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안마의자가 ‘집콕 라이프’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하지만 종류도, 기능도, 가격도 천차만별. 과연 우리 가족에 어울리는 안마의자는 어떻게 고를까.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한 안마의자 사용설명서를 준비했다. 사진 각 사 제공 | 도움말 각 사·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안마의자 컨설턴트 행복전도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확찐자’(집콕 생활로 활동량이 줄어 살이 확 찐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가 늘고 있다. 이러한 때 바디프랜드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박종훈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 연구진의 ‘안마의자 칼로리 소모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체중이 60kg인 여성이 하루 30분씩 두 차례 안마의자를 이용하면 약 103kcal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분이 좋을 정도로 14분 동안 조깅한 것과 비슷한 열량 소비 수치다. 집 안에서 적절한 운동을 하기 어려운 귀차니스트들의 ‘귀’가 솔깃해진다.
최근 안마의자의 위상(?)이 급변했다. 어르신을 위한 효도 상품에서 ‘나’를 위한 힐링템으로 안마의자를 찾는 이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휴테크가 지난해 3월에서 올해 5월까지 15개월간 자사 전국 직영점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30대와 40대가 67.2%로 가장 두터운 구매층을 형성했다. 특히 설문 응답자의 66.4%는 ‘본인 사용’ 목적으로 구매했다.
어버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에도 본인 사용 목적의 구매가 60%를 넘었다. 안마의자 컨설턴트인 블로거 ‘행복전도사’는 “기존에는 안마의자 하면 부모님 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안마의자가 필수 가전이라는 인식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가히 안마의자 르네상스다. 주요 안마의자 제조업체들은 집콕 문화 확산에 몸집을 확 불렸다. 2018년 7500억 원 규모이던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올해 1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안마의자 1위 업체인 바디프랜드는 올해도 눈부신 질주 중이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4.3% 늘어난 1524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3위 업체인 코지마 브랜드를 내세운 복정제형과 휴테크도 과감한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투자로 승부를 걸고 있다. 휴테크는 코스트코에 유일하게 입점한 안마의자 제조업체로 ‘안마의자 로드쇼’를 열고 있으며, 쿠팡과 손잡고 안마의자의 ‘일일 배송’ 시대도 선언했다.
그렇다면 안마의자에 대한 만족도도 ‘1조 원’ 시대에 걸맞게 향상됐을까. 안마의자의 성능과 안전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안마의자 시장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 불만족 우려도 적지 않다. 바디프랜드의 ‘키 성장’ 효과를 광고한 안마의자는 ‘거짓 광고’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일부 안마의자의 경우 의료기기로 인정받고 있으나, 현재 안마의자는 기본적으로 병의 치료가 아닌 일상의 피로 개선 관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체형 따른 맞춤형 안마의자 찾기
고가 안마의자는 10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200만 원 미만의 보급형 상품이나 소형 안마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칫 광고나 브랜드만 보고 안마의자를 구매하면 수백만 원대 옷걸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안마의자 고르기의 기본은 체험이다. 직접 마사지를 받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안마의자 모델에 따라 안마감의 차이가 있으며 가격과 디자인을 고려해 본인과 잘 맞는 안마의자를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안마의자는 신장 160cm~185cm에 맞춰 제작돼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키가 크고, 어떤 사람은 몸집이 작다. 따라서 안마의자를 고를 때는 자신의 키나 체형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브랜드마다, 제품의 사양에 따라 사이즈나 강도도 차이가 있다.
