외에서의 캠핑카 사용기를 보면 덤프스테이션처럼 오수 버리는 시설도 있고, 캠핑카 관련 시설들이 정말 발달돼 있어요. 

차량이 크다 보니 캠핑장이 아닌 이상 주차가 가장 어렵습니다. 차량 구매 후 차고지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지하주차장의 경우에는 캠핑카 주차가 허용된 곳이어야 하며, 차고 높이도 확인해야 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지역 맛집을 방문하거나 인근 시장을 방문하고 싶은데 이때 주차장을 찾는 게 쉽지 않죠. 또 차량이 크다 보니 어떤 캠핑장에는 출입조차 안 되는 곳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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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라이프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캠핑카 라이프, 정말 좋습니다. 그렇지만 캠핑카 가격이 저렴한 게 아닌 만큼 구입 전에 많이 알아보고 결정을 하는 게 필요해요. 편한 만큼 불편도 따르니까요. 요즘은 유튜브에서도 캠핑카 영상을 많이 다루고, 각종 전시장에서도 캠핑카를 체험할 수 있으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캠핑카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여행 성수기 숙소금액, 식사비 등을 생각한다면 여행경비가 만만치 않은데, 캠핑카 라이프를 선택한다면 아이들과 더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명소를 추천한다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공현진1리 해변이에요. 해수욕장 시즌이 끝나고 한번 갔었는데 자연경관도 뛰어나고 한적해 정말 좋았습니다. 캠핑카 출고 후에 두 번이나 며칠씩 캠핑을 하고 왔어요. 명소를 추천하면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클린캠핑’이에요. 모든 분들이 캠핑을 즐기신 후에는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좋은 장소는 오랫동안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다녀온 충북 단양을 추천해요. 오토캠핑장도 많고, 패러글라이딩처럼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들과 단양8경, 고수동굴 등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 최적의 장소입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3호(2020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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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7-24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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