브랜드별로 다소 강한 마사지를 강조하는 경우가 있고, 기본적으로 섬세한 마사지를 내세우는 곳도 있다. 저마다 선호하는 강도가 다르다. 심신이 허약한 어르신의 경우 강한 압력을 부담스러워한다. 한편 근육이 단련된 젊은 남성이라면 강도 높은 마사지를 원할 수 있다. 직접 마사지를 받아 보며, 내게 맞는 마사지를 선택할 수 있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시원함을 느끼는 대신 고통을 느끼거나, 아예 지압 느낌을 받지 못한다면 곤란하다. 또한 마사지로 집중 케어를 받고 싶은 부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경우, 허리에 쌓인 피로와 뭉친 근육을 집중적으로 풀고 싶은 경우까지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안마의자 구입 목적도 중요하다. 안마의자마다 적용돼 있는 자동 안마 프로그램이 다르다. 예컨대 허리가 아파 마사지를 받기 원하는지, 아니면 브레인 마사지 등 특정 기능을 원하는지에 따라 사용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 꼭 필요로 하는 안마 프로그램이 포함된 안마의자를 고르면 그만큼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브레인 마사지, 멘탈 마사지 프로그램을 비롯해 소화·숙취 해소 모드, 수험생 모드까지 다양한 기능을 담은 제품이 나오고 있다.
작동의 편의성을 살펴본다. 아무리 기능이 다양해도 작동하기 어렵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여러 기능이 포함돼 있는 것뿐 아니라 작동의 편의성을 살펴봐야 한다.
의사들이 전하는 안마의자 건강한 사용법
윤기성 목동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안마의자는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딱딱하게 굳어 있던 근육을 풀어 줘 적절히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부 관절·척추 질환자들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보통 수술 1~3개월 후부터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 후 사용해야 한다.
척추뼈가 어긋나 흔들리는 척추불안정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해 약한 강도에서 사용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척추골절 등으로 척추고정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1~3개월 후 사용이 가능한데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한 후 사용하도록 한다. 척추뼈의 후궁이라는 부위를 절제하는 시술인 후궁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는 수술 후 1개월 후부터 약한 강도로 사용이 가능한데 이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어깨회전근개 파열로 수술한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직후부터 3개월 정도까지는 봉합한 부분의 재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마사지를 통해 관절을 유연하게 해 주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강도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이 필요하듯이 안마의자를 사용하기 전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먼저 근육을 풀어 주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안마의자는 전신의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과 인대를 마사지해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 및 근골격계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마다 근육량과 신체 가동범위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안마의자의 기계적인 작동 방식은 이를 고려치 않고 신체의 한계보다 더 큰 힘을 가하거나 더 넓은 범위의 신전을 유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육, 인대, 뼈 등에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안마의자 관련 피해 건수는 2015년 33건, 2016년 64건, 2017년 51건, 2018년 114건, 2019년 9월 기준 179건으로 증가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근육통, 염좌, 골절 등 근골격계 부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반인들에 비해 뼈와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한 고령층과 아동들의 경우 이러한 부상에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추·요추추간판탈출증(목·허리디스크),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안마의자 사용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
안마의자의 기능은 뭉친 근육을 이완시켜 준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통증 처치에는 도움이 되지만 근골격계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치료 목적으로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것은 피하고 의료진과의 상의를 통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근육·인대 손상의 경우 침, 약침,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진행한다.
자부심이 다른 프리미엄 안마의자의 세계
바디프랜드 블랙 카리스마 ‘파라오Ⅱ 블랙 에디션’
기존 파라오Ⅱ의 강력한 기능에 더해 부드럽고 세밀한 마사지를 원하는 고객, 척추와 장 건강 등 건강에 관심이 특별한 고객, 품격 있는 블랙 색상을 선호하는 고객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파라오Ⅱ 블랙 에디션의 핵심은 XD플렉스(XD Flex) 마사지 모듈이다. 기존 입체XD 모듈에 탄성력을 부여해 부드러운 안마가 가능하면서도 보다 깊고 정확히 마사지 부위를 짚어 준다. 큰 근육에는 강하게, 작은 근육에는 섬세한 안마를 제공한다. 6개의 안마볼로 구성된 6매틱 시스템도 폭넓은 부위를 커버하며 다양한 마사지감을 느낄 수 있어 사람이 직접 하는 마사지감에 한층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가격 약 620만 원.
휴테크 카이 SLS9 화이트펄 에디션
휴테크 프리미엄 모델답게 독보적인 기술인 음파진동 마사지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또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감성놀이터와 협업 제작한 음원이 뮤직싱크 기능과 만나 감성을 어루만지는 힐링 마사지를 선사한다. SLS9 화이트펄 에디션에는 총 다섯 가지의 안마의자 전용 힐링 음원이 내장돼 있으며, 특히 제주도의 자연을 모티브로 한 ‘비의 정원, 비자림’, ‘치유의 숲, 곶자왈’, ‘바람의 대화, 죽녹원’ 음원은 실제 제주도 자연에서 녹음한 음향을 기반으로 제작된 치유의 음악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하면 본인이 선택한 음악에 맞춰 마사지가 구현된다. 음성 내비게이션 기능이 새롭게 장착돼 안마의자 작동 및 마사지 프로그램 전환 시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가격 약 690만 원.
인테리어가 되는 신개념 힐링 퍼니처
휴테크 레스툴 스윙마사지 체어+ 발마시지기
‘레스툴(restool)’은 휴식을 뜻하는 ‘rest’와 도구를 뜻하는 ‘tool’을 결합한 신조어로, ‘일상 자체가 곧 휴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투박한 이미지의 마사지기에서 벗어나 가구 형태를 갖춘 제품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부터 허리까지 주무름 및 두드림 마사지를 제공, 특히 마사지 모듈이 내장된 헤드 필로가 시원하게 목을 주무른다. 일반 흔들의자 내지는 리클라이닝 체어처럼 사용할 수 있어 일상 활용도가 높다. 레스툴 발 마사지기는 산업자원부 선정 ‘굿 디자인’ 및 ‘2019 레드닷 어워드’ 수상을 차지할 정도로 디자인이 돋보인다. 발 마사지기로 사용하지 않아도, 덮개(상단 커버)를 덮으면 스툴처럼 활용할 수 있다. 가격 체어 79만 원, 발마사지기 60만 원.
코지마 코지체어
‘코지체어(Cozy Chair)’는 ‘안락하다(cozy)’는 의미를 담은 ‘코지체어’는 스윙 기능을 통해 실제 흔들의자에 앉은 것과 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사지가 끝나면 마사지롤러가 엉덩이 하단부 빈 공간으로 들어가 일반 리클라이너 체어로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리클라이너 각도는 조그다이얼 리모콘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코지체어는 에어 강도 3단계, 안마볼 속도 3단계, 안마볼 강도도 2단계까지 조절 가능하다. 컴피체어와 같이 하단 마사지부를 종아리 마사지 또는 리클라이너용 다리받침으로 바꿀 수 있으며, 근육이 뭉치기 쉬운 골반 및 종아리 에어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 약 170만 원대.
블로거 행복전도사의 ‘안마의자 초이스 꿀팁’
비교 체험 시에는 코스 & 환경을 체크하라.
동일한 환경과 동일한 코스로 진행해야 제품의 성능을 비교하기 쉽다. 간혹 판매자에 따라 우선 판매 대상에 유리하게 코스를 설정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브랜드를 맹신하지 말라.
특정 브랜드보다 모델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광고로 너무 알려진 브랜드는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치는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신생 기업에서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지만, 신상품이나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는 추후 사후관리(AS)나 부품 단종 등의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다.
고가의 제품이 좋다?
안마의자의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특정 기능을 강조한 고가의 모델은 오히려 호불호가 갈리기 쉽다. 보통 안마의자를 가정에서 사용하며 가족 모두 널리 활용하려면 보편적인 모델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가격 면에서는 300만~400만 원대 제품의 인기가 높다.
AS 기간을 확인하라.
안마의자는 보통 수백만 원대 고가의 제품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는 만큼 AS 기간도 중요하다. 현재 보편적인 AS 기간은 3~5년이다. 가정용이냐, 고급형이냐에 따라서도 보증 기간이 다르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4호(2020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